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뉴리더] 'e-편한세상' 파격 도입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박성호 기자 junpark@chosun.com 2011. 5. 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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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이재준 창업주의 손자로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하지만 재계 20위권 재벌 그룹인 대림그룹의 변화의 선두에는 늘 이 부회장이 서 있다.

대림산업은 자사의 방송 광고에서 표현한 것처럼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면이 강한 회사다. 밖으로 일을 많이 벌이기 보다는 내실 위주로 경영하고 있다. 그런 사풍(社風) 속에서 이 부회장은 'e-편한세상'이라는 아파트 브랜드 도입에 큰 역할을 했다. 또 사내 시스템 개선으로 원가절감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대림산업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보통 임원이라면 쉽게 하지 못할 일들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며 "올 초 등기이사로 선출돼 본격적인 경영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브랜드 도입 등 혁신사업 이끌어

이 부회장은 1995년 대림산업에 입사한 이후 건설부문 기획실장, 유화부문 부사장,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대림산업 부회장에 올랐다.

하지만 그동안 이 부회장이 보여준 경영능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아파트 브랜드 도입 등 대림산업 변화의 중심에서 각종 혁신적인 사업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석유화학부문에서도 2006년부터 기술개발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고부가가치 상품인 고강도 폴리에틸렌 생산에 성공하는 등 실적을 남겼다.

하지만 부친인 이준용 명예회장이 잠시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2007~2008년의 행보를 보면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있다. 그동안 여러 사업에 투자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임기 3년의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그리고 지난 6일 전남 여수 이순신대교 건설공사 현장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김종인 부회장, 한주희 사장과 함께 대림산업의 세 번째 대표이사가 됐다. 이제는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 부회장은 명예회장의 보호 속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합병 통해 대림코퍼레이션 2대 주주 부상

부친인 이준용 명예회장은 평소 40세에 경영을 맡고 70세에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는 지론을 강조해왔다. 이와 관련해 대림산업은 최근 2~3년간 경영권 승계 작업에 집중해 왔다.

우선 대림그룹은 지난 2008년 9월 대림의 지주회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과 해운회사인 대림H&L의 흡수합병을 의결했다.

대림H&L은 이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당시 합병비율은 1 대 0.78로 대림H&L의 주식 중 78%가 대림코퍼레이션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이해욱 부회장은 단숨에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12%를 확보해 2대 주주로 부상했다.

이같은 합병을 둘러싸고 편법 승계 논란이 제기됐다. 대림 H&L과 대림코퍼레이션의 규모와 그룹 내 위상 등을 고려할 때 합병비율이 상식적인 수준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대림산업측은 "현행 법규를 준수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진행한 합법적 합병"이라며 "이에 대한 해명을 충분히 했고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도 더 이상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 드럼을 즐기는 자동차 마니아

워낙 외부의 눈에 띄지 않는 이 부회장이라 개인 생활에 대해 알려진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이 부회장의 자택은 대림산업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지은 주상복합아파트다. 건설사 오너들이 자신의 회사가 지은 아파트보다는 고가의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 2008년 분양한 대림산업의 서울 성동구 뚝섬 '한숲 e-편한세상'에 청약해 당첨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준용 회장도 이 아파트를 청약해 당첨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오너가 자신의 회사가 지은 아파트에 산다는 점에서 직원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드럼(Drum)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자택에 드럼 연주를 위한 전용 룸이 있을 정도다. 아파트에 사는 만큼 드럼 소리에 이웃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다.

자동차와 오토바이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와 바이크를 좋아해 이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다"며 "몇 대를 보유하고 있는 지는 확실치 않지만 여러 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훤칠한 키에 세심한 성격..이준용 명예회장과 '판박이'

이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함께 1968년생 동갑내기다. 그렇지만 이 부회장의 생일이 빨라 이 사장과 정 부회장 보다 학교를 일찍 들어갔다. 세 사람은 모두 서울 경복고 출신으로 사이가 각별한 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이 부회장은 미국 덴버대에 입학해 이후 10년간 외국 유학생활을 했다. 덴버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 부회장은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여동생 구훤미 여사의 딸 김선혜 씨와 결혼했다. 재계 혼맥의 핵심에 있는 LG그룹과 대림산업의 연을 맺은 것이다.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 명예회장과 외모와 성격 등 여러모로 '닮은 꼴'이라는 평가다. 키가 훤칠하고 듬직하면서도 성격은 세심한데다 근면해 부친과 거의 똑같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말이다.

이 부회장은 '실용'적인 면을 무척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림산업의 아파트 'e-편한세상'이 다른 대형 건설사와 달리 투박한 듯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높은 인지도를 얻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림산업이 각종 기업이미지 광고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부회장의 영향이 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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