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추천 서울 응암초등학교 부설 '온종일 돌봄교실' 가보니..
"포근한 분위기… 엄마같은 선생님… 내집 같아요"
[세계일보]
2일 새 학기 첫날 문을 연 서울 응암초등학교. 학기 초 특유의 어수선함 속에서도 본관 한쪽에 마련된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의 분위기는 안정되고 포근해 보였다. 보육에 필요한 각종 살림살이와 교구가 말끔히 정리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학교를 모범적인 돌봄교실로 추천했다.
교실 3개를 1학년 교실, 2학년 교실, 주방으로 나눠 연두색, 노란색, 푸른색이 섞이도록 인테리어를 했다. 얼핏 보면 시설 좋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4대, EBS 교육방송이나 애니메이션 등을 시청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션 TV도 갖췄다. 주방이 따로 설치되지 않아 식사나 간식을 주로 사서 먹이는 다른 학교들과 달리 이 학교는 주방이 따로 설치돼 있고, 조리사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제공한다. 전은이(28·여) 돌봄교실 담당교사는 "아이들이 집을 대신해서 있는 곳이기 때문에 편안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루 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4시쯤 이제 막 2∼3학년이 된 아이들 15명 정도가 2개 교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블럭쌓기를 하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10여분 후 3학년 아이들이 보육교사와 함께 수업에 들어갔다. '방학생활' 교재 가운데 동물 흉내내기 단원 수업. 돌아가면서 각자 준비한 동물 소리를 내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수업은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온종일 돌봄교실은 지난해까지 방과 후에만 운영했던 '초등 돌봄교실' 서비스를 확대한 것으로,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거의 하루종일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봐준다. 교과부는 올 1학기부터 전국 1000개 학교에 이 같은 시설을 마련했다. 서울·경기에 493곳, 부산 119곳, 경북 74곳, 대구 68곳 등에서 운영에 들어갔으며 선정된 학교에는 인건비와 운영비로 학교당 5000만원이 지원된다.
이용 대상은 맞벌이 부부와 한부모 가정, 저소득층 자녀지만 일반 유치원생, 초등학생도 참여가 가능하다. 저소득층 대상자의 경우에는 매달 수익자가 부담하는 보육료 6만원가량이 면제된다.
돌봄교실 학생들의 하루 일과는 이렇다. 일찍 출근하는 부모가 출근길에 아이를 맡기면 교실에서 식사를 하고 수업 시작 전까지 교사와 교실에서 머무르며 수업을 준비한다. 수업이 끝나면 다시 교실로 돌아와서 각자 신청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들으러 간다. 2명의 보육교사는 학생별로 수강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파악해 시간에 맞춰 수업에 들여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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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응암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온종일 돌봄교실'에서 영어수업을 듣고 있다.응암초등학교 제공 |
방과후 수업이 모두 끝나면 다시 교실로 돌아와 영어 등의 수업을 받고 숙제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간식과 저녁을 먹은 뒤에 퇴근 후 부모가 데리러 오면 함께 귀가한다. 학생의 귀가는 학부모 동행을 원칙으로 한다. 보육교사들은 보육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일부는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까지 갖춘 보육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학생들이 학교에 있는 동안은 엄마 역할을 대신한다. 방학 때는 바쁜 부모를 대신해 박물관이나 공연 등 체험학습에도 데려간다.
보육뿐 아니라 기초학습까지 책임진다. 가르치는 분야는 창의 미술, 받아쓰기, 인성교육 등 다양하다. 이 학교는 일주일에 2차례 영어강사를 초빙해 영어 회화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전 교사는 "돌봄교실 지원금으로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영어나 논술 등 특별수업을 할 수 있다"며 "1∼2학년생은 처음 영어를 접할 때는 두려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영어에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 학교 3학년 최모양은 "교실에 있으면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다"면서 "특히 친구들과 오랫동안 놀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모군도 "영어가 무서웠는데 돌봄교실에서 배우고 난 뒤 재미있어졌다"며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학교에 오래 있어도 심심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용 학부모의 만족도 역시 상당히 높다. 일단 자녀의 학교생활 적응력 향상과 특기적성 계발 면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고 자녀의 정서적 안정감, 사교육비 부담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다.
응암초 관계자는 "보육이 꼭 필요한 1∼2학년만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는데 올해 운영시간이 온종일로 바뀌면서 신청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1차 학교 공모 때는 홍보가 잘 안 돼 미달됐지만 추가모집에서는 경쟁률이 2대 1이나 됐다"며 "수요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운영기관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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