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웹진] "언제든 맡겨주세요!" 대표팀 미녀조커 이연화·김연주

28일 막을 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우리 여자대표팀은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참가한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다 한 가운데, 그 중 의외의 두 선수가 팬들을 열광시켰다. 신한은행의 포워드 이연화(28, 177cm)와 김연주(25, 178cm)가 그 주인공이다.
대표팀의 조커로 기용된 이들은 투입될 때마다 자신들의 역할을 120% 수행했다.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환호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미녀 조커' 이연화와 김연주로부터 대회의 생생한 감동을 전해들었다.
▲"나를 위해 스크린 걸어주는 언니들. 그건 감동이었어"
이연화·김연주의 인터뷰가 있던 날은 3일 오후 1시 안산에 위치한 신한은행 숙소였다. 토요일이었던 이날은 선수들의 외박이 있는 날이었다. 5일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선수들에게는 꿀맛 같은 외박이었던 셈.
당초 12시 끝날 예정이었던 오전훈련은 1시간 늦어져 오후 1시에 끝났다. 자유를 즐길 시간이 1시간 줄어든 셈. 천금 같은 1시간을 뺏긴 이연화와 김연주는 다소 심통이 난 듯 뚱해 있었지만, 이내 외출준비를 하며 한뜻 들떠있었다.
"인터뷰 하고 바로 나가려고요" 하얀색 상의에 청바지를 입고 나온 두 선수. 약속이나 한 듯 둘의 옷이 비슷하다. 운동 할 때 질끈 동여맸던 머리까지 풀자 왠지 모르게 자매 같은 느낌마저 풍긴다.
숙소 앞 거리에 나와 사진 포즈를 취했다. "둘이 나란히요? 이렇게요?" 애교 많기로 소문난 김연주가 먼저 이연화를 와락 끌어안았다. 기자의 특별한 요청이 없어도 척척 이다. 모델들이 예쁘니 어떻게 찍어도 작품이 나온다.
여자선수들을 찍을 땐 이런 맛이 있다. 끈적끈적한 남자선수들에게 이런 포즈를 주문했다가는 원망을 살 것이 분명하다.
이번 대회에서 이연화와 김연주에게 기대를 건 이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임달식 감독은 그들을 조커로 기용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그들은 최고의 해결사들이었다. 긴박한 순간에 투입된 이들은 단숨에 팀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클러치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국내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언니들이 저희를 위해 스크린을 걸어주고, 패스를 해줬어요. 저희를 위한 작전이 있었다는게···. 정말 감동이었죠."

#오랜만에 팀에 돌아왔는데, 적응은 문제없나요?김연주_
네. 큰 문제는 없어요. 대표팀에 워낙 저희 팀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팀을 떠나 있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연화
_ 전 굉장히 이상했어요. 태릉선수촌이 마치 제 팀이었던 것 같고, 신한은행이 다른 팀이 된 것 같더라고요. 팀을 거의 한 달 넘게 떠나있었으니까요.
#돌아오고 나서 동료들이 뭐라던가요?
이연화
_ 그냥 뭐 수고했다고 하죠(웃음).
김연주
_ 기다렸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보다는 본인들이 급했나 봐요. 적은 인원으로 훈련하니까 힘들었대요. 얼른 오라고 했거든요. 저희 경기는 다 챙겨봤다고 하더라고요.
#대회가 끝나고 나서 제대로 소감도 못 물어본 것 같아요.김연주
_ 아쉬웠어요. 다른 거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저 아쉽고, 잠깐이라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연화
_ 아쉽고 속상하고, 마지막 순간에 조금만 더 집중을 했다면···. 후회가 제일 큰 것 같아요. 경기 끝나자마자 (최)윤아가 주저앉아 우니까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어이없고 황당한 게 한 번에 와 닿으니까 눈물도 안 나오는···. 그런 느낌이요. 나중에 정말 끝났다는 생각이 드니까 억울하더라고요. 제가 마지막에 슛을 쐈기 때문에 "조금만 더 잘 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둘 다 이번이 첫 태극마크였는데요.
이연화
_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이란 것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감, 설렘이 반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막상 연습을 하고 경기를 뛰는 데 의외로 덤덤하더라고요. 생각 외로요. 첫 국가대표였는데 그 정도까지 해냈다는 거에 제 스스로 좀 만족스러웠어요. 아시아선수권이란 대회를 치렀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팀에 보탬이 됐다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김연주
_ 얼떨떨했어요. 전 팀 합류 시기가 달랐잖아요. 들어갔을 때 실감을 못 한다고 해야 되나. "어? 이게 무슨 말이지?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지?" 이해를 못 한 상태였어요. 대회 가서도, 경기를 뛸 때도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어차피 저한테 많은 걸 요구한 게 아니니까요. 언니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언니들이 제 찬스를 봐주려고 한 게 기억나요. 언니들이 저를 위해 스크린을 걸어주고, 패스를 해주고, 벤치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해주고 한 모든 것들이요. 너무 좋은 경험이었어요.
#이연화 선수는 은퇴하기 전에 태극마크가 소원이라고 했는데, 이제 은퇴해도 여한이 없겠어요.
이연화
_ 아유, 좀 더 해야죠. 하하. 올 해 될 거라는 생각은 못 했어요. 상상도 못 했죠. 연주도 상상을 초월했듯이 처음에 그런 얘기 들었을 때 "에이 아니야"그랬어요. 최종 엔트리에 언니들이 못 들어온다고 했을 때 정말 부담스러웠어요. 언니들 대신에 들어가는 거였잖아요. 하필이면 제 등번호가 10번이었거든요. (변)연하 언니 번호요. 모든 연습이나 경기 때 제 짐이었어요. 연하 언니가 너무 잘 해줬기 때문에 제가 왠지 그 번호를 달면 민폐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제 목표가 3년 안에 꼭 한 번 대표팀 해보자 였거든요. 제가 뭐 하나 특출나게 잘 하진 않았는데,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요. 사실 처음 뽑혔을 때 사람들이 "이연화는 아닌데"라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번에 대회가 끝난 후에 "아, 그래서 이연화가 뽑혔구나"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 얘기를 들으니 조금 뿌듯하더라고요. 소원은 언젠가 이뤄지니까요. 소원을 자꾸 입 밖으로 얘기하면 이뤄진대요(웃음).

▲김연주 검색어 2위에 이연화 "아이고 배 아파"
아시아선수권 일본전을 기억하는가? 누가 봐도 부당한 심판들의 편파 판정 앞에 우리 선수들은 흔들렸다. 1쿼터를 6-20으로 마칠 만큼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은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한국농구의 저력을 알렸다.
이 경기에서 김연주는 4쿼터 중반 투입되자마자 3점슛을 성공시켜 단숨에 분위기를 가져왔다. 임달식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한 것. 일본전 승리 후 한 포털사이트에는 김연주의 이름이 검색어 2위까지 올랐다. 김연주가 국가대표로 이름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둘 다 이번 대회에서 굉장히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어요.
이연화
_ 저는 별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뛰었던 것 같아요.
김연주
_ 우선은 다행인 것 같아요. 제가 부담을 느낄 만큼 기대를 받는 선수는 아니었는데, 제가 뽑히면서 감독님이 비난을 들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잖아요. 감독님이 제가 슛 거리가 길어서 조커로 쓸 거라고 하셨는데, 감독님이 의도했던 부분은 하고 온 것 같아 다행이에요. 명색이 슈터라고 뽑혔는데, 10개 쏴서 한 개도 안 들어가면 안 되잖아요(웃음). 감독님이 의도했던 부분은 하고 온 것 같아요.
#변연하 선수도 두 선수의 활약을 칭찬하더군요.
이연화
_ 언니가 그런 말씀을 해주셨다니 영광이죠. 저희도 저희가 이렇게 할 줄은 몰랐어요. 하하.
#이연화 선수는 중국과의 예선전 4쿼터 마지막에 영웅이 될 수도 있었잖아요.
이연화
_ 그 때 제가 공격을 할 상황이 아니었어요. 엉겁결에 저한테 공이 왔는데, (신)정자 언니가 2대 2를 하러 제 쪽으로 오더라고요. 제 수비수가 장판이었는데, 저희가 2대2를 많이 하니까 미리 움직여서 막으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 이거 봐라" 하면서 순간적으로 오른쪽으로 갔는데, 앞이 뻥 뚫려버리더라고요. 전 그렇게 완벽히 뚫릴 줄은 몰랐어요(웃음). 근데 찬스가 너무 좋아서 그랬는지 다리가 풀려버렸지 뭐에요. 아···. 만약 제가 그걸 넣었으면 검색어 1위에 이름이 올랐을 텐데···. 연주가 검색어 2위에 오른 걸 보고 어찌나 배가 아프던지. 하하.
#결승전 때도 마지막 슛을 던졌어요.
이연화
_ 제 앞에 미아오가 있었는데, 워낙 베테랑이잖아요. 미아오도 3점을 주면 안 되니까 파울 안 하려고 쏙 피하더라고요. 3점 파울을 유도했는데 실패했죠. 제가 원래 슛 쏠 때 점프를 많이 안 하는데, 점프를 엄청 많이 뛰었어요. 한 손으로 쐈는데 좀 짧았죠···.
김연주
_ 아, 생각만 하면 자꾸 아쉬워요. 그 때 생각하면 그냥 화만 나는 것 같아요. 기억하지 않는 게 좋아요.
#김연주 선수는 일본전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어요.김연주
_ 제가 그날 2분 50초를 뛰었거든요. 제 친구들이 나중에 보고 "너 언제 들어왔었냐"고 묻더라고요. 그 때 들어오자마자 슛을 넣었는데···. 사실 그날 연습 때 슛 감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런 날이 있거든요. "아, 오늘 슛 감 좋은데···." 안달이 나 있었죠.
이연화
_ 그런 날이 있어요. 안달 날 때가 있죠.
김연주
_ 그날 단비가 너무 잘 해서 제가 들어가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어요. 37분을 앉아있었으니까요(웃음). 감독님이 갑자기 "연주 나와"하시기에 부리나케 달려 나갔죠. 그 때 상황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강)영숙 언니가 스크린을 3번이나 걸어줬거든요. 저는 계속 왔다 갔다 했죠.
이연화
_ 그 때 정자언니가 연주한테 패스를 해줬는데, 나중에 언니가 라커룸에서 그러더라고요. 연주 뒤에 후광이 이만큼 비췄다고요. 하하.
김연주
_ 쏠 때는 굉장히 무덤덤했어요.
이연화
_ 아무생각 없이 찬스 나서 쏠 때가 가장 잘 들어가는 것 같아요.

#두 선수 모두 결승전에서의 활약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김연주
_ 결승전에선 같은 자리에서 3점슛 2개를 넣었어요. 찬스도 완벽했고, 들어오기 전에 신호를 들었거든요. 백스크린을 걸어줄 테니 찬스를 보라고요. 첫 번째 슛은 돌아 나오는 상황이었고, 패스가 좀 짧아서 약간 뒷걸음질 치면서 던졌는데, 그게 들어가더라고요. 느낌이 좋았어요.
#이연화 선수도 결승전 때 들어가자마자 3점슛을 넣었어요.
이연화
_ 전 지금 잘 기억이 안 나요. 저 아는 팬 분이 얘기해주셨는데, 2번째 3점슛이 들어갔을 때 중국 해설자가 "3점슛이 엄청나게 높습니다"라고 했다던데요? 하하.
김연주
_ 미아오한테 3점슛을 맞고 언니가 바로 3점슛을 넣었어요.
이연화
_ 첫 번째 슛은 링도 제대로 못 보고 쐈어요.
김연주
_ 저도 일본전 때 그랬어요. 슛을 던질 때 일본 선수에 가려서 슛이 들어갔는지를 못 본 거에요. 들어간 건 못 봤는데, 옆에서 언니들이 막 좋아하기에 저도 얼떨결에 같이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웃음).
이연화
_ 저도 안 들어간 줄 알았는데, 은주가 좋아하면서 달려오더라고요. 그 다음에 컷인 득점도 있었는데, (김)정은이가 험블을 해서 당황하고 있었는데, 제가 골밑으로 파고들었거든요. 그 때 정은이가 절 딱 보더라고요. 정은이의 패스를 받고 득점을 연결했죠.
김연주
_ 그 때 굉장히 멀리서 들어왔어요. 언니가 첫 스텝이 굉장히 길었어요. 마치 속공 레이업 하듯이요.
#임달식 감독님은 투입할 때 뭐라고 하시던가요?김연주
_ 감독님이 좀 무뚝뚝하시잖아요. 그냥 "찬스나면 잘 쏴"라고 하세요. 또 들어가서 많이 움직이라고 하세요. 슛을 못 던져도 상대방을 지치게 하라고요. 잠깐 뛰다가도 "야 움직여"라고 하시면 저희도 부리나케 움직이죠(웃음).
이연화
_ 특별하게 주문하시는 건 없어요. 감독님이 제가 뭘 해야 하는 지를 잘 알고 계시니까요. 제가 특별히 공격을 하러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감독님이 들어가라고 할 때도 수비를 한다는 생각으로 들어가요. 오히려 코치님이 말을 더 많이 하세요. 디나이(상대가 공을 못 잡게 하는 수비) 하라고요.
#김연주 선수는 일본전 후 검색어 2위까지 올랐는데요.
이연화
_ 연주는 검색어 오른 거 캡처까지 했어요. 하하.
김연주
_ 저도 아무래도 궁금하니까 확인을 하고 그러죠. 연화 언니한테 검색어 올랐다고 처음 들었는데, 처음에 10위더라고요. 제가 농담으로 "3위하면 캡처할게요"했는데, 오전 훈련 마치고 들어와서 검색해보니까 3위가 돼있더라고요.
이연화
_ 저도 그걸 보고 연주한테 "연주야 너 3위다. 또 올라갔더라"라고 했어요.
김연주
_ 방에 들어가서 보니까 3위더라고요. 캡처하는 법을 물어봐서 캡처도 하고, 2위도 캡처를 했죠. 한국에서 문자로 연락이 왔더라고요. "너 검색어 올라왔더라"라고요.
이연화
_ 제가 그 얘기를 듣고 얼마나 배가 아프던지···. 중국전에서 마지막 레이업을 넣었어야 하는데···.
김연주
_ 기자분들이 좋은 기사를 많이 써주셔서 된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일본전이 정말 극적이었잖아요. 초반에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았는데, 역전승을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이연화
_ 일본전 하니까 그 때 심판들이 생각나네요. 지금 생각 같아서는 그냥···. 하하.
김연주
_ 그 때 또 저희 여자농구 얘기가 많이 올라와서 기분이 좋았어요. 검색어 올라갔을 때 저희끼리 "이번 대회로 인해서 팬 분들이 경기장 좀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했던 기억이 나요.
#다른 종목이 일본한테 다 져서 더 화제가 됐던 것 같아요.김연주
_ 저희도 다 알고 있었어요. 일본 홈 텃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죠. 처음에 판정도 판정이고, 슛이 하나도 안 들어가니까 완전히 기가 죽었었어요.

▲예쁘다는 말, 기분 좋아요
농구 잘 하는 선수가 얼굴도 예쁜가 보다. 이번 여자대표팀은 하나같이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대회가 열린 일본에서도 한국선수들의 외모를 칭찬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연화와 김연주 역시 미녀스타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선수들이다. 이번 대회 이후 두 선수의 인기도 많아졌다. 이연화와 김연주 모두 알게 모르게 외모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기분 좋은 눈치다. "솔직히 예쁘다는 말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하하."
#두 선수 모두 미녀슈터로 불리고 있는데요.김연주
_ 얼마 전에 (최)윤아언니랑 (김)단비랑 인터뷰를 했는데, 쌓여왔던 거를 폭풍 토로하던데요. 얼짱이라고 하면서 왜 사진은 이상한 거 쓰는 거냐고요. 기사 보면 댓글에 "자. 그럼 이제 예쁜 애를 보여줘"라고 써 있다니까요. 하하.
이연화
_ 농구할 때는 누구나 다 예쁘게 나오긴 힘든 것 같아요. 솔직히 예쁘다는 말 싫어하는 여자는 없잖아요. 기분은 좋죠. 기사를 잘 써주시는 거에 대해 감사해요. 예전에는 운동선수라고 하면 진짜 우락부락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운동선수도 예쁜 선수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저희가 그렇게 예쁜 얼굴은 아니죠. 평범한 얼굴인데, 열심히 하는 모습과 열정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밖에 나가면 솔직히 저희보다 예쁜 사람들 많아요. 그리고 저희는 덩치가 다르잖아요(웃음).
김연주
_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도 다 예쁜 것 같아요. 흔히들 "운동선수들이 예쁘게 생겼네"라고 하시잖아요. 기본적으로 운동선수는 못 생겼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래서 좀 더 부각되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둘 다 결승전 마지막까지 코트에 있었는데요. 떨리진 않았나요?
이연화
_ 누누이 말씀 드리지만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웃음). 떨리고 뭐 할 정신이 없었죠. 그냥 덤덤하게 뛰었던 것 같아요. 오로지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김연주
_ 맞아요. 떨릴 새가 없었던 것 같아요.
#결승전이 끝난 직후 분위기는 어땠나요?
이연화
_ 완전 침울했죠. 화가 치밀어 오르는 데 시상식이 있어서···. 내 앞에서 누군가 내 메달을 훔쳐간 것 같은 느낌? 내 손에 다 온 걸 뺏어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중국 선수들이 정말 신나서 좋아하는 게 싫었던 것 같아요.
김연주
_ 저희가 이겼어도 그랬을 것 같아요. 단비랑 둘이서 "우리가 저기 서 있어야 하는데, 저기 태극기가 걸려 있어야 하는데"라고 했어요. 그런 모습이 눈앞까지 왔었는데···. 은메달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경기 종료 직후 최윤아 선수가 많이 울어서 짠했어요.
이연화
_ 너무 미안했어요.
김연주
_ 정말 이기고 싶었어요. 사실 마지막 작전이 좀 잘 안 됐어요. 마지막에 윤아 언니가 본인이 해결을 못 해서 마음이 아팠을 것 같아요.
#대회 에피소드 같은 건 없었나요?
이연화
_ 글쎄요···. 구병두 코치님 눈물사건? 중국하고 예선 첫 경기 때 정말 힘들게 이겼잖아요. 2차 연장까지 갔으니까 보는 사람들도 정말 긴장 많이 했을 거에요. 코치님이 우신 건 아니고, 흥분하면 눈물이 좀 나오시더라고요.
김연주
_ 다들 기진맥진 했으니까요. 눈이 좀 빨개지시더라고요. 그 이후로 저희가 인도랑 할 때도 "코치님 또 우시는 거에요"라고 했어요. 그러면 (강)아정이가 우리 코치님 놀리지 말라고 편 들어주고 그랬죠(웃음).
#저도 일본에서 직접 취재를 했지만, 팀 분위기가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이연화
_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각자 코드도 맞았던 것 같고, 언니들도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주셨어요.
김연주
_ 언니들이 있었던 게 큰 것 같아요. 언니들이 정말 편하게 대해 주셨고, 서슴없이 다가와 주신 게 좋았던 것 같아요.
#이번 대회를 치르고 느낀 점이 있다면?김연주
_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느꼈어요. 대표팀 언니들과 생활하면서도 느꼈고, 다른 나라 잘 하는 선수들과도 뛰어봤으니까요. 저도 모르게 저랑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농구를 좀 더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고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정말 열심히 하는 언니들이랑 해서 너무 좋았던 대표팀이었어요.
이연화
_ 저도 느낌 점이 굉장히 많아요. 경험도 경험이고,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나 국가 경쟁력 등 많은 걸 느꼈어요. 팀에 돌아와서도 대회에서 보고 배운 걸 제가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해요. 정말 행복했고,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정말 잘 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좋은 무대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농구를 했다는 게 좋아요.

#사진 - 곽현 기자, WKBL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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