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남자 K의 섹스 코드 기다림의 미학

2011. 5. 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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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섹스 비서인 < 소녀경 > 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황제가 아름다운 소녀에게 물었다. "남녀상열지사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참된 기쁨임에도 내가 요즘 몸이 좋지 않다. 기쁨을 누릴 방도가 없겠는가?" 이에 소녀가 답하기를 "폐하께서는 잦은 방사를 금하셔야 하옵니다." 이 말을 들은 황제는 다시 소녀에게 물었다. "하지만 방사를 하지 않으면 그 기쁨을 누릴 수 없지 않는가?" 황제가 방도를 묻자 소녀는 말했다. "폐하, 옛 선인들께서 이르기를, 방사하지 아니하고 한 번 참으면 얼굴에 윤이 나고 두 번 참으면 젊음을 되찾으며 세 번 참으면 우주와 통하게 됩니다. 네 번을 참으면 궁극에 이르러 신선이 된다고 했습니다. 방사를 참는 것이 익숙해지면 하루에도 수십 번 정점에 이르는 기쁨을 누리게 될 뿐 아니라 아침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기쁨을 맛볼 수 있다 합니다." 이 말을 들은 황제는 무릎을 치며 "과연 옳다. 정을 나누는 과정에서는 방사 후 허탈을 느낄 수 없고 오로지 기쁨만이 가득했다. 그렇다 해도 방사를 아예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어느 때 해야 좋은가?" 다시 소녀는 답했다. "방사는 공복에 하시는 것을 철칙으로 하시고 밤보다 낮이 더 이롭습니다. 앞서 참기를 수십 회 이른 뒤에야 비로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방사를 하는 날에는 반드시 옥체를 보존하기 위한 탕이나 환을 입에 머금기를 청하옵니다."

어떤 것이든 참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성질 급한 사람들은 참는다는 말만 들어도 벌써 속이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맛있는 음식을 보고 참는 것, 돈을 보고 참는 것, 지름신 강림을 참는 것, 화가 치미는 것을 참는 것 등등 인간에게 인내는 가혹한 신의 형벌에 다름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다. 참아야 할 것은 참 많지만 그중 남녀 할 것 없이 가장 참기 힘든 것이 성욕이 아닐까 생각된다. 왜냐하면 본능이기 때문이다.

직접 체험해본 바에 따르면 절정에 이르는 것을 참는 것은 어떤 면에서 매우 위험하다. 그러나 이것에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오히려 참지 않고 곧장 오르가슴에 이르는 것을 꺼리게 된다. 신선에 이르는 것까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점에 있어서는 참다 보면 참된 기쁨을 맛보게 된다는 < 소녀경 > 의 가르침이 맞는 것 같다.

필자가 < 소녀경 > 을 처음 접한 때가 20대 초반이었다. 이때 혼자서 방사를 참느라 관계를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하고 그러다 다시 참기를 반복했다. 그랬더니 왠지 기분이 찜찜하고 여성도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봤다. 결국 초반에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시도한 끝에 결과는 서서히 나타났다.

수년 전 사귀던 한 여성과 잠자리를 갖던 어느 날 그녀에게 참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렇게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절정의 문턱에서 우리는 달리는 것을 멈추었다. 초반에는 두 사람 모두 몹시 갑갑함을 느꼈으나 횟수가 반복될수록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은 물론 무려 7시간 동안 서로 간절함에 사무친 채 욕정을 불살랐다. 허탈감이나 육체적 피로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신기했다. 성욕의 기 즉, 리비도 에너지는 실로 신비롭기 짝이 없었다.

마약을 투약하고 섹스를 해도 이보다 못할 것 같았다. 약 기운이나 알코올에 의존하지 않고 음양의 기운을 조화롭게 함으로써 이토록 큰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은 미스터리에 가까웠다. 더구나 20여 회에 가까운 섹스를 즐긴 뒤 마지막 타임에 비로소 절정의 끝에 이를 때는 모두 그야말로 무아의 경지에서 천상의 기쁨을 맛보았다.

섹스가 힘들어졌거나 상열지사의 기쁨을 오래 맛보고 싶거나 천상의 기쁨을 맛보고 싶다면 < 소녀경 > 이 전하는 비책 '참고 또 참고'를 실행해보기 바란다.

he is…

한때는 록뮤직을 사랑한 반항아였으나 현재는 단정한 커트머리의 직장인으로 생활하는 8년차 유부남. 평범한 '옆집 남자'의 솔직하고 때로는 황당한 섹스 심리를 낱낱이 해부한다.

일러스트: 이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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