[지구는 살아있다] 말나물을 아시나요

2012. 2. 1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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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람들에게 말나물은 생소할 것이다. 말나물은 전국적으로 분포하지만 구미, 대구, 영천, 의성, 군위, 칠곡 지역을 비롯해 경상북도 내륙지역에서만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이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측하건데 이 지역은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는 내륙지역으로 해조류(海藻類)를 접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해조류나 야채를 통해서 섭취해야 하지만 이 지역은 내륙지역이어서 겨울철이 보다 추워 야채를 쉽게 재배하거나 구하기가 어렵고 바다 해조류 공급조차 원활하지 못해 주변 저수지에서 자라는 말나물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먹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겨울에 춥지 않은 지역에서는 말나물을 먹을 수가 없다. 각종 기생충과 질병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도 정월대보름이 지나서는 말나물을 먹지 않는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수천년을 지내오면서 환경에 적응한 아니 환경에 동화되어 살아온 우리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음식이다.

말나물의 채취는 대나무로 만든 말빗을 저수지에 던져 끌어올린다. 이렇게 채취한 말나물을 깨끗한 물에 씻은 후 무채와 같이 양념하여 먹는 반찬으로 새콤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바로 이것이 배고픈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고향의 맛이지만 이제는 사시사철 풍성하게 공급되는 야채들로 인해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말나물의 정확한 이름은 말즘(Potamogeton crspus)을 가리키며 일반적으로 말이라 표현하지만 정확하게 말은 다른 종류이다. 말은 우리나라에 13여 종류가 있는 가래속에 속하며 이들 중 새우가래와 매우 유사한 종이지만 가장 크게 자라는 종류이고 특히 낮은 수온과 적은 빛 조건에서도 2m정도까지 자란다.

개울에서도 자라지만 정체된 연못이나 저수지에서 보다 잘 자란다. 수심이 깊고 탁도가 낮은 호수에서는 한겨울에 길게 자란다. 초록빛을 띤 갈색이며 땅속줄기를 옆으로 뻗는다. 식물 전체가 물속에서 자라는 침수성 수생식물이다. 잎은 어긋나고 아주 작은 대나무 잎 같으며 어린잎은 평편하지만 다 자란 잎은 물결모양의 주름이 있다. 가장자리에는 작은 톱니가 있으며 잎 끝부분은 좌우 비대칭인 것이 특징이다. 가을에 짧은 가지가 떨어져 발아하여 겨울에 물속에서 자라며 4월부터 초여름까지 연한 노란색 꽃을 피운다.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이면 무성번식 싹과 종자를 남기고 모두 죽게 된다. 열매는 넓은 달걀 모양이며 단단한 껍질에 싸여 있다. 우리나라 전 지역과 남아메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에 분포한다.

최근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 살아온 주변 생물들이 우리가 만든 환경변화로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다. 특히 하천수가 점점 부족하고 호수는 오염원이 증가되어 탁도가 높아져 물속에서 잠겨 자라는 침수성 수생식물은 빛 부족으로 현저히 줄어들고 마름처럼 물위에서 서식하는 부엽성 식물이 우리나라 저수지의 우점종으로 대체된 상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습지인 우포나 천연기념물 236호 대평늪 등지에서도 침수성 수생식물은 현저히 감소하고 마름이 우점하고 있으며 향후 종다양성이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담수호 바이칼(세계담수의 25%)은 탁도가 80m이나 우리나라 대부분 호수의 탁도는 약 2∼3m로 심각한 수준에 있다.

오늘날 수질문제는 우리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개인이 수질을 보호하고 지킬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많이 있다. 이런 실천이 우리주변 같이 살아온 생물종을 살리고 덤으로 우리 음식문화 맥도 이어주는 매우 중요한 주춧돌이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우리 각자가 노력해 그야말로 삼천리근수강산을 만들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이상명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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