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 "조선종편 협찬해라" 압박

입력 2012. 2. 17. 20:50 수정 2012. 2. 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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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식경제위 소속 권성동 의원 입김에

'만성적자' 한전·발전사 6곳서 3억4000만원 지원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발전 자회사 6곳이 종편 드라마 협찬비로 3억40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이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수력원자력 등 한전의 6개 발전 자회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 공기업은 모두 3억4000만원을 <조선일보>의 종합편성 채널인 '티브이(TV)조선'이 방영하는 드라마 <한반도>(사진)에 협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1억원, 6개 발전사는 각각 4000만원씩을 분담했다. 이들 공기업은 지난해 12월 <한반도> 제작사인 '래몽래인'과 계약을 맺고 협찬금을 세 차례 나눠 내기로 했다. 발전사들은 이미 800만원의 계약금을 지급했다. 시청률이 불과 1% 안팎에 불과한 <한반도>는 지난 6일 방영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강원 강릉)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권 의원이 한전과 발전사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반도가 에너지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인만큼 홍보에도 도움이 될테니, 지원을 한 번 검토해봐라'는 얘기를 했다"며 "우리들로선 이를 무시할 수 없어서 협찬을 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지난달 26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반도> 제작 발표회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한전과 발전회사들을 국정감사하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이다.

권 의원의 지원 발언 이후 실제 <한반도> 제작사인 래이래몽은 지난해 7월 한전과 6개 발전사에 협찬을 요청해왔다. 이에 한전과 발전사의 실무자들이 한전에 모여 2차례 회의를 했다. 발전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총액 수준을 정해놓고, 각 발전사들이 4000만원씩 갹출하는 식으로 협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협찬을) 안 하면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냐 라는 생각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권 의원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앞서 그는 <내일신문>에 "드라마가 에너지를 소재로 하고 있어, 발전회사 홍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한번 검토해보라는 수준으로 이야기한 것이지, 액수를 정해주거나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발전사들은 래이래몽과 계약을 맺을 당시 드라마가 <티브이조선>에서 방영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제작사가 애초 계약을 추진한 <에스비에스>(SBS)는 상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방영을 포기했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시청률이 0%대 밖에 안되는 종편에 협찬한 꼴이 돼서 우습게 됐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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