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32423개, 박찬호 공 하나당 300만원 벌었다

김남형 2010. 12. 2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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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통산 3만2423개의 공을 던졌다. 박찬호는 빅리그에서 17년을 보내는 동안 평균적으로 공 하나당 300만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피나는 노력이 없었다면 박찬호의 공 하나당 값어치는 몇만원 수준에 그쳤을 수도 있다. 박찬호가 지난 96년 생애 첫승을 거뒀던 날, 스포츠조선 1면 사진이다. 스포츠조선 DB

17년 미국 생활을 접은 박찬호는 과연 공 하나당 얼마를 벌었을까.

오릭스행이 결정된 박찬호는 현재로서는 빅리그로 돌아갈 확률이 거의 없다. 박찬호 본인이 이미 "국가대표에서 은퇴할 때와 마찬가지 심정이다. 메이저리그를 떠나게 된 게 서글프다"고 했다. 이제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박찬호가 빅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거두는 동안 총 투구수는 3만2423개였다. 메이저리그 전문 웹사이트인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총 투구수다. 그밖의 빅리그 관련 웹사이트에선 박찬호의 총 투구수를 확인하기 힘들다.

공교롭게도 '32423'이란 숫자는 뒤집어도 똑같다. 굉장한 우연의 일치겠지만, 마치 일본에서의 새 출발을 상징하는 듯하다.

야구공의 실밥수가 108개다. 때문에 흔히 야구에서의 수싸움을 '108번뇌'와 비유하곤 한다. 전형적인 '디지틀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투수의 공 하나에서부터 모든 플레이가 시작된다. 박찬호는 짧지 않은 메이저리그 경력 동안 3만2423번의 번뇌를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중에는 박찬호조차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투구, 배리 본즈에게 내준 홈런 신기록 71호와 72호, 첫 완봉승을 거둘 때의 마지막 피칭, 노모 히데오를 넘어 124승을 달성했던 마지막 피칭, 결국엔 빅리그 마지막 등판이 된 지난 10월2일(한국시각) 플로리다 말린스 원정경기에서의 48개(탈삼진 6개·3이닝 무실점)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일구일구가 모두 박찬호와 한국 야구의 역사였다.

역시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박찬호가 미국에서 순수 몸값만으로 벌어들인 돈은 8655만6945달러다. 기타 옵션이나 CF 출연 수입은 배제된 금액. 22일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1000억1654만9947원이다.

따라서 총 투구수 3만2423개를 연봉 총합으로 나누면 공 하나당 308만4740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잔뜩 기합을 불어넣은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박찬호는 평균 300만원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같은 수치만 놓고 박찬호가 '겨우 공 하나 던지면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판단하는 건 금물이다. 이 금액은 17년의 세월이 풍파 속에 만들어낸 평균이다. 박찬호가 94년 미국 진출 직후 몇년 뛰지도 못하고 실패했다면, 공 하나당 몸값은 형편 없는 금액에 그쳤을 것이다. '뭘 그리 많이 받았나'라는 삐딱한 시선 보다는 '정말 많은 노력 끝에 공 한개의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시선이 올바른 것이다.

때론 공 하나를 다시 던지기 위해 엄청난 재활의 과정을 거친 박찬호다. 그가 흘렸던 땀방울이 3만2423개의 야구공에 녹아있다. 이제 일본으로 옮겼지만, 한국 야구팬들은 빅리거 박찬호의 과거를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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