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규리 "가슴에 꾹 눌러 담은 감정 만개할 날 오겠죠"




배우 김규리(32)가 오랜 공백을 깨고 코믹 영화 '사랑이 무서워'로 대중 앞에 돌아왔다.
영화 '미인도' 이후 3년 만의 장편 복귀작인 '사랑이 무서워'(감독 정우철)에서 매출 1위를 자랑하는 홈쇼핑 완판 모델 소연 역을 맡아 임창정과 코믹 호흡을 이뤘다. 그가 코믹 영화의 주연을 맡은 것은 99년 드라마 '학교'로 데뷔한 이래 처음이다.
초봄의 훈풍이 불어 따뜻한 기운이 물씬한 지난달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규리를 만났다. 2년 6개월 전 '미인도' 인터뷰로 만났을 당시보다 조금 야윈 듯 했지만 치렁치렁한 생머리를 휘날리며 카메라를 향해 싱긋 미소를 날리는 모습에 단아한 여성미가 묻어난다.
2년 전 개명한 이름이 입에 쉽게 익지 않은 탓에 몇 번 김민선씨라고 호명하자 눈을 찡긋하며 주의를 준다. 이름까지 바꾸며 잠행기를 가진 이유를 먼저 물었다.
"이름을 바꾼 것에 큰 이유는 없어요. 민선이라는 이름에 불만이 있었어요. 규리라는 이름이 태명이자 부모님이 어릴 적부터 불러주신 이름이기에 훨씬 친근했어요. 이름을 새로 바꿨으니 앞으로 좋은 일만 일어나겠죠? 대중들이 친숙해 하실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활동해야겠어요."
김규리는 지난 2008년 '미인도'에서 독보적인 고전적 섹시미를 선보이며 흥행의 중심에 섰지만 같은 해 광우병 파동 등과 관련된 미니홈피 발언으로 예상치 못한 홍역을 치렀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서도 활기찬 모습과 달리 답변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한 모습이었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하는 일이 참 즐거워요. 특히 인터뷰 자리는 매우 즐기는 편이에요. 나와 다른 시각을 가진 분들을 만나 새로운 시선과 질문을 접하는 일은 즐겁죠. 하지만 아직 무서운 것도 사실이에요. 더 이상 다치고 싶지 않으니까요. 뜨거운 감자는 그냥 뜨거운 감자로 놔두고 싶어요. 저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많이 다친 게 사실이에요."
신작의 소연 역은 뛰어난 몸매와 외모를 지닌 인물로 홈쇼핑 시식 모델 상열(임창정)과 하룻밤을 보낸 후 특별한 사연을 엮어간다. 김규리는 소연 역을 통해 매혹적인 모습과 과감하고 농익은 대사로 숨겨진 코믹 본능을 발휘했다.
"저 자신을 위해 웃음이 필요하던 시기에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시나리오를 읽는데 머릿속에 화면이 짠하고 그려지면서 만화 한 편이 후다닥 지나 갔어요. 딱 이 작품이다 싶었죠."
김규리는 오래 전 선배 김희애가 스쳐 지나가 듯 들려주었던 한 마디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며 일화를 공개했다. "한참 제가 가진 색을 찾고 싶어서 안 입던 치마도 입고 하이힐도 신고 화장도 많이 하고 다닌 적이 있어요. 한 번은 김희애 선배님이 '못난이도 작품만 잘 만나면 예뻐 보이지'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때가 '미인도'를 만나기 전이에요. 그 얘기가 '아직 네 작품을 못 만난 거야'로 들렸어요. 어릴 적에는 롤모델을 외국 배우들에게만 찾았죠. 얼마나 건방졌던 지요. 지금은 고현정, 이미연, 문소리, 김희애 선배들이 계시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든든해요."
추운 겨울을 난 나무들이 꽃봉오리를 터뜨리듯 김규리는 '사랑이 무서워'를 비롯해 두 편의 신작들을 준비해 놓고 있다. '풍산개'가 4월 개봉을 앞두고 있고, 양윤호 감독이 연출한 3D 호러 영화 '기생령'이 다음 달 촬영을 시작한다.
"배우로서 아직도 못 보여드린 것이 너무 많아요. 가슴에 꾹꾹 눌러 담은 감정들로 깊이를 만들고 있어요. 언젠간 이 감정들을 터뜨려 깜짝 놀라게 해드릴 때가 오겠죠? 조금씩 성숙되고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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