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저그' 홍진호, "더 이상 팬들을 '희망고문'하기는 싫었다."

2011. 6. 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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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스 강영훈 기자]앞으로 e스포츠가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

"2위의 위대함을 알리고 가는 것 같아 만족합니다."

'폭풍 저그' 홍진호가25일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공식 은퇴식과 함께 마지막 은퇴 경기를 치렀다.

홍진호는 경기가 끝난 뒤 e스포츠 기자단과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시원섭섭하다. 10년 동안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고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서 2등도 많이 하면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로 "더 이상 팬들을 희망고문하기 싫었다"는 홍진호는 앞으로 새로운 도전을 통해 스스로 1등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홍진호와의 일문일답

- 은퇴를 하게 된 소감은▶ 일단 시원섭섭하다. 은퇴 경기까지 하고 나니까 져서 그런지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지긴 했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가면서 후배들에게 무대를 물려 준다는 의미에서는 괜찮은 것 같고 이제 정말 끝인 것 같다.

-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전역을 하고 나서 은퇴를 할지 말지 생각이 반반이었다. 어떤 분들은 공군에서 생각보다는 잘했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승리를 하긴 했지만 말 그대로 가뭄에 비 오듯 하는 식이었고 게이머로서의 가능성을 살리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됐다. 또 KT로 돌아와 보니 정말 다들 너무 잘하더라. 이런 친구들 사이에서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런 문제가 계속 지속되다 보니 나도 혼란스럽고 팬들에게도 소위 '희망고문'을 계속하는 것 같아서 '이건 아니다'라는 판단을 했다.& #8195;

-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활동을 했는데▶ 은퇴를 발표하고 나서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나름 정리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임)요환이 형이나 (이)윤열이 등 올드게이머들도 많이 와주고 내 예전 영상을 같이 보면서 내가 정말 오래 했고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 지난 1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다면. 3가지만 꼽아 달라▶ 3가지를 꼽으라고 하니 다 안 좋은 일들만 기억이 나는 것 같다. 예전에 프로리그에서 전승으로 광안리까지 갔는데 준우승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또 WCG예선에서 서지수(STX) 선수한테 졌던 것도 기억난다. 당시에 육회를 먹고 탈이 났던 것은 사실이다.(웃음). 마지막은 아무래도 모두가 아시는 3연벙 사건이 아닐까 싶다. 그 때 충격이 너무나 컸다. 좋은 기억들이 있어야 하는데 다 안 좋은 얘기만 한 것 같아서 아쉬운 생각도 든다.& #8195;-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2위인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다. 흔히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고 하는데 '2등도 많이 하면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2등의 위대함을 알리고 가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기도 하다.& #8195;- 드디어 실시간 검색어 & #160; 1위에 올랐다▶ 은퇴를 발표했던 날 마지막까지 2위를 하면서 '내가 그렇지 뭐'하고 웃어 넘겼지만 진짜 마지막이었던 오늘 드디어 1위를 했다고 하니 기분 좋다. 이제부터는 남들이 만들어 주는 1등이 아닌 내가 만드는 1등이 되고 싶은 생각도 있다.

- 앞으로의 거취 문제는 어떻게 되나▶ 지금 상태는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을 만큼 정해진 것은 없다. 지금 하고 있는 방송 활동을 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려고 한다. 코칭스태프나 스타2로의 전향 등등 모든 제안을 완강히 거부할 생각은 없다. 다만 지금 정체된 상태에서 다시 게임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8195;- 스타2로의 전향 가능성은?▶ 1%정도?(웃음) 오늘 임요환 선수가 와서 스타크래프트2를 줬는데 그 정도 가능성은 줘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스타2 응원도 와 달라고 하더라. 그리고 스타2를 하게 되면 꼭 자기네 팀으로 와달라고 했다.& #8195;- 그럼 그 팀이 계속 2위만 하는 것은 아닌가▶ 왜 그러시나. 2위는 굉장히 좋은 성적이다.(웃음)& #8195;-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까도 얘기했지만 10년간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시간 동안 얻을 수 있는 추억들을 정말 많이 쌓은 것 같다. 굉장히 의미 있는 20대를 e스포츠와 함께 보낸 것 같고 항상 과분한 사랑을 보내 주신 팬들에게는 고맙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정말 감사 드린다. 마지막으로 나중에 e스포츠를 보면서 "내가 저기에 있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이 판이 계속 발전했으면 좋겠다.

kangzuck@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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