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원하다면 무엇이든 배우렴"

2011. 12. 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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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는 방과후학교의 질적 향상과 유관기관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제3회 방과후학교 대상을 공모, 선정해 지난 12월 1일에 시상식을 가졌다. 이날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은 수원 매탄초등학교가 차지했다. 승마에 외발자전거까지 다양한 방과후교실을 운영하며 전국 최고로 당당히 인정받은 매탄초등학교의 방과후학교를 소개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만들어요! 수원 매탄초등학교 방과후교실에서 운영하는 점핑클레이 교실에서 아이들이 알록달록한 장식품들을 만들고 있다.

초등학교 수업이 모두 끝난 수요일 오후 3시의 운동장. 그런데 아이들은 체육시간이라도 되는 듯 운동장 여기저기에서 무리지어 신나게 놀고 있다. 퍼석퍼석한 모래바람만 날리는 대부분의 초등학교 운동장과는 사뭇 다른 풍경에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텅비어 있어야 할 교사(校舍)에서도 아이들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원 시간을 맞추기 위해 열심히 하교해야 하는 요즘 초등학생들의 라이프스타일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이곳은 수원의 매탄초등학교. 제3회 방과후학교 대상의 주인공이다.

먼저 이곳에선 방과후교실의 다양함에 놀란다. 영어, 수학, 과학, 컴퓨터 등 학습에 관한 강좌는 물론이고 우쿨렐레, 가야금, 성악, 플루트, 단소, 클래식기타, 바이올린, 점핑클레이, 축구, 농구, 외발자전거, 요리, 바둑, 리본 & 소품 등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재능을 키워갈 수 있는 예체능 과목까지 망라하고 있다.

전교생의 92퍼센트가 방과후학교에 참여

교실에서 만난 최서현(2학년) 양은 "방과후학교에서 점핑클레이와 컴퓨터를 배우고 있다"며 "공부도 재밌고 친구들이랑 같이 놀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매탄초등학교는 이렇게 다양한 방과후교실을 학교와 지역사회, 유관기관 등이 하나가 돼 개발·운영한 '에듀원(Edu?ne) 맞춤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란 점을 인정받아 지난 12월 1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3회 방과후학교 대상을 수상했다. '방과후가 행복한 학교'라는 주제로 실시한 이번 공모에는 교사, 학교, 지역사회파트너 부문에 총 3백93편(학교 부문 2백15, 교사 부문 1백45, 지역사회파트너 부문 33)이 응모했다.

매탄초등학교의 방과후학교 참가자는 전교생 1천7백명 중 1천5백70명, 92퍼센트에 달한다. 처음 방과후학교를 시작했던 2009년 말 27퍼센트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참여율이다. 매탄초등학교의 허숙희(56) 교장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올 한 해 개설된 강좌만 특강 포함 2백73개

한창 배움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나이인 만큼 과목에 대한 요구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한정된 교실 수와 운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과목 확장에 몸을 사리는 반면, 매탄초등학교에선 오히려 학교 측에서 앞장서서 새로운 교과과정을 개발해 아이들의 요구에 응하고 있다. 그 결과 2011년 한 해 동안 개설된 방과후학교 강좌 수는 특강을 포함해 총 2백73개, 이중 1년 과정으로 운영 중인 과목은 86개다.

이처럼 많은 과목을 아무런 마찰 없이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데는 허 교장의 공이 컸다. 경기도교육청에서 방과후학교 장학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허 교장은 행정기관에서 쌓은 방과후학교에 대한 지식을 현장에서 실천했다.

초등학교에서 이런 수업 처음 본다고요? 매탄초등학교 학생들이 방과후교실에서 외발자전거 타기를 하고 있다.

특히 많은 학교에서 필요성은 느끼고 있었지만 안전문제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스포츠 교실을 허 교장은 과감하게 설치했다. 축구, 티볼, 농구 등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포츠는 물론이고 외발자전거나 승마처럼 희소한 종목들도 방과후학교에 포함시켰다.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별도의 보험을 들고 담당강사들과 수강생들에게도 철저하게 안전교육을 시켰다.

공간 부족으로 인한 교실 확보도 장애가 되지 않았다. 허 교장은 "없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공간을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수업이 끝난 후 텅 빈 교실을 이용하면 공간 확보는 얼마든지 가능해진다. 많은 학교에서 시설노후를 이유로 사용을 꺼리는 체육관을 활용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급식실에 칸막이를 세워서라도 수업을 열 수 있도록 했다.

양질의 수업을 만들기 위해 공개모집을 통해 실력 있는 강사를 초빙한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능력 있는 학부모들을 방과후학교 교사로 끌어안기도 했다.

매탄초등학교에서 방과후학교가 활성화되면서 맞벌이 부부나 외부모 가정의 육아고민도 크게 줄었다. 부모가 퇴근하기 전까지 어린이집이나 학원을 전전해야 했던 아이들이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이용해 학교에 있을 수 있어 아이들 걱정 없이 안심하고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곳에선 방학 중에도 학기 중과 다름없이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운영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즐거운 방학을 보낼 수 있다.

맞벌이 부부·외부모 가정 육아고민도 해결

방과후학교는 아이들의 체력관리와 인성교육에도 큰 힘이 됐다. 방과후학교 담당교사인 홍미정(42) 선생님은 "방과후학교가 활성화된 후 비만아동이 9퍼센트 줄었다"고 전했다. 또 "집단 괴롭힘이나 따돌림 등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교실붕괴도 이곳에선 찾아볼 수 없다"고 자랑했다. 아이들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면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 협동심과 서로에 대한 이해심을 키울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허 교장은 "주5일제 수업에 대비해 돌봄교실과 토요강좌를 강화하고, 토요일에도 학교에서 유·무상 급식을 실시해 아이들이 밥을 굶는 일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방과후학교 활성화로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키우고 유년시절의 소중한 추억들을 가득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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