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초등생 수학여행단 '모텔촌 숙소' 물의
경북 경주로 수학여행을 오는 일부 초등학교들이 모텔과 주점 등이 밀집한 곳에 숙소를 정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경주 숙박업계에 따르면 경기 안산 소재 ㅎ초등학교는 이달 말 6학년 수학여행단 300여명의 숙소로 경주 보문단지 내 10여개 숙박업소가 밀집된 지역의 한 유스호스텔을 사용할 예정이다.
경기 화성 소재 ㅅ초등학교 수학여행단 190여명과 경기 평택 소재 ㄷ초등학교 270여명도 각각 내달 중순과 내달 말 이 숙박단지의 또 다른 유스호스텔을 숙소로 정했다.

14일 경주 보문단지 내 한 모텔촌에 초등학교 수학여행단을 태운 관광버스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 백승목 기자이곳은 바로 옆에 여러 모텔과 소형 호텔이 들어서 있고, 반경 40~50m 이내에 가요주점·단란주점 등 청소년 유해업소들이 위치해 있다. 시민 박모씨(40)는 "모텔촌으로 통하는 곳을 초등학생들이 오가는 것은 보기 안좋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는 아예 가요주점이 건물 지하에 있는 보문관광단지 내 중·대형 호텔의 단체객실을 빌려 숙소로 사용하기도 한다. 호텔 관계자는 "이달 들어서는 매주 한 개 학교의 수학여행단이 계속 이어진다"고 말했다.
ㄷ초등학교 관계자는 "관광지에서 술집이나 모텔 등이 없는 숙소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면서 "사전답사와 학생들의 안전문제 등을 모두 고려해 숙소를 정했다"고 말했다.
학교와 숙박업소들은 조달청 홈페이지에 있는 '나라장터' 코너에서 경쟁입찰을 통해 거래한다. 학교 측은 응찰업소 중 2~3개를 선정해 사전답사한 후 수학여행단 숙소를 정한다. 2박3일 일정의 숙소 이용경비는 대략 1인당 5만1000~5만8000원이다.
그러나 답사가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모씨(58)는 "경기 지역의 한 초등학교 수학여행 입찰에 응찰했는데 사전답사조차 나오지 않았다"면서 "응찰할 때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해 어쩔 도리가 없다"고 털어놨다.
교육청은 직접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수학여행단 숙소 선정에 특별한 기준은 없다"면서 "결국 학교 측이 현장지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경북지부 이용기 대변인은 "수학여행도 학업의 연장인 만큼 꼼꼼히 따져서 건전한 분위기의 숙소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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