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보급률 63%.. 반쪽짜리 디지털방송 그칠듯

유료 케이블 가입 70% 이상이 아날로그 상품 가입케이블업계 "정부, 지상파 집중말고 지원 확대해야"
오는 2012년말로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고 2013년부터 디지털 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국민 절반이 볼 수 없는 '반쪽짜리 디지털 방송'에 그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방송을 보기 위해 필수적인 디지털TV의 보급률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63%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날로그 방송보다 5배 이상 선명하다는 디지털 방송을 10가구 중 4가구는 볼 수 없는 셈.
현재 국내 10가구 중 9가구 이상이 가입해 있는 유료 케이블 방송 쪽으로 눈을 돌리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디지털TV를 보유한 케이블 가입자라도 디지털 서비스에 따로 가입하지 않으면 아날로그 방송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유료 케이블 가입자 중 70% 이상이 아날로그 방송 상품에 가입해 있다는 것. 이 때문에 60% 이상의 가구는 디지털 방송을 맞이할 준비가 안돼 있다.
더욱이 디지털 TV 화면은 16:9로 아날로그 화면의 4:3과 비율이 달라 2013년 이후 아날로그 방송 수신자들은 일그러진 화면을 볼 수밖에 없다. 디지털 TV의 가장 큰 장점인 양방향 서비스 또한 전혀 이용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유료 케이블 가입자를 배제한 채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에만 디지털방송 관련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이때문에 케이블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눈치만 보고 있는 처지다. 무료이자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와 달리 유료 서비스 사업자인 케이블 업체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 방통위와 지상파의 입장이다. 이때문에 대부분의 유료 케이블 가입자들은 디지털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목돈을 들여 디지털TV를 구입하거나 월 1만원 정도 더 비싼 디지털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케이블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우선 케이블 업체들은 지상파를 직접 수신할 수 없는 지역에도 TV 수신이 가능케 한 점을 인정해달라는 입장이다. 난시청 지역 해소에 기여했기 때문에 케이블 사업자들도 지상파처럼 보편적 사업자로 볼 수 있다는 것. 이외에도 디지털 셋톱박스 비용이나 수신료 등을 정부가 보조해 90%에 이르는 케이블 시청 가구의 디지털TV 시청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케이블협회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방송 전환을 완료한 일본의 경우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 사업자에 대한 지원이 고루 있었던 반면 우리나라는 지상파 쪽에만 지원이 집중돼 있다"며 "케이블 업계에서도 디지털 셋톱박스 보급 확충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지상파 편중 정책은 최근 발표한 예산안에서도 알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내년 전체 예산 8,308억원 가운데 1,046억원을 디지털TV 전환 자금으로 책정했다. 이중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금액 규모는 777억원이며 일반서민들이 디지털로 전환하는데는 261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이 예산은 모두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에만 지원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케이블 사업자들에겐 디지털방송과 관련해 자금 융자형태로 지원하고 있어 알려진 것처럼 정부의 지원이 전무하다고는 할 수 없다"며 "디지털 방송을 아날로그로 변조해 수신하더라도 화면의 일그러짐은 크지 않으며 오히려 이전 아날로그 방식보다 화질은 좋아 불편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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