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0대커플 1235만원어치 쓸어담아



지난 1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찾은 30대 초반 중국인 커플. 결혼을 앞둔 이 커플이 이날 하루 구입한 목록은 이렇다. 남성용 브라이틀링 시계(650만원), 금강 헤리티지 남성 구두(45만원), 셀린느 여성 핸드백(350만원), 지미추 부츠(190만원). 총 구입액은 무려 1235만원이었다.
중국 항저우에서 5박6일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한 샤오웨이펑 씨(39)도 이날 신세계백화점에서 스카프 20장, 구두 한 켤레, 의류 등 총 450만원어치를 구입했다.
텍스리펀드 데스크에 만난 샤오웨이펑 씨는 영수증 20여 장을 꺼내 보이며 "지금 환율 사정이 아주 좋아서 많이 샀다"며 싱글벙글했다. 원ㆍ위안 환율은 9월 초 160원대에서 9월 30일 185원으로 크게 뛰었다.
국경절(10월 1~7일)을 맞아 한국으로 몰려온 중국 관광객 소비 파워는 역시 듣던 대로 였다.
백화점과 면세점에서는 수백만 원어치를 한 번에 구입하는 '통 큰 고객'뿐 아니라 5~6명씩 매장을 몰려다니며 마음에 드는 물건을 색깔별로 싹쓸이하는 중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2일 찾아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10층 면세점에서는 개장시간(오전 9시 30분) 전부터 쇼핑을 하기 위해 진을 친 중국인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베이징에서 왔다는 탕위안 씨는 "요즘 환율 때문에 화장품ㆍ핸드백 등을 중국보다 싸게 살 수 있어 휴가지로 서울을 선택했다"며 "사람들이 몰릴 것 같아 조금 일찍 면세점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중국인 쇼핑 행태는 한마디로 '화끈하다'고 유통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김봉수 신세계백화점 마케팅 상무는 "중국인은 매장별로 가격을 꼼꼼이 따져보고 물건을 사는 일본인들과 확연히 다르다"며 "별 관심이 없다가도 옆사람이 사면 따라서 구매하고, 단품보다는 박스째 구입하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친지, 가족,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를 즐기는 중국 선물문화도 이 같은 싹쓸이 쇼핑과 관련이 깊다.
1일 불야성을 이룬 동대문 쇼핑몰에서 심야 관광을 즐기는 중국인들은 양손에 쇼핑백을 3~4개씩 들고 있었다.
동대문 밀리오레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김민지 씨는 "40ㆍ50대 중국 여성 관광객들은 딸에게 선물하기 위한 원피스를 여러 벌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헬로APM에서 청바지를 파는 이재국 씨는 "한 중국 관광객은 디자인별로 17벌을 구매했다"고 전했다.
또한 신제품에 열광하는 것이 중국인 쇼핑 습관이다.
롯데백화점 의류매장 직원은 "중국인들은 '이 상품 언제 나온 거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며 "매장에 들어설 때도 곧장 신제품을 진열하는 '뉴어라이벌' 코너로 간다"고 말했다.
명품을 구매할 때도 중국인들은 큰손이다. 올해 들어 신세계백화점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브랜드는 1위가 에르메스, 2위가 샤넬, 3위가 루이비통이다. 고소득층에 속하는 이들은 명품 구매에 별 망설임이 없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브제, 솔리드옴므, MCM 등 한국 패션 브랜드 쪽으로 이들 관심이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한류 연예인 영향으로 한국 화장품과 미용 기술에도 열광한다.
가장 인기가 좋은 화장품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거기에 인삼성분이 들어간 제품이라면 고민 없이 지갑을 연다. 설화수 '진설 5종세트'는 인삼 성분이 들어가 있어 116만원인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롯데면세점 화장품 '설화수' 매장 직원 이소영 씨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간 매출이 평상시보다 1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1일 서울 명동에 있는 화장품숍 네이처리퍼블릭과 페이스샵 등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네이처리퍼블릭에 따르면 9월 30일~10월 1일 명동월드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0월 1~2일)보다 55%, 방문객 수는 30% 증가했다.
명동월드점 점원은 "안티에이징, 주름 개선 등 기능성 제품들이 특히 잘 나가고 있다"며 "중국 사람들이 묶음 상품을 대규모로 사는 경향이 있어 선물세트를 진열대 앞부분에 집중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뿐 아니라 중국 여성들은 한국 헤어스타일에도 깊은 관심을 갖는다. 신세계백화점 중국어 통역담당 신채은 씨는 40대 중국인 여성 관광객 전화를 받았다. 관광책자와 똑같은 머리 모양을 하고 싶은데 어느 헤어숍을 가야 하느냐는 내용이었다.
신씨는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한국식으로 꾸미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은 신용카드보다는 현금 구매를 선호한다고 유통업계에서는 설명한다.
신세계백화점 매장 직원은 "크로스 백을 X자로 메고 다니며 현금 또는 인롄(銀聯)카드로 구매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현금을 들고 다니는 관광객은 배낭 속에 겹겹이 속가방으로 싼 채 뭉치로 꺼내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윤희 기자 / 손동우 기자 / 채종원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 [화보] 축구장 찾은 소녀시대‥`관중들 넋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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