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치2주 진단서'의 비밀..멀쩡한 사람도 발급
[뉴스데스크]
앵커: 멀쩡한 사람이 병원에가서 차에 슬쩍 치였는데 진단서가 필요하다고 하면 전치 2주짜리 진단서는 쉽게 떼주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이런 엉터리 진단서들이 경찰에 고소를 하거나 교통사고 합의금을 타낼 때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남발되고 있는 진단서 전준홍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배우 한예슬 씨의 차와 부딪쳤다는 도 모씨.
전치 2주 진단서를 끊어 한 씨를 뺑소니로 고소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CCTV를 분석해 도 씨 상해를 입지 않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도 씨가 진단서를 발급받은 서울 강남의 그병원.
취재진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꾸며 진료를 받아봤습니다.
인터뷰: 사고났어요?인터뷰: 네, 출근하는데 골목 일방통행 있잖아요.
가고 있는데 차가 지나가면서 여기(팔꿈치)를 치고...
기자: 의사가 잠시 팔꿈치를 만져보더니 바로 진단서를 발급해 주겠다고 합니다.
인터뷰: 만약에 하게 되면 오늘 진단서가 발급되나요?인터뷰: 원하시면 다 할 수 있습니다.
기자: X레이는 구색맞추기입니다.
인터뷰: 일단 여기 어깨 X레이 좀 찍어볼게요.
그래도 기록을 남겨야 하니까.
기자: X레이는 당연히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진단서가 나왔습니다.
인터뷰: 제가 써드릴게요.
인터뷰: 얼마나 나오는 거예요?인터뷰: 2주 써드릴게요.
기자: 목도 아프다고 했더니 같은 병원 신경외과로 가보라고 합니다.
신경외과는 한술 더 떠 3주 진단서를 끊어줬습니다.
인터뷰: 진단서 써드릴 테니까 주수가 필요한 거죠?인터뷰: 네, 제가 얼마나 나오나요, 진단이?인터뷰: 최대 3주, 많이 잡아야 3주예요.
기자: 멀쩡한 사람이 2주와 3주짜리 진단서 두 장을 끊는 데 시간은 1시간 반.
비용은 9만 3000원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서울의 정형외과.
역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했더니 처음에는 전치 1주라고 합니다.
인터뷰: 진단서 끊으면 얼마나 나올까요?인터뷰: 1주 정도 나올 거예요, 1주.
기자: 주스를 올려달라고 부탁을 하자 2주로 올라갑니다.
인터뷰: 어떻게 좀더 안 될까요?2주 정도 ?인터뷰: 원무과에 가보세요.
인터뷰: 진단은 2주 정도 해 주시는 거죠?인터뷰: 예.
인터뷰: 아, 감사합니다.
기자: 이날 취재진은 병원 다섯 곳을 돌아 세 곳에서 진단서 4장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쉽게 발급된 진단서는 악용되기도 쉽습니다.
공연제작사 간부가 배우를 쇠망치로 폭행한 사건.
이 간부는 배우가 쓰러진 뒤에도 계속 발로 차고 폭행했지만 고소를 당하자 자기도 맞았다며 배우를 맞고소했습니다.
역시 전치 2주 진단서가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진단서를 끊어서 경찰에 제출했을 경우에 경찰에는 가해자인 걸 알지만 그 진단서 내용을 가지고 실제로 폭행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보지 못했기 때문에...
기자: 진단서는 교통사고 합의금을 받아내는 데도 악용됩니다.
인터뷰: 이런 사회적인 경미한 사고로 인한 진료비가 과다하게 나가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게 우선이 돼야 됩니다.
기자: 이 때문에 전적으로 의사 재량에 맡겨져 있는 현행 진단서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상해 혹은 손상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기자: 캐나다와 일본 역 90년대 초 진단서 남발이 문제가 되자 진단기준을 객관화하고 등급을 세분화했습니다.
MBC뉴스 전준홍입니다.
(전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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