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와 편견의 늪 속, 박세정의 '아직 못다한 이야기'

2011. 9. 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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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스 조아라 기자]"앞으로도 쭉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싶어요"

지난 8월, 박세정은 김구현(STX)과 동시에 공군 에이스 입대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2011년 8회차 공군 e스포츠병 모집에 지원한 박세정과 김구현은 나란히 1차 합격자로 선정, 면접 및 실기 테스트를 마치고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22일, 공군 측은 단 한 명의 합격자만을 발표했고, 김구현에게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 박세정은 원 소속팀인 위메이드마저 해체 돼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다. 인터뷰 내내 말을 아끼던 박세정은 "계속 게임을 하고 싶어 공군에 지원했는데, 결과가 아쉽게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을 둘러싼 오해와 루머에 대해 명확히 밝히고 싶어했다.

"제가 공군에 지원한 동기에 대해서 왜곡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 프로게이머 생활, 앞으로도 이어나갈 것

팀의 해체 이후 오랜만에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게 된 박세정은 약간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함 역시 존재하는 모습이었지만, 박세정은 신중히 말을 고르며 인터뷰에 응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안녕하세요 팬 여러분. 또 다시 인터뷰로 찾아 뵙게 되네요. 제 근황을 들려드릴 수 있게 돼 좋네요."

사실 위메이드 폭스의 해체 이후 소속 선수들과의 인터뷰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서로서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 그래도 박세정은 "최근에 뜻대로 되는 게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항상 희망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인드로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보내고 있다"며 어렴풋이 웃어 보였다. 이어 "아직은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다시 게임을 할 수 있을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 해체된 세 팀을 인수할 기업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지만 희망은 잃지 않고 있다는 박세정은 "공군 입대 역시 게임을 오랫동안 하고 싶은 마음에 결정한 것이었다"며 지원 동기에 대해 운을 뗐다.

"공군 에이스 입대 지원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 시즌 중후반부터였어요. 결과는 보시다시피 이렇게 떨어지고 말았지만, 누군가를 탓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직 (김)구현이보다 뒤처지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두 사람의 공군 입대 지원 기사에 많은 팬들이 "박세정이 붙었으면 좋겠다"라는 댓글을 공공연히 남겼을 정도로 그의 사정을 딱하게 여기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박세정은 다음에도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결과에 선뜻 수긍했다.

"그래도 정말 아쉬운 점이 많아요. 특히 가장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언론을 통해 공군 지원 소식이 미리 전해진 거죠. 공군 측에서는 누가 지원했는지에 대해 철통같이 보안을 지키지만 게임단 관계자, 선수들끼리의 입소문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지잖아요. 문제는 공군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군 생활 편하게 하려고 꼼수를 부린다'는 식으로 생각하거나 '막차를 타려는 파렴치한'으로 보는 분들이 있다는 거죠. 지금까지 지원했다가 떨어진 선수들을 보면 은퇴를 하는 경우도 있었고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선수에게 좋지 않다고 봐요."

한 마디로 공군에 지원했다가 좌절을 맛 본 선수들의 차후 진로가 너무나 안 좋았다는 것. 그래서 박세정은 이런 부분들이 보다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공군은 엄청난 장점이 있는 팀인데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부족하다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말한 박세정은 "합격자만 딱 발표하고 그 외의 지원자들은 옆에서 프라이버시를 지켜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탈락에 대한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고, 한번 떨어진 선수들도 다시 지원서를 넣을 수 있지 않겠나"라는 희망사항을 전달했다.

"만약 그렇게 개선이 된다면 공군도 더욱 경쟁력 있는 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탈락자에게 '탈락의 멍에'가 씌워지지 않았으면 하는 거죠. 사실 이런 발표 결과는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거든요. 대부분이 한번 공군에서 떨어지고 나면 게이머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아까운 인재들이 그런 이유로 게임을 그만두게 된다면 너무 아쉽잖아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프로게이머 생활 끝물에 군 생활을 편하게 하고자 군대에 간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고작 그런 생각으로 공군에 지원하는 선수는 없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공군 입대를 결정하기 전까지, 그리고 발표가 난 후에도 생각이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 박세정은 선수들의 프라이버시가 지켜진다면 더 많은 지원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그는 여러 번에 걸쳐 이번 공군 입대 결심이 결코 쉬운 군 생활을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입대를 바랐던 가장 큰 이유는 프로게이머 생활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공군에 다녀와서도 은퇴를 한다거나 코치를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냥 계속 프로게이머로서 활동하고 싶어서 군 문제를 좋은 시기에 해결하고 싶었어요. 게다가 지금의 공군은 워낙 전력이 좋기 때문에 가서 제 실력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죠."

더욱이 공군 지원에 앞서 이미 상근 예비역 판정을 받았던 박세정이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편하게 군 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 손가락질 하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속상했던 모양. 박세정은 "사실 난 상근 예비역이라 집 근처에서 출퇴근을 하며 편하게 군 생활을 할 수 있었다."며 오해에 대해 섭섭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 게이머 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서 공군을 지원했던 거에요. 공군에 가서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었고, 제대 후에도 계속 게이머로 활동하며 못다한 꿈을 성취하고 싶었거든요. e스포츠 계에서 이루고 싶은 일이 많았기 때문에 상근 예비역을 포기하고 공군에 지원한 것이었는데 안 좋게 비춰져서 아쉬운 마음이 컸어요. 처음부터 상근 예비역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고, 항상 공군 입대가 1순위였거든요."

경기장 무대 위에서 도열한 공군 선수들이 경례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저렇게 경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박세정은 "상근 예비역으로 복역한다면 군 생활을 훨씬 더 편하게 할 수도 있었지만, 공군 에이스만큼의 매력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지원 동기를 확고히 밝혔다. 그리고 비록 결과가 안 좋게 나와서 아쉽기는 하지만, 선택에는 전혀 후회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더불어 안기효가 있기 때문에 지원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 팬들의 말에 대해서도 박세정은 "굳이 (안)기효 형을 고려한 것은 아니지만 같이 군 생활을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답했다. 아무래도 안기효와 오랜 시간 한 팀에 있었던 만큼 서로를 잘 알고, 마인드 컨트롤에도 엄청난 도움을 준다는 것.

박세정의 마인드 컨트롤에 큰 도움을 줬던 팀 선배 안기효안기효와의 일화를 떠올리며 웃어 보인 박세정이 공군 입대 지원을 결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박세정은 "(민)찬기가 지원했던 시기에도 동반 입대를 고려했었다"며 "그만큼 내가 공군 에이스란 팀을 동경했던 것 같다. 원래 찬기와 같이 지원을 하려고 했는데 소속 팀과의 계약 문제로 지원을 하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지원을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 때 공군에 가지 않아서 이후에 있었던 스타리그 4강에도 올라가 봤고, 준 플레이오프 때 에이스결정전에도 출전해봤거든요. 언제 또 그런 경험을 해보겠어요. 그런데 요새 찬기를 자주 만나다 보니 이미 전역했다는 사실이 정말 부럽긴 하더라고요(웃음). 찬기와는 가끔 영화도 보곤 하는데 정말 여러모로 부러운 점이 많아요."

몇 달 전 전역해 팀으로 복귀한 민찬기가 한없이 부러운 박세정은 성적이 떨어지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이유는 많겠지만 주위 환경에 크게 좌지우지되는 제 성격도 한몫 한 것 같아요. 선수의 성적이 떨어진다면 그 이유는 단순하다고 생각해요. 그 선수에게 운이 안 따라줬을 수도 있지만, 성적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나태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설령 다른 이유가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춰지잖아요. 그렇잖아도 그런 부분 때문에라도 공군에 가서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 보니 오로지 게임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거든요. 제 성격을 좀 고쳐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아쉽게 떨어졌네요."

한편 박세정과는 달리 과거 '패왕사신기'로 불렸던 고강민(KT), 허영무(삼성전자), 도재욱(SK텔레콤)은 부진에서 벗어나 일취월장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박세정은 "고강민은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웃음 띤 얼굴로 말문을 열었다.

"(고)강민이는 정말 운이 좋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팀도 잘 만난데다가 든든한 (이)영호까지 버티고 있으니 말이죠(웃음). (허)영무도 얼마 전에 우승하는 모습을 봤는데, 그 광경을 보고 있노라니 생각이 또 다시 많아졌어요."

자신과는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선수들을 보며 생각이 많았다고 답한 박세정은 운이 좀 없는 것 같다며 팬택 시절의 일화도 털어 놓았다.

"저는 정말 운이 안 따르는 사람인 것 같아요. 팬택 시절에는 처음에 입단해서 팀과 계약을 하려는 찰나 팀 상황이 어려워졌죠. 결국 위메이드로 인수되긴 했지만 이젠 위메이드 팀이 완전히 없어졌고, 아직까지 인수 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니까요."

▶ e스포츠의 미래, 그래도 밝다

이미 한 차례 자신이 속한 팀이 위기를 겪는 것을 보았던 박세정이기에 이번 위메이드의 해체는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었을 터. 위메이드가 팀 해체를 선언하면서 겪었을 마음 고생이 심했을 박세정이었지만,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한 전망만큼은 누구보다 밝았다.

"제가 볼 때 아직까지는 e스포츠만이 가진 장점과 매력이 있기 때문에 판이 망할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오히려 1, 2년 후에는 훨씬 더 커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현재 직면한 문제들만 하나씩 서로 양보하며 풀어나간다면 세계 시장으로 무대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고, 지금 해체된 팀들을 인수할 기업도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 생각하고 있죠. 크게 걱정은 되지 않아요."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의 미래가 밝다고 이야기한 박세정은 팀원들과도 여전히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특히 폭스의 사령탑이었던 김양중 감독은 팀원들 모두에게 문자를 보내 "11-12 시즌 신 맵이 나왔으니 미리 다운받아 연습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도 위메이드 폭스 선수들 모두 인수 기업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듯 했다.

"팀원들과는 비록 뿔뿔이 흩어져 있지만, 여전히 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 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분명히 모두들 희망을 갖고 있죠. 감독님께서도 여전히 문자로 잘 챙겨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세요. 더불어 코치님들도 많이 신경 써주시고 계셔서 늘 감사하죠."

여전히 끈끈한 유대감을 자랑하는 폭스 선수들이지만 박세정은 심심하기 그지 없는 타지 생활의 외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다 함께 숙소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감독님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연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연습을 하고 싶어도 연습 환경이 잘 갖춰져 있지 않으니 동기부여가 안 돼요. 연습 환경이 만들어져야 연습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이 조성되고 있지 않다 보니 혼자서 연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하지만 연습을 하려면 연습 상대도 있어야 되고, 의견을 주고 받을 팀원들도 가까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냥 제 나름대로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없더군요."

전 소속팀에서 선수들에게 연습실 컴퓨터를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해줬으나 숙소가 아닌 집에서 개별적으로 연습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이야기. 때문에 박세정은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 프로게이머가 아닌 일반인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사실 친구는 그렇게 많이 있지 않아요. 중학생 때 서울에 올라왔기 때문에 중학교 친구들이 전부죠. 그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제외하면 정말 할 게 없더군요. 그래서 오히려 서울에 더 많이 있게 되는 것 같아요. 프로게이머라면 다들 그렇겠지만 일반인 친구가 많이 없거든요. 고향에 내려가면 주로 집에서 쉬는 게 전부죠."

고향인 대구에서도 중학교 친구들을 만나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는지라 전 프로게이머였던 이재억이 차린 PC방에 자주 놀러 간다고 말한 박세정. 대구 서구청 가정법원 옆에 있는 미스터 PC방을 자주 찾아달라는 애교 섞인 홍보의 말을 잊지 않고 덧붙인 박세정은 "지금은 하필 여자친구도 없다"며 아쉬움이 역력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팀원들을 제외하면 MBC게임 소속인 민찬기와 가장 친하다고 밝힌 박세정은 김재훈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며 서울에서의 생활 상을 전했다.

"서울이든 대구든 갈수록 만날 사람이 없어져요(웃음). 제가 남중, 남고를 나왔기 때문에 100% 남자친구들만 만나고 있으니 재미도 없고요. 전 참 좋은 사람인데, 이렇게 주위에 만날 사람이 없을 줄 몰랐어요. 아마도 대부분의 프로게이머가 팀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인 것 같아요. 팀 생활을 할 때도 휴가를 받는다 해도 대부분 숙소에 있곤 했죠."

이야기를 듣고 보니 박세정의 '심심함' 혹은 '외로움'은 폭스 시절부터 이어져왔던 것 같다. 휴가 때에도 주로 숙소에 있었다고 이야기 한 박세정은 간혹 밖으로 외출하면 그 광경을 목격한 팬들이 "연습 안 하고 놀러 다니니 성적이 안 나오는 것이다"라는 말을 할 때 가슴 아팠다고도 했다. 어쩌다 한 번한 외출이 오해를 낳곤 했기 때문이다.

"10-11 시즌이 끝나면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해외여행을 한 번도 못 가봐서 해외로 떠나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많네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예전 팀원들과 자주 만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여행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못 가고 있지만요."

김구현과 어색하지 않은 관계를 유지 중이라는 박세정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때 하고 싶었던 일들을 지금에서라도 해보고 싶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고 말한 박세정은 전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생긴 반면 심적 여유는 더욱 부족해졌는지도 모른다. 박세정은 그래도 "구현이와도 친해졌다"며 늘어난 시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했다.

"공군 면접을 보러 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멀리서 '키가 산만한' 사람이 와서 보니 (김)구현이였어요. 원래부터 구현이와 알고 지내는 사이였기 때문에 경쟁 상대라고 해서 말을 안 한다거나 눈치를 보지는 않았죠. 좋아하는 동생이기 때문에 함께 내려가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웃고 떠들었어요. 최근에 MBC게임 선수들과 놀 때도 구현이가 합류해 같이 어울리기도 했죠. 어색한 앙금 같은 건 전혀 없어요. 발표가 난 뒤 구현이가 제게 미안해 하기도 했지만 저는 개의치 않아요."

그렇다면 박세정은 앞으로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e스포츠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미래 또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한 동안 공군에 다시 지원할 생각은 없어요. 지금 생각으론 앞으로 3년 정도는 공군에 지원하지 않을 것 같아요. 대신 보다 오랜 시간 동안 프로 팀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폭스가 인수된다면 가장 좋고, 그렇지 않고 다른 팀에 가게 되더라도 활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공군에서 다시 프로토스를 뽑는다고 해도 지금으로썬 한 동안 지원할 생각이 없어요."

공군 입대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쳤기에 미련이 남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박세정은 "팀에서 활약하겠다"며 세 번째 공군 지원은 추후로 미루겠다고 답했다.

"지금 외부 사람들이나 팬 분들이 보기에는 e스포츠 판 전체가 위기라는 생각에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전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더 잘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e스포츠 판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지금은 비록 세 팀이나 해체가 됐지만 금세 다른 인수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음 시즌 프로리그가 시작된다면 더 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크게 절망하고 있지는 않아요. 오히려 팬 분들이 'e스포츠는 위기야. 망했어'라는 생각으로 판을 떠난다면 그게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많은 관계자들의 노력과 팬들의 믿음이 더해진다면 분명히 '좋은 날'이 올 테니까요."

정리=조아라 기자 sseal@fomos.co.kr사진=이혜린 기자 rynn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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