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키스로 전염되는 '구강성병' 주의보

강남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57) 씨는 얼마 전 노래주점에서 도우미와 농도 짙은 키스를 한 뒤부터 목이 붓고 가래가 끓고 이물감이 느껴졌다. 이비인후과를 몇 차례 찾아갔지만 낫지 않자 찜찜한 마음에 비뇨기과를 찾아가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놀라운 사실을 들어야 했다. 목구멍이 '마이코플라스마'라는 성병 세균에 감염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비인후과를 다니는 사이 그의 아내도 같은 균에 감염됐다.
위 사례는 조정호 골드만비뇨기과 원장이 직접 접한 환자의 얘기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조 원장은 "구강·인두·후두도 점막 부위이기 때문에 요도를 감염시키는 동일한 세균에 감염될 수 있고 간혹 눈 점막으로 전이되기도 한다. 성병을 가진 성기를 '오럴(구강성교)'하면서 균이 입으로 옮고, 그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키스만 해도 전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흥업소에서 '오럴'이 크게 늘어나면서 구강성병도 늘어나는 추세다. "성교할 때는 콘돔을 끼지만 '오럴'할 때는 무방비 상태가 아닙니까.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보건증을 받을 때 혈액과 분비물을 통해 성병 여부를 검사하지만 구강을 검사하지는 않습니다."
조 원장이 요도염으로 내원한 환자 중 목에 이상을 느낀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74명 중 27명(36.5%)이 구강 내 성병에 감염될 정도로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조 원장은 구강성병을 소홀히 여기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목이 붓고 아프면 대개 감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감기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는 추세여서 균이 계속 남아 있는데 자신도 모르게 아내에게 성병을 옮길 수 있습니다. 더욱이 '클라미디아' 균은 남자의 정관, 여자의 나팔관을 섬유화해 막아버리기 때문에 불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조 원장에 따르면 과거에 많았던 성병인 임질은 요즘 드물고, 80% 이상이 비임균성 요도염이다. 비임균성 세균은 일반 배양 검사로 찾기 어렵고 '핵산 증폭 검사'를 통해 세균의 DNA를 조사해야 밝혀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성병이 의심되면 여성이더라도 산부인과 대신 정밀 검사를 받기 위해 비뇨기과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병원이 뱅뱅사거리 인근 강남대로변에 위치한 만큼 골드만비뇨기과를 찾는 여성들은 20~30대 여성이 많은 편이다. '유흥업소 종사자들이냐'고 물어보자 조 원장은 "아무래도 지역이 그러니까"라며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전업 주부들 중 구강성병 증상으로 병원을 찾을 때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있든가, 또는 본인이 외도했을 때 찾아오는 편이다. 그러나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주부는 '잘못한 남편'이 성병 얘기를 하지 않고 "염증이 있는지 검사해 보자"며 데리고 오기도 한다고. 물론 그 부인이 아무것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구강성병에 대해 조 원장은 세 가지를 충고했다. 첫째, 모든 성병 예방의 '1순위'는 검증된 파트너 1명과 '관계(키스 포함)'를 가져야 한다는 것. 둘째, 성관계 때는 물론 '오럴' 때도 콘돔을 써야 한다는 것. 셋째,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것.
약력 : 1970년생. 94년 전남대 의대 졸업. 강남성심병원 수련의. 99년 유엔 동티모르 의무지원반장. 2000년 국군수도병원 비뇨기과장. 2002년 골드만비뇨기과 개업(현). 2006년 한림대 비뇨기과 석사. 2001년 한림대 의대 외래교수(현).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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