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공포, 100g 염화세슘에 폐허된 마을 고이아니아

뉴스엔 2011. 5. 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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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공포, 100g 염화세슘에 폐허된 마을 고이아니아

[뉴스엔 권수빈 기자]

5월 29일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브라질을 초토화시킨 방사성 물질 세슘-137의 무서움에 대해 전했다.

1987년 9월 브라질 한 마을에서 호베르투와 와그네르가 폐허된 병원에 잠입해 파란빛이 나는 캡슐을 발견했다. 고물상 주인은 이것을 25달러에 구입해 이웃과 친지들에게 나눠줬다. 그런데 이 가루를 받은 사람들이 고열과 구토 증상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증세를 앓던 마리아라는 여자는 시립 병원에 이 가루를 신고했고 가루의 정체가 염화세슘이라는 게 밝혀졌다.

DNA 분석에 이용되는 염화세슘은 암치료 방사선 기기에 장착해 암세포 공격에 쓰이기도 한다. 염화세슘에 포함된 세슘-137이라는 방사성 물질이 내뿜는 강력한 방사능 때문에 사람들에게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100g 남짓이지만 방사능 수치는 50.9TBq(테라베크렐)로 후쿠시마 제1원전이 폭발 때 154TBq였다는 것을 보면 엄청난 방사능 수치라는 걸 알 수 있다. 가루가 내뿜는 푸른빛은 쪼이기만 해도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빛이었지만 이 가루로 반지 만들어 아내에게 선물한 사람도 있었고 몸에 바르기도 했으며 6세 소녀는 먹기까지 했다.

최초 신고자인 마리아는 가루를 들고 버스를 탔고 보건소에서도 사람들 틈에 끼어 신고했다. 가루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브라질 정부는 핵에너지 국립 위원회 소속 42명을 고이아니아 파견했지만 기술진들은 아무런 장비 없이 방문했고 방사능 측정 도구 역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사용됐다. 또 앰뷸런스는 오염을 제거하지도 않은 채 계속 사용했으며 병원에는 격리 병동도 마련되지 않았다. 이렇게 연쇄적으로 방사능에 오염돼 이 사고로 11만2,800명이 오염 진단을 받았다.

그중 249명이 특히 심각했다. 1987년 10월 23일 가루를 먹었던 6세 소녀 레이데 페레이라가 처음으로 사망했다. 소녀의 숙모 마리아 역시 사망했다. 피폭된 시체는 방사능 배터리와 같아 600kg의 두꺼운 납에 둘러싸여 매장됐다. 공동묘지에 매장하는 걸 반대했던 사람들이 돌을 던졌고 장례식엔 폭력이 난무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은 계속해서 사망했고 10년 동안 294명 중 111명이 세상을 떠났다. 고이아니아는 아직도 폐허로 남아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으로 남아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세슘-137을 사용하는 방사능 기기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권수빈 ppbn@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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