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어머니 상대로 239억 소송, 통일교에 무슨 일이?

윤주헌 기자 calling@chosun.com 2011. 5. 3.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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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주변 "文총재 후계 놓고 아들간 갈등"

문선명 (91) 통일교 총재의 셋째 아들 문현진(42)씨가 운영하는 기업이 문 회장 어머니인 한학자(68)씨가 대표로 있는 기업을 상대로 238억7500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를 놓고 통일교 주변에선 "문선명 총재 후계자 경쟁에서 발생한 형제들 간 반목(反目)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문현진 UCI(통일교세계재단)그룹 회장은 문 총재의 아들 7명 중 3남이지만 장남(2008년 사망)과 차남(1984년 사망)이 세상을 떠나 실질적인 장남 역할을 해왔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MBA)을 졸업한 문 회장은 천주평화연합(UPF), 통일그룹 세계재단, 세계평화청년연합회 세계회장, 선문평화축구재단 이사장 등 통일교 내부에서 주요 직책을 거치면서 '문 총재의 뒤를 이을 사람'으로 평가돼 왔다. 문 회장은 문 총재의 국제활동에 항상 동행하며 약 10년간 후계자 수업을 받기도 했다. 형제들 사이에서도 카리스마와 언변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3년 4세의 나이에 미국에 건너가 생활해온 덕에 사고방식이 틀에 얽매이지 않고 활동적이라 '젊은 시절 문 총재'와 흡사하다는 평도 있다.

차기 후계자 경쟁에서 이같이 앞서나가고 있던 문 회장은 UCI 그룹 산하에 있는 미국 워싱턴타임스의 경영 방침을 둘러싸고 아버지 문 총재와 사이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 회장은 워싱턴타임스가 온라인 매체로 변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문 총재가 반대했다고 한다.

통일교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자신의 주장을 쉽게 굽히지 않는 문 회장과 (문 총재의)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일교 내에서 문 회장 입지는 2009년 초부터 급격히 위축됐다. 통일그룹 내에서의 모든 직위도 UCI 회장이라는 것만 빼고 막냇동생인 형진(32·통일교 세계회장)씨에게 내줬다. 작년 6월 5일 문 총재가 형진씨를 자신의 '상속자'로 지목한 문건을 배포하고 통일교가 운영하는 기업 전반을 4남인 국진(41)씨에게 위임했다. 문 회장이 후계자 경쟁에서 배제된 것이다.

2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문 회장이 운영하는 UCI 그룹 계열사인 워싱턴타임스항공(WTA)은 지난 1월 한학자씨가 대표로 있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선교회(통일교선교회)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238억7500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WTA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의 관계자는 "WTA 소유 회사 자금으로 WTA 통장에 보관돼 있던 한화 160억원과 미화 700만달러를 2009년 10월 해임된 전 대표이사 주동문씨가 한 달 뒤 통일교선교회 통장으로 불법 송금했기 때문에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교회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지안 관계자는 "이 돈은 선교회의 여러 사업에 쓰기 위해 2009년 11월 WTA측으로부터 적법하게 차용한 돈"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을 빌릴 때 차용증도 작성했고 이자는 연 6%에 대여기간은 1년이며, 상호협의에 따라 연장 가능하다는 조항도 있다"고 말했다.

통일교 관계자는 "통일교 내 선교재단이나 기업 간에는 경영상 어려움이 있을 때 돈을 차용해주고 돌려받곤 했다"며 "형식적으로는 아들이 어머니에게 소송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랫사람들이 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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