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철 "데뷔작 화평공주 체중감량사, 운이 좋았죠" (인터뷰)




[뉴스엔 글 박아름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6월26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화평공주 체중 감량사'가 8.2%의 전국시청률(AGB닐슨미디어 기준)을 기록하며 단막극으로서 이른바 '대박'을 쳤다. 이 뿐만 아니다. 그 속에서 숨은 진주까지 발견해냈다. 바로 백모진 역의 배우 최대철이다. 최대철은 1978년생으로 34살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드라마 첫 신고식을 치뤘다. 그러나 이것이 그의 연기인생에 있어 첫작품은 아니다. 그는 이미 '위대한 캣츠비' '오월엔 결혼할꺼야' '온에어 초콜릿' 등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방송국이 아닌 대학로에서 배우로서 자리매김을 해왔다.
"연기하려고 무용 시작했다"
최대철은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는 달리 색다른 이력이 있었다. 무용이다. 최대철은 자신의 연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연기레슨도 아닌 무용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가 학창시절 한참 자신의 진로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 때 누나 손에 이끌려 무용학원이란 곳을 접하게 됐다. 남자가 무슨 무용이냐고 생각할 법도 하지만 그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누나는 멀리 봤던 것 같다"며 "누나가 몸으로 표현해 습득할 수 있는 표현력을 빨리 배양해보라고 한것 같다.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무용이 연기에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하기 쉽지만 최대철은 "무용을 오래했던 탓에 뒤로만 서있어도 등연기가 될 수 있다"고 무용의 위대함을 자랑했다.
"무용은 여기까지다"
그렇게 그의 무용 인생이 시작됐고 한양대학교 무용학과에 당당하게 입학했다. 당시 콩쿨에서 입상을 하면 군입대를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최대철은 값비싼 작품비 때문에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군입대를 결심했다. 군제대후 최대철은 무용만 파기 시작했다. "뭔가 보여주자 결심하고 나서 콩쿨도 나가고 연습도 정말 열심히 했더니 그때부터 교수님이 나를 곁에 두고 싶어하더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최대철이 수상한 상은 대구신인무용콩쿠르 대상, 전국학생무용대회 은상, 일본 사이타마국제콩쿠르 입상 등 화려했다. 이는 그가 당시 남자 무용계의 기대주였음을 짐작케 했다.
그러나 마치 드라마처럼 그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국제파리콩쿠르에서도 예선 1위로 파이널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파이널 일주일을 남겨두고 손목에 전치 3주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것이다. 그것도 힘들게 일하고 있던 인부의 일을 돕다 위에서 유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겪게 된 일. 최대철은 당시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고 부상투혼을 발휘하면서까지 파이널 무대에 출전했다. 그러나 결과는 아니나 다를까 꼴찌. 그때 그의 머릿 속을 스쳐간 생각은 '무용은 여기까지다'였다.
"대학로에서 보낸 시간,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
눈물 속에 무용을 떠나보내야만 했던 최대철은 인생의 변환점을 맞았다. 바로 연기자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것. 그는 "연기를 배워보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을 할까 생각하다 끊임없이 뮤지컬 오디션을 보러다녔다"고 파란만장한 대학로 이야기를 전했다. 최대철은 집중적으로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학로 바닥에서 고생한게 가장 큰 밑거름이 되지않을까 싶다"며 "늦깎이 34살이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 같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랜시간 대학로에서 활동하면서 브라운관에 진출하고픈 욕심은 없었을까? 최대철은 "배우로서 감성을 많이 느껴보고 싶었고 좀 더 준비해서 드라마로 가고 싶었다"며 "'화평공주 체중 감량사'가 바로 그 시점이었다. 난 운도 참 좋았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화평공주 체중감량사' 캐스팅, 운이 좋았다"
기회는 우연에 의해 찾아온다 했던가? 그가 쉬지않고 연극무대에서 연기실력을 갈고닦을 때 '화평공주 체중 감량사' 송현욱 PD가 그를 발굴해냈다. 그는 "PD들이 대학로에 배우 캐스팅하러 몰래 왔다 간다고 하더라"며 "송현욱 감독님도 날 보시더니 백모진 역할에 어울리겠다"고 자신을 캐스팅했단 사실을 밝혔다. 그렇다면 연극무대 관객들이 아니라 카메라와 스태프들이 자신을 지켜봐야하는 그의 첫 드라마 촬영이 낯설게 느껴지진 않았을까?
최대철은 "카메라를 처음 봤는데 너무 재밌고 좋았다"며 "첫 촬영에 들어갔는데 감독님이 디렉션을 안주고 날 너무 믿어주셔서 신인인데도 불구하고 힘이 났다"고 송PD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신인에 불과한 배우를 믿어주는 감독이 있다는건 그에겐 행운이었다. 최대철은 첫 단추부터 잘 꿴 셈이다. 따라서 "이 드라마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최대철은 "촬영이 끝날 때 한사람 한사람 포옹을 해주며 생각한게 있다"고 회상했다. 드라마가 끝났다고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드라마가 이런거구나'란 생각을 했다고.
"물살이 얼마나 센지 나가보고 싶다"
현재 그는 9월 개봉예정인 영화 '돈크라이맘'의 유선 남편 역에 캐스팅됐다. 이에 대해 최대철은 "참 감사한 역이다"며 "감독님이 연극에서 날 보고 오디션 기회를 줬다. 앞으로 발을 담궈놓은 것처럼 물살이 얼마나 센지 나가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여러가지 색깔을 낼 수 있는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로서 대학로에서 쌓은 경험과 무용을 통해 얻은 표현력 등을 발휘해 34살이란 나이가 결코 늦지 않았음을 증명해주길 기대해본다.
박아름 jamie@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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