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이야기] 술마시고 억지로 토하면 식도와 위장 손상 위험

2012. 1. 1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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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로 이어지는 주말, 술 마실 일 많을 듯하다. 과음한 후 술을 깨기 위해, 또는 다이어트를 위해 억지로 토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모르지만, 억지로 토하는 걸 습관적으로 반복하면 건강에 참 나쁘다.

구토는 해로운 물질을 제거해 몸을 보호하는 자기방어 수단이다. 술을 많이 마셨을 때 뿐 아니라 속이 안 좋을 때, 식중독 같은 병에 걸렸을 때 우리 몸은 구토나 헛구역질로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를 보낸다. 뇌의 연수에는 구토중추가 있다. 보통 구토중추를 자극하는 건 술이나 질환이 대부분이지만, 인위적으로 칫솔이나 손가락 등을 입안 깊숙이 넣어도 자극을 받는다. 목젖을 포함해 식도가 시작되기 전 부위인 인두가 자극을 받으면 뇌의 구토중추가 흥분되면서 구토를 하게 된다.

구토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부위는 식도다. 때문에 구토가 반복되면 위에서 나온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염이 생길 수 있다. 토하는 횟수가 잦을수록 위와 식도 사이의 괄약근이 느슨해져 위산이 더 잘 역류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위와 달리 보호막이 없는 식도는 위산 때문에 심하게 손상된다. 위산이 식도를 지나 기도까지 넘어가면 만성 기침이 생기거나 목이 쉴 수 있고, 후두염, 천식 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식도가 오랜 시간 위산에 노출되면 식도와 위 경계 부위에서 식도 조직이 위 조직처럼 변하는 '바렛식도'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바렛식도는 식도암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억지로 토하려 하면 자칫 위출혈이 일어나거나 기도가 막혀 생명이 위험해질 가능성도 있다. 갑자기 많은 양을 한꺼번에 토하면 좁은 식도로 내용물이 몰리면서 식도 아래쪽이나 위 위쪽 점막이 찢어질 수 있는데, 이때 피를 많이 흘리면 쇼크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를 '말로리웨이즈증후군'이라 한다.

또 구토가 습관으로 이어지면 술이 과해 완전히 정신을 잃었을 때 자신도 모르게 토하기도 한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토하면 더욱 위험하다. 토한 음식물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기관지로 들어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흡인성 폐렴으로까지 악화할 수 있다.

억지로 토하는 습관은 횟수를 줄여가며 바로잡아야 한다. 반면 자연적으로 나오는 구토가 잦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길 권한다. 구토 자체만으로 무슨 병인지 정확히 진단할 수 없는 데다, 추가 증상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토를 줄이려면 입안을 깨끗이 하고 자극적인 냄새와 기름진 음식, 짜고 매운 음식, 지나치게 단 음식을 피한다. 긴장이나 불안도 구역질과 구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평소 과로를 피하고 적절히 안정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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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장·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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