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섭의 영화속 여성이야기] ③ 귀부인과 승무원

2010. 12. 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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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할 정도로 관능적이며 동시에 계급적 불평등을 파헤친 이 영화는 다음에 언급한 영화들의 대모로서 자격이 차고 넘치는 영화다. 골디 혼과 커트 러셀 주연의 '환상의 커플', 해리슨 포드와 앤 헤이시 주연의 '식스 데이 식스 나잇', 그리고 동숭동 단골 레퍼토리인 연극 '병사와 수녀' 등등. 마돈나와 그의 남편인 가이 리치가 리메이크해서 골든 라즈베리상 5개 부문을 석권한 '스웹트 어웨이' 오리지널 작품으로 바로 이탈리아의 여류감독인 리나 베르트뮬러 감독의 1974년 작품 '귀부인과 승무원'이다.

사르디니아 해변의 화려한 요트 세뇨라에서 부유한 라파엘라 부부와 친구들이 여름을 즐기고 있다. 선원 중 한 명인 제나리노는 그들 명령을 묵묵히 수행하면서 안하무인의 태도를 참아낸다.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부는 어느 날 제나리노와 라파엘라가 고무 보트로 동굴 여행을 떠나면서 갑작스러운 엔진 고장으로 보트는 무인도에 다다르고, 이때부터 두 사람 관계는 뒤바뀌기 시작한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거만을 떨며 자신을 업신여기는 라파엘라에게 제나리노는 음식과 잠자리를 미끼로 철저히 역전된 상황을 즐긴다. 라파엘라 역시 제나리노의 불같은 정열과 남성다움에 반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무인도에서 사랑을 꽃피우게 된다. 그러나 결국 무인도에서 구조된 후 두 사람은 각자 계급으로 돌아가게 되고, 다시 부잣집 마나님이 된 라파엘라는 제나리노를 선택할 수 있을지.

사실 라파엘라는 영화 속 여성의 자격을 대표하기엔 지나치게 오만하고 귀족적이다. 자신을 시중드는 남자 제나리노에게 땀 냄새가 난다든가, 스파게티가 맛없다는 둥 온갖 투정을 부린다. 우아함을 목에 두른 채 내숭덩어리 백조로 살아가는 그녀. 무인도에 불시착하자마자 더 이상 돈이 필요 없게 된 제나리노는 라파엘라를 짐승 다루듯 때리고, 라파엘라는 이를 사랑이라고 받아들이며 그의 발 아래에 무릎을 꿇는다.

이탈리아가 낳은 최고 스타 여성감독인 리나 베르트뮬러는 기존의 모든 통념에 조소를 보내며 귀부인과 승무원을 놀라울 정도로 완벽한 정치적인 드라마로 변모시킨다. 계급이 역전되자 이번에는 지독한 가부장제와 성차별이 남과 여를 찾아들고, 인간을 치장하는 모든 외피를 손에서 놓아 버린 두 사람은 해변에서 그야말로 '알몸의 삶'을 즐긴다. 그러니까 가부장제의 기원을 생존과 야만의 시대에서 찾는 리나 베르트뮬러는 이 지구상에 여성과 남성 단 두 사람만이 존재하더라도 권력 관계는 존재할 것이며, 그것을 거머쥔 자는 누구나 오만과 이기주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데 야멸찬 동의를 보낸다.

여성 감독 손에 의해 철저하게 벗겨진 여성의 계급적 억압을 보여준 '귀부인과 승무원'은 여성은 자신에게 씨를 뿌린 한 남성에게 집중한다는 진화심리학적 속설을 증거하며 씁씁한 블랙 코미디의 여운을 남긴다(여성 전사 마돈나가 이런 배역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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