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웹진] 고교농구의 장신유망주, 누가 있나?

이민욱 농구칼럼니스트 2011. 10. 4.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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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펼쳐졌던 FIBA-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 준결승. 중국과 만난 한국대표팀은 상대 장신 포워드들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과연 한국에는 장래 세계무대에 내세울 장신 유망주들이 없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행스럽게도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고교무대에서는 좋은 신장과 실력을 갖춘 장신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래서 이번 JB웹진에서는 앞으로 한국 농구의 미래를 책임질 고교농구의 장신 선수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이종현

| 경복고 2학년, 206cm 센터

이종현은 휘문중 시절 때부터 한국 농구의 미래를 이끌 센터 유망주로 꼽혔다. 2009년 아시아 U-16 선수권 대회 준결승전 이란과의 경기에서는 트리플 더블(19점, 10리바운드, 10블록)을 기록하며 한국의 세계 U-17 선수권대회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2010년 연맹회장기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생으로서 경복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와 리바운드상, 수비상을 모두 차지하는 눈부신 활약도 보여주었다. 이종현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다져왔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골밑 공격에서 다양한 공격 루트를 선보이고 있으며, 슛 터치 또한 부드럽다. 수비에서는 219cm의 윙스팬(팔길이)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206cm의 장신에 100kg이 넘는 다부진 체격을 가지고 있어 힘에서도 웬만해서는 밀리지 않으며, 센터치고 자유투 성공률도 높은 편이라 경복고를 상대하는 팀들이 파울로 끊기도 쉽지 않다.

현재 이종현이 극복해야 될 문제는 잦은 부상이다. 작년 세계 U-17 선수권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이종현은 그 해 8월, 고대총장배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자기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5월 세계 U-19 선수권 대회를 준비하는 도중, 대한민국 U-19 대표팀과 용산고와의 연습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세계 U-19 선수권 대회와 후반기 고교대회를 모두 불참했다. 부상을 자주 당하면 경기에 나서는 시간이 줄어들고, 그것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앞으로 이종현은 각별히 부상 방지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최준용

| 경복고 2학년, 201cm, 포워드 겸 센터

현재 경복고 2학년에 재학중인 최준용은 현재 팀에서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 센터 역할을 두루 소화해내고 있다. 운동능력이 좋아 시원시원한 1대1 돌파가 가능하며, 슈팅 능력도 좋아 3점슛 성공률도 제법 높은 편. 덩크슛까지 자유자재로 꽂는 그는 최근 약점으로 지적되던 골밑 플레이도 개선시켜가며 갈수록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유투도 제법 좋은 편. 다만 드리블 자세가 높아 단신선수들에게 가로채기를 당할 위험이 크고, 인사이드에서 뛰기에는 힘이 떨어져 수비에서 상대 선수를 쉽게 놓친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 2학년인데다 발전 기회가 많기에 앞으로 더 지켜볼 가치가 있다.

강상재

| 홍대부고 2학년, 200cm, 포워드

비록 소속팀 홍대부고는 전국대회에서 한번도 8강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 와중에도 희망의 빛줄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강상재다. 2미터의 키에 스몰포워드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이호영(205cm, 센터)과 함께 수비에서는 포스트를 지키고, 공격에서는 다양한 공격루트를 앞세워 주득점원 역할을 해냈다. 슛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자재로 던지는 3점슛은 강상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워낙 키가 크고, 탄력이 좋아 슛 타점이 높아 동 포지션 선수들이 막기가 까다롭다. 리바운드 가담도 적극적이며, 볼 운반도 간간이 분담할 정도로 재능이 있다. 다만, 1대1 돌파시 드라이브인보다는 점프슛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상대에게 간파 당하기 쉬운 스타일로, 포스트업보다 페이스업을 선호하여 신장의 이점을 살리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있다. 드리블 자세가 높다는 점도 단점. 2012년에는 이호영이 팀에 없기에, 강상재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 그렇기에 홍대부고로서는 강상재의 내적인 발전이 절실하다.

이동엽

| 광신정산고 3학년, 193cm, 가드

이동엽은 WKBL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의 아들로도 유명하지만, 아마농구 팬들 사이에서는 '포인트 포워드'스타일의 선수로도 인정을 받아왔다. 193cm의 작지 않은 키에 경기운영 능력까지 갖춰 광신정산고 1학년 때부터 중용을 받으며 이름을 떨쳤고, 고3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그 능력을 발휘하면서 올 해 연맹회장기 우승 및 종별선수권 준우승을 이끌었다. 세계대회도 나이에 비해 경험을 많이 했다. 2010년 세계 U-17 선수권대회에서는 대회전체 득점 5위, 어시스트 9위에 이름을 올렸고, 2011년 세계 U-19 선수권대회에서도 대표선수로 출전해 맹위를 떨쳤다. 이동엽은 날카로운 패스가 장점이다. 타이밍도 적절하고, 외곽으로의 킥-아웃 패스나 빅맨과의 2대2 플레이, 속공 전개에서도 남다른 실력을 자랑한다. 중, 장거리 슈팅이 약점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많이 좋아졌고, 수비에서는 볼 흐름을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 가로채기에도 능하다. 다만, 운동능력이 뛰어난 편이 아니고, 트랜지션 게임에 비해 세트오펜스에서의 경기운영이 다소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는데, 다음 레벨(대학무대)에서는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농구는 고교농구보다 빠르고, 수비도 피지컬 하다. 이 가운데 과연 이동엽이 강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대학무대의 스타로 비상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효근

| 대경정산고 3학년, 200cm, 가드

유럽이나 미국 농구를 보면 2m의 신장에도 불구하고 종종 가드 역할을 소화하는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2m가 넘는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대한민국 농구에서는 이런 선수들을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고, 팀 여건을 봐도 2m 선수에게 경기운영을 맡기는 것은 감히 시도하기 힘든 일이다. 한때 정훈이 낙생고와 성균관대 시절에 그러한 자질을 가진 선수로 각광받았지만 그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하지만 최근 고교농구에서 2m에 가드까지 볼 수 있는 유망주가 등장하면서 농구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올 초부터 각 농구 커뮤니티에서 장신 가드 재목으로 소개되면서 많은 화제가 됐던 정효근이 그 주인공이다. 정효근은 고교농구 첫 대회였던 춘계 연맹전에서는 기대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6월에 열린 고대총장배에서 자신의 진가를 본격적으로 발휘하기 시작했고, 7월 종별 선수권 대회에서는 대경정산고가 8강에 오르는 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양대로 진학이 결정된 정효근은 2m의 장신임에도 올해 대경정산고에서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 그리고 스몰포워드, 파워포워드 역할까지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기 조율에 능숙하고, 타고난 시야를 바탕으로 리바운드 후 빠르게 찔러주는 아웃렛 패스도 일품이다. 1대1 돌파와 자유투, 드리블 능력도 수준급. 장신가드의 필수요건인 스피드와 기동력에 있어서도 정효근은 경쟁력이 충분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던 정훈에 비해 구력도 길어 기본기도 탄탄한 편. 수비에서도 센스를 발휘해 가로채기나 블록에서도 소질을 보여왔다. 하지만 약점도 존재한다. 큰 신장을 이용한 포스트-업 능력이 전무하며, 몸싸움에도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돌파 뒤 레이업 슛을 시도할 때 너무 정직하게(?) 공격을 하는데 이 점을 해결하려면 플로터나 스쿱 슛 등의 변칙적인 기술을 연마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박인태

| 계성고 2학년, 202cm, 센터

계성고는 올 해 고교농구에서 전국대회 2관왕에 오른 유일한 팀이다. 그 중심에는 단연 최창진(187cm, 가드)이 에이스로 자리하고 있었지만, 공·수에서 골밑을 튼튼히 지켜준 2학년 박인태(202cm, 센터)가 없었다면 계성고의 선전도 결코 불가능했을 것이다. 박인태는 올 해 5월에 열린 협회장기 결승에서 계성고가 경복고를 꺾고 우승하는데 공을 세웠다. 비록 기록상으로는 이종현(37득점 18리바운드)에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골밑에서 제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며 팀에 보탬이 됐다.

이미 중학생 시절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아온 박인태의 장점은 수비다. 타고난 운동능력과 감각적인 블록슛이 뛰어나다. 예측력과 위치선정도 좋아 리바운드에도 강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몸싸움에 대한 투지도 강하다. 공격에서는 계속해서 방법의 다변화를 노리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투박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세련미를 더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몸이 말라 힘이 좋은 빅맨들을 상대로는 고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역시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보인다. 박인태는 내달 18일부터 베트남 나트랑에서 열리는 아시아 U-16 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한번 더 장점을 끌어올릴 기회를 갖는다.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1-10-03 이민욱 농구칼럼니스트( tre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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