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군대서 김대중 노무현 서거..자서전 읽고 울분"(인터뷰②)


[뉴스엔 글 조연경 기자/사진 김창현 기자]
1987년을 따져보자면 지역 감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극심했던 시기다. 남과 북이 나뉘어져 있듯 동과 서도 갈라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죽일 듯이 달려들었고 누가 정권을 잡느냐가 최대의 관건이었다. 독재시대의 연장선상임은 분명했다.
그 시대 출범된 프로야구. 조승우는 야구에 정치색이 들어있다고 감히 말하지는 못하지만 영화에서도 다뤘듯 야구라는 경기에 정부의 안정추구가 있긴 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야구를 보면 검투장에 모조리 집어 넣어 놓고는 칼과 방패를 선수들에게 쥐어주잖아요. 승부를 내야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응원하는 사람이 갈라지는 것은 당연하고 그로인해 지역감정이 조장되고 현 정부의 안정을 추구하는?(웃음) 군대에 있을 때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님들이 돌아가셨고 그분들의 자서전을 보면서 당시 시대를 봤을 때 지역감정 조장이 더럽지 않았나 싶었어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 역시 다르지 않아요. 야구 하나 때문에, 롯데가 해태에게 졌다고 해서 롯데 팬들이 해태 선수들이 타는 버스에 화염병까지 던져버리는 것이 과연 민심 때문만일까 싶은거죠. 그건 사회가 그렇게 흘러갔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국가의 책임이라고 봐요. 아, 나 너무 깊게 들어갔다.(웃음)"
실제 '퍼펙트 게임'의 결과는 무승부다. 이는 그 당시 시대에 대해 '어퍼컷'을 날리는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최동원과 선동열은 15회까지 어깨 빠져라 공을 던졌고 더 이상 겨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마운드를 떠났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선동열에게, 해태는 최동원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프로야구 역사상 이런 경기는 전무후무하다. 이를 피터지게 싸우는 현 사회에 빗대보면 소름끼칠 정도다.
"표현은 신파고 오그라들 수 있지만 야구장 공기만큼은 하나가 돼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권력층에 제대로 된 한방을 날렸죠. 이제 30대 초반인 제가 정치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왈가왈부 할 수는 없지만 그 당시 잘못됐던 시대상을 한번 툭 건드려 주는 것은 좋았어요. 속이 좀 시원했거든요. 하하."
조승우는 온 나라가 들썩였던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 민족의 열정에 대해 정말 대단하구나 싶었단다. 많은 외신들은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치켜세웠고 대한민국 국민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하나가 됐다. 축구라는 경기가 그렇게 멋스러운 경기인지 감히 예단치 못했다. 하지만 조승우는 그런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실망이 컸던 것도 사실이라고.
"선수들이 잘하면 내 옆에 있는 모르는 사람도 껴 안고 울 정도로 모두가 좋아하고 기뻐 했잖아요. 그 순간의 희열을 저는 잊지 못해요. 그런데 그 마음은 동시에 비난으로 변해버렸죠. 설기현 선수가 역주행을 했을 때였어요. 전 그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했어요. 대체 그를 비난할 수 있는 자격이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어깨동무 하면서 '오 필승 코리아'를 부르던 사람들이 진정으로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이었을까. 정말 많은 생각들이 오갔어요."
신나게 얘기하던 조승우는 "근데 지금 이 얘기가 우리 영화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또 한바탕 웃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쨌든 이런 민족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최동원 선동열 선수의 무승부 경기 만큼은 다 인정해 줬다는 것이다. 대단하다는 말조차 그들에게는 아깝다.
"이제는 1승1무1패라는 기록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들은 이미 역사에 남는 투수가 됐잖아요.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보면서 울어도 좋고 웃어도 좋지만 뭔가 깨닫는 것이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어요. 근데 이렇게 얘기 안해도 느끼실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해요.(웃음) 재미있게 봐 주세요."
'퍼펙트 게임'은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1987년 5월 16일 최동원과 선동열의 경기를 다룬다. 이번 영화에서 조승우는 경상도를 대표하는 최고의 우완 정통파 최동원으로 변신, 선동열(양동근)과 맞대결을 펼친다.
조연경 j_rose1123@ / 김창현 kch9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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