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사의 여행스케치]기억의 건축-마카오

오영욱 | 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2011. 2. 2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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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와 제국주의의 폐해는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아시아에 걸쳐 고르게 분포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신들의 문명이 몰살당했던 아메리카나, 긴 노예생활의 수렁에 빠졌던 아프리카에 비해 아시아는 가장 뒤늦게 고통을 받았지요. 덕분에 언어와 문명을 지켜낼 수 있었지만, 도시에는 열강들이 남긴 상처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서서히 제국주의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식민지배의 흔적이었던 아시아 도시들의 유럽식 건축들이 이제는 관광 상품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죠. 450년 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아온 마카오 역시 그들의 주요 관광 자원은 포르투갈식 건물과 광장입니다. 중국 문화와 포르투갈 문화가 뒤섞이며 자아내는 풍경은 제법 매력적입니다.

우리 역시 일본 제국주의의 흔적들을 많이 안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일본의 흔적을 관광 상품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흔적들을 지우려고 애를 씁니다.

문득 아직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가 식민지였던 장소에 가서 유럽식 건물을 보며 즐거워하는 게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우리가 굳이 일본식 건물들을 부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일 테니까요.

< 오영욱 | 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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