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무기 이야기] <6> 바다의 별 '해성' 함대함 미사일 (中)

2010. 12. 1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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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영함서 발사된 첫 순항유도탄208초만에 표적선박 정확히 명중

2005년 한 해가 저물어가던 12월20일 동해상에서 한국형 구축함 대조영함이 3m 높이의 거센 파도를 뚫고 힘차게 항진했다. 대조영함은 이날 매우 중요한 임무를 띠고 출항했다. 이 해역에는 대조영함 말고도 수척의 해군 전투함이 항해 중이었고 209급 잠수함과 P-3C 해상초계기도 배치됐다. 함상에서는 함장부터 신참 수병에 이르기까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함교와 함내 식당에는 더러 군복을 입지 않은 민간인도 보였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원들이었다.

이날 대조영함에서는 함대함 유도무기의 수락(受諾)시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실전배치에 앞서 첫 양산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자리였다.

◇2005년 12월 '해성' 함대함 미사일 양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수락시험에서 해성이 표적함을 명중시키고 있다.ADD 제공

이 유도무기는 ADD가 1996년부터 LIG넥스원(당시 넥스원퓨처) 등 국내 방산업체와 함께 1000억원을 들여 개발에 착수, 2003년 8월21일 해군의 최종 운용평가시험을 통과하고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전투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대한민국 최초의 순항(Cruise) 미사일이었다. 하지만 이날 발사시험을 통과해야만 실전에 배치될 수 있었다. 시험이 실패로 돌아가면 개발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누구도 성공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100% 성공을 장담하지도 못했다.

한 수병의 우렁찬 복명복창 소리와 함께 낮 12시46분 발사시험에 돌입했다. 이윽고 오후 1시30분 함장의 유도탄 발사명령이 하달되고 곧바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스리, 투, 원, 제로" 소리와 동시에 대조영함 중간에 위치한 유도탄 발사대에서 백색의 미사일이 푸른빛이 감도는 불기둥을 내뿜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유도탄은 부스터(추진체)를 떼어내고는 바다 위에서 일정 높이를 유지한 채 1차 변침점(way point)을 통과하는 등 사전 입력된 공격침로(針路)를 따라 정확하게 비행했다. 이 모습은 미사일에 장착된 TLM(축소형 원격측정장비)에 의해 대조영함에 생생하게 전달됐다. 또한 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을 통해 육상의 지휘부에도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송됐다. 마침내 오후 1시34분 대조영함 모니터상에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폭발 영상이 잡혔다. 발사버튼을 누른 지 정확히 208초 만에 미사일이 바다 위에 떠 있던 표적함에 명중, 폭발한 것이다. 해저에서 은밀히 기동하던 209급 잠수함도 폭발음을 탐지했다. 목표 표적에 대한 미사일 발사에서 부스터 분리→엔진시동→비행→변침→표적탐색→표적공격→명중→폭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완벽하게 작동한 것이다.

2003년 8월 시험발사 때 이 미사일은 핵심 기술인 마이크로웨이브 탐색기(마이크로웨이브 전자파를 이용해 표적을 탐지·추적하는 대함·대공 유도탄용 탐색기)를 외국산으로 장착했지만 이날 발사 때는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탐색기를 달았다. 또한 개발 초기 100㎞에도 못 미쳤던 사거리는 135㎞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유도무기가 바로 바다의 별 '해성'(海星)이다. 1996년 ADD 연구원들이 '개발에 실패한 단거리 함대함 미사일 '해룡'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독자 연구개발을 선언하고 개발에 착수한 지 10년 만에 이룬 개가였다. 이로써 한국은 자국에서 생산된 대함 미사일을 운용하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가 됐다.

박병진 기자, 공동기획 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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