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에 비수' 정선민 "십년 묵은 체증 날아갔다"

"십년 묵은 체증이 한 방에 날아갔습니다"
'바스켓퀸' 정선민이 활짝 웃었다. 청주 KB국민은행은 27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 신세계 이마트 여자프로농구에서 안산 신한은행을 82-62로 대파했다.
경기 전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선수민을 선발로 투입해 정선민을 봉쇄하겠다"며 벼르고 나왔다. 최근 득점감각이 살아난 정선민을 막지 않고는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본 것.
하지만 정선민은 알면서도 막을 수 없었다. 정선민은 1쿼터에만 8득점을 올리며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선민은 승부처였던 3쿼터에도 노련하게 경기를 지휘했다. 정선민에게 수비가 집중되며 정선화(17점, 7리바운드), 김수연(8점) 등 후배들에게도 찬스가 왔다.
정선민은 4쿼터 막판 인텐셔널 파울을 얻은 후 비로소 코트를 떠났다. 19득점, 7리바운드의 맹활약이었다. 6개를 얻은 자유투 중 5개를 얻은 집중력도 좋았다.
경기 후 정선민은 "10년 묵은 체증이 내렸다. 신한에 이긴 것도 좋은데 특히 대승을 거둬서 더욱 기쁘다. 정말 이기기 힘든 팀 아닌가?"라며 기뻐했다.
정선민과 변연하(16점, 3점슛 2개, 5어시스트)의 노장투혼은 후배들에게 전해졌다. 이날 KB국민은행은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리바운드 5개 이상 잡은 선수도 4명이나 됐다.
정선민은 "후배들이 잘해주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국민은행에 오면서 혼자 잘하기보다 후배들을 보조해주고 싶었다. 팀에 흡수되는 것이 중요했다. 요즘 변연하와 함께 죽기살기로 하다보니 어린선수들이 살아난다"며 후배들을 챙겼다.
정덕화 감독은 정선민에 대해 "시즌 중반에 다운된 면이 없지 않았다. 득점보다 그 나이에 힘이 장사다. 요즘 골밑에서 힘으로 버틴 후 리바운드를 잡아 골밑슛을 넣는 경우가 많다. 체력과 컨디션 역시 다시 올라오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강팀 신한은행을 잡은 국민은행의 팀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선수단은 설 다음날 정덕화 감독과 간단한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영은 파울트러블에 걸렸던 주전가드 박세미의 공백을 메웠다. 그녀는 4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박선영은 "연승을 하니까 감독님이 버럭 화를 내지 않으신다. 같이 식사도 하고 좋은 분위기다"라며 웃었다.
이날 승리로 KB국민은행은 3위 삼성생명에 2.5경기차로 다가섰다. 정덕화 감독은 "3위가 힘들겠지만 다음 경기에서 잘하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2-01-27 청주/서정환 기자( mcduo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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