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물<16>팬티는 본래부터 있을 곳에 없었다

【서울=뉴시스】원작 박인권·글 유운하
◇제3화 나비의 야망<16회>
김현숙 원장이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활짝 웃는 모습은 실로 처음이었다. 치과 의사답게 가지런한 하얀 건강이 그대로 드러나며 아름답기까지 했다.
"또 작업이군요. 왕제비님의…!"
그녀는 말을 그렇게 하고서 입을 벌려서 아이처럼 하류의 숟가락을 받아먹었다.
"대단한 맛이에요."
김 원장이 감탄했다.
"아버지의 원조 곰탕은 대통령도 드셨던 최고의 맛입니다."
"사실 저는 곰탕이나…설렁탕…이런 거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제부터는 매우 가까워질 것 같아요."
"기왕이면 우리 집을 단골로 이용해 주세요."
"그건…어려울 거 같아요."
김 원장의 대답에 말문이 막혀왔다. 이런 대화에는 의례적으로 "네, 그러지요" 하는 것이 상례였다. 그런데 김 원장은 부정을 한 것이다. 하류는 다소 얼떨떨한 얼굴로 곰탕을 먹고 있는 그녀를 응시했다. 왜냐고 묻지는 않았다. 김 원장이라면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짐작만 할 뿐이었다.
"묻지 않는 것도 고도의 작업이지요?"
김 원장의 의표를 찌르는 질문에 당황한 것은 오히려 하류였다.
"아닙니다. 그냥 원장님이라면 뭔가 깊은 뜻이 있을 것이라 짐작해서."
그녀는 짧은 미소로 침묵했다. 그리고는 숙연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조용히 곰탕 그릇을 비웠다.
"너무 행복 하군요."
그녀가 빈 그릇을 챙기는 하류에게 말문을 열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하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두 원장님처럼 호기심이 많습니다. 특히 여자에 대한 궁금증은 직업병의 수준을 넘고 있지요. 사실 너무 궁금해서 찾아 왔습니다."
"알고 싶은 게 뭐죠?"
"처음에는 한 가지였지만 이제 세 가지가 됐습니다."
"세 가지씩이나…그 중 꼭 하나만 대답해 드리죠. 어떤 건가요?"
하류는 잠시 주춤 거렸지만 작심했던 내용을 물었다.
"나와 아버지를 만나러 가실 때, 차 안에서…분명 눈물을 보이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연유를 묻고 싶었습니다. 왜…? "
김 원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느닷없이 칫솔질을 시작했다. 보통 사람보다 두 배는 더 정성을 들여 양치질을 하는 모습을 하류는 인내심 있게 기다려줬다.
"아, 개운하네요. 습관이라서."
그런 습관은 하류에게도 있었다. 치과 의사가 이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정성처럼 하류도 여자들과 섹스를 하고 난 후에는 아랫도리에 최선을 다해 수 십 번이고 씻어낸다. 공감이 가는 행위였다.
"대답해 드리죠. 궁금하시다니…사실 부모님 생각이 떠올랐어요. 진짜 사랑하는 남자의 집에 초대돼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가게 되었다면…돌아가신 부모님들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하고요. 훗, 특별난 의미는 아니죠."
하류는 김 원장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공연히 그녀와 이미 돌아가신 망자들에게도 죄를 짓는 기분이 들었다.
"미안합니다."
"사과는 필요 없어요. 내가 원해서 했던 일이었으니까요."
"남은 궁금증도 묻고 싶지만 참도록 하겠습니다.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하류는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등을 돌렸다. 문의 도어를 손으로 잡는 순간에 어디선가 꽃나비 한 마리가 하류를 희롱하듯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팔랑이는 날갯짓과 김 원장의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나비는 언제나 꽃을 찾아서 날아들죠. 이 나비는 그보다 훨씬 더 큰 야망으로 내게 날아들었지만,이제 나는 나비의 주인을 유혹 하려고요!"
하류는 멈췄다. 동시에 혈관을 타고 온 전신을 휘감아 도는 열기에 긴장이 고조됐다. 상대 여자가 원했을 때 제비의 칼은 광채가 나고, 속도가 나고, 예리해진다. 칼날이 사타구니를 찢고 섬광을 뿜어내며 발기한다.
"널 원해!"
김 원장이 달려와서 하류의 허리를 뒤에서 휘감았다.
"병원에서 너의 그곳을 보았어.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지. 내게 의도적인 행위라는 것도 눈치챘어. "
하류는 능숙하게 몸을 돌려서 김 원장의 몸을 안았다. 말은 이 순간 필요치 않았다. 새털 같이 가벼운 몸이 바르르 경련하고 있었다. 그녀는 온 몸으로 하류를 원했다.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널 그냥 포기하기 싫어서 나비를 가져왔어."
내가 궁금해 했던 이야기를 그녀는 술술 풀어내고 있었다. 짐작대로였다.
"너의 곰탕집을 가지 않겠다는 것은 혹시나 또 다시 네가 미치도록 그리워질까봐서…"
김 원장은 뒷말을 잇지 못했다. 하류의 제비칼이 그녀의 원피스 아래를 뚫고 용광로처럼 뜨겁게 밀고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팬티는 본래부터 있을 곳에 없었다. 무혈입성을 한 제비의 칼은 이제 무차별 난도질만을 남겨두고 있을 뿐이었다.
"아악…!"
김 원장의 비명이 폭풍이 돼 베어오는 칼의 쾌감에 점차 흐느낌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하류의 거친 어깨를 손톱으로 움켜쥐며 몸부림쳤다.
하류는 서두르지 않았지만 절대 여유를 두지 않았다. 제비의 칼은 이제 서서히 초식을 시작으로 열 여덟 번의 변화무쌍한 18초식을 두루 시전하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김 원장은 하류의 일곱 번째 초식에서 그만 일신의 황홀감을 폭발시키며 혼절하고 말았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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