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행위 강요·동영상 유포.. 性的폭력 급증
지난해 6월 학교 수련회를 갔던 고등학생 A군은 당시 같은 숙소에 있던 학우들의 강요와 협박에 못 이겨 이들 앞에서 자위행위를 해야 했다. 당시 이를 영상으로 찍고 "신고하면 영상을 공개한다"는 가해 학생들의 말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던 A군은 수련회 후에도 교내에서도 똑같은 행위를 수차례 해야 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A군의 자위행위 동영상은 학교 안팎으로 퍼져 나갔다. A군은 학교 내에서 남·여학생을 불문하고 자신에게 보내는 모멸의 시선을 견뎌야 했다. 오랜 기간 이 같은 폭력 속에 노출된 A군은 결국 성적 수치심과 이에 대한 무기력함에 심각한 정신장애를 갖게 됐다. A군을 괴롭혔던 학생들에게 학교는 출석정지 10일이라는 솜방망이 처벌만 내렸을 뿐이다.
13일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학교폭력의 다양한 양상 가운데는 A군의 사례처럼 성적 수치심을 주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는 A군의 사례처럼 자위행위를 시키거나 심지어 남학생들끼리의 성행위 강요 사례도 학교 내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향은 고등학교뿐이 아닌 중학교로도 이어져 지난해 서울의 한 중학교에선 가해자들이 한 학생에게 성기를 자극하는 성적 행위를 수차례 강요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학생을 상담했던 전문상담교사는 "매년 이 같은 충격적인 일이 한 학교에서만 1∼2회 정도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폭력행위가 일반적인 물리적 폭력보다 더 큰 충격과 심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붕년(소아정신과) 서울대 의대 교수는 "성적인 학대는 신체적 폭행보다 더 지속적인 자존감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 같은 학대가 타인에 대한 성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되기도 하고 장기적인 우울문제도 더 많이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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