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공군 이성은, "의지가 있는 자들이여 공군에 지원하라!"

2012. 1. 1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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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지원하기에 부끄럽지 않을 곳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띵동!'

근황이 궁금한 선수들을 포모스가 대신 찾아가 드리는 서비스 '초인종'. 오랜만에 열 여덟 번 째 선수를 만나러 나서봤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공군 테란의 핵, '흑운장' 이성은 선수인데요.

e스포츠계의 여신인 '여제' 서지수(STX) 선수의 지목을 받은 이성은 선수. 경기장에서 만날 때마다 "초인종 누르러 언제 오실 겁니까"라고 보채던 이성은 선수는 그 동안 공군 내부 방침 상 인터뷰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거, 다들 알고 계시죠?

늘어진 인터뷰 일정 때문에 한 살을 더 먹어버린 이성은 선수는 마침 임진년에 딱 어울리는 '용띠' 프로게이머 중 한 명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88년생 프로게이머를 대표해 2012년 첫 초인종 인터뷰에 초대된 이성은 선수, 군인의 특성 상 직접 만나볼 순 없었지만 e메일로 날아온 그의 재기 발랄한 답변을 지금부터 공개합니다!

- 안녕하세요. 포모스에서 가정 방문 나왔습니다. 팬들에게 간단한 인사부터 부탁해요.▶ 포모스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 반갑습니다. 프로게이머이자 보통군인 이성은입니다.

- 초인종 인터뷰에 응하게 된 소감이 궁금해요. 서지수 선수에게 지명을 받고도 군 내부 사정 상 한 달 넘게 대기만 탔잖아요. 그 때의 심정은 어땠는지도 궁금하고요.▶ 여유롭게 임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연말에 일이 생기는 바람에 대기만 탔습니다. 덕분에 연습에만 열중했던 것 같습니다. 심정은 뭐... '빨리 내 인터뷰가 올라가야 (서)지수 누나도 내 인터뷰를 볼 텐데'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성은에게 초인종의 바통을 넘겼던 서지수 '누님'- 이성은 선수를 지목한 서지수 선수의 질문부터 전할게요. "요즘 뭐하고 지내는지?"인데요. 정말 간단하지만, 군인에겐 별 의미 없는 질문이 될 것도 같은데…?▶ 아닙니다. 군인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는 질문입니다. 바로 지수 '누나'가 질문했기 때문인데요. 막 설렙니다. 요즘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보통군인의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 서지수 선수와 친분이 있다니 놀랍네요. 아무래도 준 올드급 게이머다 보니 마주칠 일이 많았나요? 어떻게 친해졌는지 공개 해주세요.▶ 준 올드란 말을 오늘 처음 들어봅니다. 벌써 연차가 이렇게 쌓였나 싶습니다. 종종 배틀넷에서 인사를 나누거나 게임에 관련된 얘기들을 하고 지냈었답니다. 친해지고 싶은데 아직은 좀 어색한 것 같습니다. 저만 친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흐흐흑...친해지고 싶습니다. 배틀넷에서 귓말 주세요. ^^

- 그 밖에 공군 입대 전후로 가장 친한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최근 들어 연락이 뜸한 친구들이 있으면 고자질해도 괜찮아요.▶ 삼성전자 팀에서 지금은 코치로 변해버린 주영달과 친합니다. 이것도 저만 친하다 생각하는 건지 아직은 면회를 1회도 오지 않았습니다. 흑흑. 전역할 때까지 두고 보겠습니다.

올 시즌 3승을 거뒀지만 프로토스전에서는 승리가 없다- 잠시 경기와 관련된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새 시즌이 시작된 이래로 5할을 간신히 넘기는 성적을 낸 탓에 '초인종에 어울리는 남자'가 되고 말았는데요. 하필 패배한 경기가 모두 프로토스전이에요.▶ 아이러니하게도 지면 '토막' 이기면 '반짝'이라고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배제하다 지기도 하고 실력으로 지기도 했는데, 다음 경기에서 이기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토막은 불치병'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래도 지난 시즌 후반엔 어느 정도 감 잡은 모습을 보여줬던 것 같은데요.▶ 뭐...상태가 호전됐다 악화됐다 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 비난 하셔서 가루로 지내다 보니 오히려 신경을 덜 쓰게 됩니다. 이기면 운빨, 지면 토막...흑흑흑. 울고 싶은 인터뷰입니다. 가끔씩 '오늘 경기는 영호보다 잘 한 것 같아. 대만족이야'라고 생각하고 기사를 읽어보면 저한테 진 상대가 비난 받는…이 현실은 서글픕니다. 게다가 평점 S를 바랐지만 여느 교수님들처럼 평점은 냉정합니다. 후하게 좀 주십시오. 그렇다고 막 퍼주지는 말고.

- 게임 내적인 것들 중에 주변 사람들이 지적해주는 단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또 본인이 생각하는 단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보완하고 있는지도 알려주세요.▶ 공군은 팀원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활발한데, 덕분에 여러 가지를 배웠습니다. 그 중 하나가 개인적으로 이 빌드가 좋은 것 같아서 가닥을 이 빌드로 잡고, 많이 지게 되더라도 오기가 생겨서 계속 그 빌드를 밀어붙이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서로의 조언 덕분에 현실적인 빌드의 장단점에 대해서 습득하게 됐습니다. 요즘 따라 멘탈 붕괴가 자주 일어나는 건 안 자랑ㅋ. 스스로 다잡으려고 노력을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면 멘탈이 깨끗해지는 건 자랑ㅋ.

- 친정 팀인 삼성전자는 프로토스가 강한 팀이었는데, 특별한 조언 같은 건 해주지 않던가요.▶ 이대호 선수의 연습 상대였던 투수들은 무슨 생각이었을까...는 농담입니다. 많이 도와줬고, 군대에 와서도 (송)병구나 (허)영무랑 교류를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장기전을 많이 해야 한다는 사실?

- 프로토스전과는 다르게 테란전이나 저그전에서는 과감한 결단력과 재기 넘치는 전략 등으로 주목을 받았잖아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자랑할만한 경기는 무엇인가요?▶ Best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본능적으로 떠오른 경기는 08년도였나, 신희승 선수와 운고로분화구에서 했던 경기입니다. 비록 지긴 했지만 만족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신희승 선수를 언급했다고 논란이 되지는 않길 바랍니다. ^^

- 방금 전적을 검색해보다가 궁금해진 건데, '파이어뱃 히어로'라는 아이디를 짓게 된 이유가 뭔가요?▶ 초등학교 6학년 아니면 중학교 1학년 때 만들었습니다. 98년도에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되고, 정확한 기억으로는 포트리스라는 게임의 로그인 아이디를 만들기 위해 3초 고민하다가 만들었습니다. 00년도나 01년도정도로 생각됩니다.

삼성전자 칸에서 '명암 대비'를 맡고 있었던(?) 이성은- 현재 '흑운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데, 어느 정도 만족하시나요? 그 밖에 정말 많은 별명들이 있는데, 들어본 별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과 가장 꺼림칙한 것도 골라주세요.▶ 충분히 만족합니다. 나는 흑인이란 말이 좋아. 왜냐면 사실이니까. 하지만 날 흑인이라 놀리는 것은 참을 수 없다!!

- 한 팬 분께서는 '어렸을 때도 피부가 검은 편이었나요'라는 직설적인 질문을 전해오기도 했어요. 혹시 그로 인해 속상했던 일이나, 재미 있었던 에피소드 같은 게 있다면 함께 밝혀주세요.▶ 태어나고 찍힌 첫 사진을 봐도 검습니다…중학생 때 친구가 자꾸 놀려서 싸운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 서로 의자에 압정(부비트랩)을 설치하는 등 감정싸움이 심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동안 근황을 알 수 없었는데, 입대를 하고 자대를 가니 병장3호봉으로 군림하고 있었습니다. 아, 그때의 심정이란...인생사 새옹지마!

세리머니왕 이성은! 공군 입대 후로는 세리머니를 자제 중이다- 이성은 선수하면 또 세리머니를 빼놓을 수가 없죠. 최근에는 군인 신분이라 강한 세리머니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전역 이후 보여줄 세리머니들은 차곡차곡 쌓이고 있을 거라 믿는 팬들이 많아요. 실제로 그런가요?▶ 쌓고 있는 것까진 오버지만 인내 중입니다. 군 필자들은 공감해주리라 믿습니다. 그래도 뭔가 많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 공군 선수들 중에 '세리머니 유망주'를 뽑아 본다면 어떤 선수가 있을까요? 워낙 다들 각 잡은 채로 앉아만 있으니 쉽게 상상은 안 가지만요.▶ 제 밑으로 전부 저처럼 만들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인권을 위하여 한 명만 뽑는다면 (권)수현이를 뽑겠습니다.

이성은이 꼽은 공군의 군기 반장은 임진묵!- 현재 공군 에이스의 군기 반장과 분위기 메이커는 누군가요? 과묵한 이미지지만 사실은 재미있다거나, 활발할 줄 알았는데 말 주변이 없다든가 한 '반전' 선수들도 있으면 알려주세요.▶ 군기반장은 (임)진묵이가 담당합니다. 저는 저 멀리서 지켜'만' 봅니다. 그리고 (김)구현이가 굉장히 재미있는 캐릭터여서 깜짝 놀랐고, 수현이도 입대하고 달리 보인 선수 중 하나입니다.

- 최근 공군에는 유독 삼성전자 출신의 선수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김가을 감독님이 공군 입대를 독려하신다거나, 먼저 가 있는 선수들이 호객을 한다거나.▶ 사실 마음 속으로는 호객을 많이 원했지만 직접 하진 않았습니다. 그저 지나가며 한번씩 툭 던지기만 했습니다. 아마 삼성전자 선수들의 평균 나이대가 좀 높았기 때문에 그 이유도 있는 것 같고, 김가을 감독님이 선수 입장을 잘 배려해주셔서 고민 중인 선수들도 결국 오게 되고 이렇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전에는 CJ 출신 선수들이 많았는데, 꾸준히 대세가 변하는 것 같습니다.

-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신병 버프'를 믿으시나요? 신병 때는 군기가 바짝 들어 좋은 성적을 내지만, 짬이 찰수록 나태해져 성적이 곤두박질 친다는 뜻이잖아요. 그에 대한 찬반 의견이 궁금해요.▶ 신병 버프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짬이 찰수록 나태해지는 건 절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걸 증명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 입대 전에는 독서 등의 취미를 갖고 있던 걸로 아는데, 요즘은 어떤가요? 군 입대 후 새로 생긴 취미도 있나요? 운동이라든가.▶ 아쉽게도 없습니다. 전역하고 나면 다시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

장난꾸러기의 모습 뒤에 지적인 이미지도 숨어 있던 이성은- 학창 시절에 공부도 제법 했을 것 같아요. 어떤 학생이었나요? 또 프로게이머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도 궁금해지네요.▶ 성격은 지금과 비슷했고, 어느 반에나 있는 흔하디 흔한 학생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땐 기숙사 생활을 해서 주 중에 컴퓨터를 안 했던 기억은 납니다. 집에 오는 주말에만 2-3시간정도 했습니다. 우연찮게 대학 대회에서 준우승을 하기도 했었는데, 고2 때 모의고사 성적이 조금 떨어지면서 부모님의 권유로 프로게이머를 하게 됐습니다.

- 프로게이머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더불어서 프로게이머 이후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해봤을 텐데, 어떤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 지요.▶ 수학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현실은 프로게이머지만^^ 나이가 많은 프로게이머들은 대부분 고민일겁니다. '언제까지' 선수활동을 할 것 인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현재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게임도 나름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관심분야가 다양하고, 약간은 4차원적인 발상이 떠오를 때가 많아서 지금은 뭐라 답해드리기 어렵습니다.

다시 삼성전자 칸 유니폼을 입은 이성은을 만날 수 있을까?- 아, 그보다 앞서 공군 에이스 전역 이후 다시 프로 팀으로 복귀할 생각인지부터 물어봐야겠네요. 이성은 선수의 삼성전자 칸 복귀를 바라는 팬들이 많던데, 향후 진로를 어떻게 잡고 있나요?▶ 앞선 질문과 이어지는 것 같은데 저는 당연히 삼성전자 칸 복귀를 하고 싶습니다. 정확하게는 삼성전자 칸에서 '선수'로 뛰고 싶습니다. 선수가 경기를 해야 선수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선수다움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 얼마 전 인터뷰에서는 프로리그 대기 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바뀐 프로리그 방식과 관련해 나아진 점, 나아져야 할 점이 있다면요?▶ 그건 프로리그 대기 시의 문제점이라기보단 특정 인물의 실수와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장 관중석이 약간 좁다는 부분은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5전제에 대해선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밤 늦게 하는 평일 경기는 약간 아쉽습니다. 제 팬 분들은 집에서 시청해주셔도 괜찮습니다. 너무 무리해서 오셨다가 차라도 끊기고 그러면 '궁디팡팡'입니다.

- 박정석 선수를 제외하면 현역 선수들 중 최고참에 속하는 나이인데, 후배 게이머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길게 한 말씀 부탁 드려요.▶ 이 곳은 이야기가 많은 곳인데 이야기는 이야기로, 팩트는 팩트로, 농은 농으로, 거짓은 거짓으로 올바르게 받아들이길 원하고 이것은 후배들뿐만이 아니고 지켜봐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올곧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선수들도 걱정 없이 게임을 하고, 멋진 경기력으로 좋은 성적을 이끌어낼 겁니다.

프로게이머들의 공군 지원을 기다리는 이성은의 메시지- 공군의 비상을 이끌고 있는 주축인데, 앞으로 남은 경기에 어떤 각오로 임할지 공군을 대표해 포부를 밝혀 주세요. 동료 게이머들에게 '공군에 지원하라'는 메시지를 남겨도 좋고요.▶ 이번 시즌이 끝났을 때 그대들이 지원하기에 부끄럽지 않을 곳이 되도록 노력할 테니 의지가 있으면 공군에 지원해주십시오. 여러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너무 얽매이지 않길 바라고, 꼭 기억하세요. 그대들의 인생은 그대들의 것입니다.

- 2012년은 용의 해, 그것도 '흑룡'의 해라 이성은 선수의 활약을 바라는 팬들이 많은데요. '흑기옥'을 모아주는 팬들에게도 한 마디 전해주시죠.▶ 얍(●)! 올해의 테란은 이영호가 되지 않게 진심으로 노력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마지막으로 질문 사항엔 없었지만 단독 인터뷰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었던 말들이 있다면 길어도 좋으니 모두 말해주세요.▶ …7개월 26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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