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엔 '포장마차 두 동'과 학생들의 '한숨 소리'뿐이었다
[부산CBS 박중석 기자]
정부의 국립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부산대와 밀양대가 통합한 뒤 5년이 지난 지금 밀양 캠퍼스는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적막강산에서 캠퍼스의 활기를 잃어버린 부산대 밀양 캠퍼스의 현실을 취재기자가 둘러봤다. [편집자 주]

지난 2006년 밀양대와 부산대가 통합되면서 만들어진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에 위치한 부산대 밀양캠퍼스.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면 나오는 캠퍼스 입구에는 낮 시간대라 문을 닫은 포장마차 두 동만이 유일하게 대학가를 형성하고 있다.
학교 행사 알림이나 동아리 홍보 등을 위한 게시대에는 출장 택시회사 전화번호가 적힌 현수막만 나부끼고 있어 이곳의 교통사정을 대신 말해주는듯 했다.
캠퍼스 안에는 2개 단과대학 학생 천5백 명이 공부하는 곳이라고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썰렁하기만 했다.
아침 7시 30분 부산에서 출발하는 학교순환버스를 타기 위해 일찍부터 집은 나선 학생들은 피로에 지친 얼굴로 강의실을 지키고 있었다.
식품공학과 3학년 김 모 학생은 "아침 순환버스를 놓치면 장전동에서 구포역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기차를 타고 밀양역에 도착한 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학교까지 1시간 40분 정도의 등굣길에 올라야 한다"며 "오전 강의가 있는 날은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등교준비를 해야한다"고 하소연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교내에 유일한 편의점은 순식간에 북새통으로 변해버렸다. 라면과 김밥을 사려는 줄이 길게 늘어져 있고 아예 외부에서 인스턴트 음식을 싸서 온 학생들도 많았다.
식물생명과학과 4학년 박 모 학생은 "매일같이 똑같은 밥과 반찬에 오늘은 시내에서 사온 피자로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며 "학교 근처에 식당이 없어 빵과 김밥 등으로 점심을 때우는 친구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적자를 본다는 이유로 교내 식당을 위탁 운영하던 업체가 떠나 버린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위탁공고를 냈지만 업체가 나타나지 않자 학교 측은 기숙사 식당을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직영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학생들은 장전캠퍼스보다 비싼 음식 가격과 하나뿐이 메뉴에 불만을 털어내고 있는 것이다.
오후 강의 시간이 되자 캠퍼스는 마치 빈 건물만 있는 것처럼 적막감만 감돌았다.
캠퍼스 곳곳에는 일찍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서성이는 모습이 간혹 눈에 띄었다. 부산으로 가는 순환버스의 첫 배차시간이 4시 30분이어서 그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다.
더욱이 주위에 학원이나 상가 등이 없어 스펙을 쌓기 위한 토익공부도, 용돈벌이 아르바이트도 밀양캠퍼스 학생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린다.
3학년 이동윤 학생은 "취업 준비를 위해 어학공부나 기타 자기계발을 하고 싶어도 주위에 아무런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힘이 든다"며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도 할 곳이 없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국립대 통합의 시초로 야심차게 출발했던 부산대 밀양캠퍼스는 5년이 지난 지금 활기를 잃은 채 적막강산속의 나홀로 캠퍼스로 전락해버린 모습이다.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는?
지난 2006년 정부의 국립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부산대가 밀양대를 흡수 통합하면서 만들어진 캠퍼스로 전체 35만 제곱미터 부지에 연구동과 기숙사 등 8개 건물로 구성돼 있다.
나노과학기술대학과 생명자원과학대학 등 두 개 대학 17개 학과에 1,500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으며 교수는 모두 80여 명이다.
학생들 중 7백명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으며 8백명 가까운 나머지 학생들은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통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밀양대 당시 5,000명이던 학생수가 통합과정에서 1,500명 규모로 줄어 주위에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고, 장전캠퍼스와의 먼 거리와 열악한 교통환경으로 공동화 현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jspar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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