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機 미스터리] 추락 3분 전 "도저히 안 되겠다"


지난달 28일 오전 제주도 남서쪽 129㎞ 해상에서 실종된 아시아나항공 의 보잉 747 화물기(機)가 사고 직전 교신에서 "도저히 안 되겠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31일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달 28일)오전 4시 9분 제주공항 관제소에 사고기(幾)로부터 '도저히 안 되겠다'는 내용의 교신이 들어왔고, 이로부터 3분 뒤 사고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당초 사고기는 이날 오전 3시 55분 중국 상하이 (上海) 관제소에 '화물칸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의미의 "카고 파이어 이머전시(cargo fire, emergency)"라는 교신을 남기고 제주공항으로 회항하다 4시 12분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었다. 이 교신이 있은 후 14분만에 사고기 조종사 2명(기장과 부기장) 중 1명이 "도저히 안 되겠다"는 교신을 또 한 것이다. 사고기는 이후 3분 만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교신 내용으로 미뤄보아 만약 화재가 발생했다면 조종사들이 약 14분간 화재를 진압하고 화물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기 위해 사투(死鬪)를 벌였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화물기 조종사들은) 화물칸에 화재가 발생하면 화물칸의 산소 공급을 차단하고 비행 고도를 약 7000피트(2134m) 수준으로 낮춘 뒤, 가까운 공항으로 회항하거나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바다에 응급 착륙하도록 훈련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아시아나항공 화물기는 총 57.8t의 화물을 싣고 오전 3시 5분 인천공항 을 이륙, 목적지인 상하이 푸둥공항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사고 원인은 화물에서 발생한 화재다. 화물 중엔 리튬이온전지 40.6㎏, 페인트 0.23L, 아미노산용액 5L 등 이른바 '주의 화물'이 있었는데, 이 중 리튬이온전지가 발화(發火)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이 리튬이온전지는 일본 간사이공항에서 일본 항공기에 실려 인천 공항으로 왔고, 다시 상하이로 옮겨지기 위해 사고 화물기에 실렸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에서 공수돼 온 것을 (포장을 풀지 않고) 외관검사를 마치고 난 뒤 화물기에 옮겨 실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규정상 포장을 풀지 않고 외관으로 확인만 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만일 리튬이온전지가 화재 원인으로 판명된다면 탑재를 담당한 일본측에도 일정한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항공기 내 화재 사건은 대부분 리튬전지(전지 내부에 리튬이 금속상태로 있는 제품)로 인해 발생했는데, 이번에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실린 리튬이온전지(전지 내부에 리튬이 액체로 녹아있는 제품)는 리튬전지와 달리 자연 발화할 확률이 매우 낮다"고 말한다. 외부에서 일부러 큰 충격을 주거나 직접 불을 붙이지 않는 한 화재가 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사고기가 공중폭발을 일으켰는지, 아니면 바다에 추락했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푸둥공항까지 2시간 비행할 예정이었던 화물기가 이륙 후 1시간여 만에 사고가 났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양의 연료가 남아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만약 화재가 났다면 공중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현재 실종자와 잔해 수색을 벌이고 있는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사고기 잔해가 처음 발견된 장소는 실종 장소에서 동쪽으로 약간 떨어진 지점"이라면서 "잔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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