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세계최대 동합금 제조 단일공장,풍산 울산공장을 가다

2011. 8. 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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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정상균기자】 지게차가 5t짜리 두루마리 동(銅·구리) 강판을 공정에 맞춰 실어내기에 분주했다. 공장 천장에 걸린 크레인으로 동강판을 옮기는 직원들의 손놀림도 바빴다. 전기·전자, 자동차 부품의 필수 소재인 대형 동판이다. 둘둘 말린 것을 풀면 길이가 보통 5000m(두께 0.2㎜ 기준)에 달한다. 김인철 풍산 울산공장 생산관리팀장은 "올 들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수요가 늘어 물량을 다 공급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전통적인 소재인 동이 우리나라 주력사업인 자동차, 전기·전자, 조선, 플랜트 등 최첨단 사업의 핵심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 가공 분야에서 일본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기술 강국이다. '풍산(poongsan)'은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 중 하나다. 지난 25일 동판재 압연기 신증설을 완료하고 내달 본가동에 들어가는 동합금 제조 세계 최대공장인 풍산 울산공장을 찾았다.

■세계 최대 풍산 울산공장 풀가동

구리를 아연, 주석 등을 섞어 녹이는 주조(鑄造)공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시뻘건 구리 쇳물은 슬래브(동 반제품)와 지름 최대 280㎜짜리 전봇대 같이 생긴 빌렛(Billet)으로 생산된다. 공장 내부는 시뻘건 쇳물, 수증기와 화염에 후끈거렸다. 풍산은 이 같은 동합금 반제품을 다양하게 생산한다. 울산공장 바로 옆에 있는 LS니꼬동제련에서 원재료(전기동)를 가져다가 아연·주석·니켈 등을 섞어 만든다. 아연을 섞으면 황동(黃銅), 니켈을 섞으면 백동(白銅)이다. 모두 쓰임새가 다르다. 이를 갖고 자동차, 건설, 전기전자의 소재·부품으로 바꾼다. 신중현 울산공장장(전무)은 "동합금 품질에선 국내에서 따라갈 수 없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풍산 울산공장은 신동(伸銅·구리 합금을 가동해 판, 관,봉 등으로 만드는 일) 종합공장이다. 동합금 생산량으로 연산 31만t 규모. 구리와 관련된 거의 모든 반제품을 생산하는 셈이다. 실제 올 상반기 풍산 전체매출(1조1568억원)의 80% 이상이 울산공장(9345억원)에서 나올 정도다.

■고부가 박막 동판재로 승부

풍산의 경쟁력은 초박막(매우 얇은 막) 동판을 생산하는 기술에 있다. 전자제품, 자동차부품 등이 슬림화·경량화되면서 핵심소재도 더 얇은 소재로 생산되는 것. 신 공장장은 "국내 전자, 자동차 대기업들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 제품을 쓰다가 이제는 풍산 제품을 쓰고 있다"고 했다.

풍산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1000억원을 투자, 새 설비를 갖춘 것도 이 때문이다. 300여m로 길게 뻗은 생산라인은 얇고 미려한 동판재를 생산한다. 신 공장장은 "11기 압연설비 증설은 풍산의 동판재 양산 능력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며 "내달부터 일본 수준과 버금가는 우수한 품질의 동박판을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내달 상용 가동하는 압연 새 설비는 국내 최대 규모다. 월 생산 규모는 2000t. 동판재 두께는 종잇장보다 얇은 0.01㎜까지 가능하다. 반도체 리드프레임(전기도선)은 물론 스마트폰, 발광다이오드(LED) TV, 자동차 조명 등 첨단 산업 소재로 쓰인다. 자동차 부품에도 동박판은 없어선 안되는 소재다. 김인철 팀장은 "최근 반도체 소재와 자동차 소재용 동판재 생산라인은 주문이 몰려 연휴도 없이 풀 가동 중"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동전 메이커'

'풍산'하면 전세계 동전 생산업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유럽 등 전세계 동전 입찰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 이곳에서 생산하는 동전은 소전(素錢)으로 각국의 화폐 문양을 새기기 전의 동전이다.

철저한 보안 검색을 마치고 들어간 소전 공장에는 반짝거리는 소전이 쉴새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최대 분당 1000개 정도를 찍어낸다. 김민수 울산공장 기획과장은 "소전 생산 품질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인정받으면서 공급 물량이 계속 늘고 있다"며 "다른 금속을 접합한 고부가가치의 바이메탈(다른 종류의 금속을 맞붙인 것), 클래드(고난도 접합) 소전 등을 개발, 세계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2018년 매출12조 글로벌 동업체로

풍산은 '조용히' 성장하는 회사다. 이런 풍산이 올 들어 변화하고 있다. 기업의 미래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 이는 '풍산 비전 50'으로 구체화됐다. 오는 2018년까지 그룹 매출 12조원, 경상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것. 류진 풍산 회장은 "미래 산업 발전에 필요한 부품 소재에서 첨단제품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며 "첨단소재를 기반으로 한 세계 최고 신동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풍산은 글로벌 생산기지와 해외 판매망을 확충하고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에도 적극적이다. 또 지난 6월엔 비철금속 업계 최초로 대전에 종합연구개발 센터인 풍산기술연구원을 세웠다.

/skjung@fnnews.com

■사진설명=지난 25일 세계 최대 동(구리)합금 업체인 풍산 울산공장에서 동판재를 출하하고 있다. 둘둘 말린 것을 풀면 길이가 보통 5000m(두께 0.2㎜ 기준)에 달한다. 자동차, 전기전자 제품의 핵심소재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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