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훙산문화' 복식을 보면 고조선이 보인다

1906년 일본 고고학자 도리이 류조는 오늘날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의 츠펑 일대에서 신석기 유적을 발견한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발굴된 유물들은 '훙산(紅山)문화'라고 불렸다. 기원전 6000년경의 유물들로 중국의 황허문명보다 앞선 것으로 추정됐고, 유물의 특징도 중국 본토와는 달랐다. 특히 비슷한 시기의 한반도 유적에서 나오는 빗살무늬토기, 옥 귀걸이 등이 출토돼 관심을 끌었다.
박선희 상명대 교수는 최근 펴낸 < 고조선 복식문화의 발견 > (지식산업사)에서 '훙산문화'가 곧 고조선 문화의 원형이라고 주장한다. 이 고대사를 더듬어보기 위해 박 교수는 '복식문화'라는 키워드를 뽑아 든다. 고조선 시대와 같은 상고사에 대해서는 문헌사료 연구에 한계가 있으므로 무덤에서 주검과 함께 출토되는 복식 관련 부장품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훙산문화유적에서 발견된 옥고(왼쪽).그는 "고고학적 발굴 성과로 만나게 되는 복식유물은 한갓 유물에 머물지 않고 문화적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결정적 자료 구실을 한다"고 말한다. 물론 수천년이 흐르면서 섬유나 가죽이 남아 있을 리는 없다.
그러나 복식에 붙어 있는 금속재나 옥기 장식 등은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박 교수는 특히 훙산문화 유적에서 발굴된 유물 중 상투머리를 덮었던 옥고(옥으로 만든 머리덮개)와 같은 유물은 중국에는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머리를 틀어 올리는 관습은 한민족의 고유한 머리양식이라는 설명이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으로 만든 절풍(금관 안에 쓰던 속관).그는 이 같은 옥고가 이후 고조선 시기부터 한반도와 만주에서 널리 사용하던 모자 양식으로 전승되고 고구려와 백제, 신라 금관 안에 쓰는 속관 형태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을 "모험적인 연구"라고 하면서도 "훙산문명을 요하문명이라고 칭하면서 황허문명의 일부로 포함시키는 중국의 역사왜곡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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