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장례식] 전 세계에 3시간 TV 생중계.. 김정남·정철 끝까지 안 나타나
28일 오후 2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 밖에서 시작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은 17년 전 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와는 달리 TV로 생중계됐다. 김일성·김정일 부자(父子)의 사망 발표를 도맡았던 리춘희 아나운서가 조선중앙TV에 등장해 "지금부터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와 영결하는 의식을 실황 중계해 드리겠다"라며 장례식의 시작을 알렸다.
눈 쌓인 금수산기념궁전 앞 광장에 호위차량이 먼저 들어섰고, 그 뒤를 영구차가 따랐다. 김정일의 시신이 들어 있는 관은 지난 1994년 김일성의 영구차와 마찬가지로 미국 포드사가 제조한 '링컨 콘티넨털' 리무진 위에 실려 있었다. 관은 김일성 때처럼 붉은 노동당기에 감싸여 있었으며, 차량과 관 사이에 놓인 단(壇)도 17년 전처럼 하얀 국화에 둘러싸여 있었다.
조선중앙TV 등이 중계한 이날 장례식 화면에서 김정은의 이복(異腹)형인 김정남, 동복(同腹)형 김정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조문객을 맞는 김정은 뒤에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던 여동생 김여정만이 이날 장례식에 참석했다. 북한이 지난 19일 김정일 사망 사실을 발표한 이래, 김정은 과의 후계 경쟁에서 탈락한 다른 아들들은 일절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영구차가 평양 시내를 향해 출발할 때 금수산기념궁전 앞에는 인민군 의장대가 도열해 있었고, 운구행렬이 앞으로 오자 군기수(軍旗手)들은 일제히 군기를 앞으로 숙였다. 명예 의장대장이 "조선인민군 육·해·공군, 노농적위군 명예위병대와 군기 종대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를 추모하기 위해 엄숙히 정렬했습니다"라고 했고, 관에 누운 김정일은 최후의 사열을 받고 오후 2시 20분쯤 평양 시내로 거리행진에 나섰다.
김정일의 대형 초상화를 실은 차량이 먼저 거리로 나서고, 김정은 명의 조화를 실은 차량과 영구차가 그 뒤를 따랐다. 운구행렬은 김일성 장례 때처럼 금성거리~룡흥네거리~비파거리~보통문거리~천리마거리~통일거리를 지나 김일성 광장에 도착했다. 눈 내린 평양거리를 메운 수십만명의 시민들은 영구차를 향해 오열했다. 북한 방송들이 생중계에 익숙하지 못한 탓인지, 운구행렬을 놓치고 의미 없는 거리 장면을 몇 분간 보여주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김일성 사망 때 노제(路祭)를 지낸 바로 그 광장에서 이번에는 아들 김정일을 위한 노제가 열렸다. 노제를 마친 영구차는 다시 시내를 돌아 오후 4시 45분쯤 금수산기념궁전에 도착했다. 21발의 조총(弔銃)·조포(弔砲) 소리가 울려 퍼진 뒤 오후 5시쯤 김정일은 아버지와 같은 건물인 금수산기념궁전에 자리를 잡았다. 김일성의 사망 때는 24발의 조총·조포가 발사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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