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차이·고부 갈등.. 부부싸움 원인 아니다?

부부의 사소한 말다툼이 '장미의 전쟁', 그 어처구니없는 파멸로 치닫는 이유는 뭘까. 성격 차이? 외도? 경제적 문제? 그 또한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 진짜 원인은 따로 있다는 게 정신과 전문의 박성덕씨의 주장이다.
용인정신병원 의사인 박씨는 12년 동안 부부 치료에 전념해왔다. 정신과 의사인 자신의 부부생활 또한 갈등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EBS '60분 부모' '남편이 달라졌어요'의 책임전문가이기도 했던 박씨가 그간의 부부치료 경험을 최근 '우리,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지식채널)라는 책으로 묶었다.
박성덕씨는 "부부 갈등을 해소하려면 빙산의 뿌리를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술, 외도, 고부갈등, 경제문제, 자녀문제 등 부부싸움을 일으키는 원인들의 밑바닥엔 공히 '부부간 정서적 친밀감의 욕구'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친밀감의 욕구란, 식욕·수면욕과 마찬가지로 그날그날 채우지 않으면 안 될 인간의 기본욕구. 문제는, 식욕과 수면욕은 스스로 채울 수 있는 반면 친밀감의 욕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채워져야 하기 때문에 노력이 필요하다. "따뜻한 친밀감 없이 어린아이가 성장하지 못하듯 부부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에서도 혼자 살아남는 경우보다 두 명 이상 살아남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처럼 친밀감의 욕구는 생존의 필수요건입니다."
부부사이 정서적 친밀감이 사라지면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화를 내든가 입을 다문다. 아내는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남편은 인정받지 못한다고 오해한다. 사소한 일로도 죽이고 싶을 만큼 상대가 미워진다.
연애 시절 돈독했던 친밀감을 다시 회복할 수는 없을까. 그 첫걸음은 서로의 일상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와이셔츠 다려주는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오늘 회사에서 일하느라 힘들었지?' 하며 남편을 격려하는 거죠." 박씨는 "일상에서의 소통은 성(性)생활의 전이 단계"라고도 강조한다. "낮에 문자를 보내고 전화하고 다정하게 의논하는 크고작은 일상이 잠자리의 행복으로 이어집니다. 그런 단계가 없이 욕구 분출로서만 성관계를 이용하려고 하면 불화는 더욱 깊어지지요."
부부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배우자를 가르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정치판처럼 상대에게만 변하라고 주장하면 싸움만 나죠. 내가 먼저 변하면 배우자도 바뀝니다."
[키워드]부부 문제 클리닉 |부부 갈등 해소 |만족스러운 부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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