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얼, 정엽 그리고 나 에코브릿지"[인터뷰]



에코브릿지(32, 본명 이종명)의 새 미니앨범 '폴 에이크'(Fall-Ache)에는 세 명의 보컬리스트가 공존한다. 타이틀곡 '가을이 아프다'와 '사랑아'는 에코브릿지 본인이 노래를 불렀고, 정엽이 '나랑가자'를, 나얼이 '첫째날'을 불렀다. 담백하고 담담한 목소리의 에코브릿지와 섬세한 감수성의 정엽, 선이 굵은 나얼의 목소리가 한 앨범에 들어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음악팬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에코브릿지는 두 보컬리스트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둘 다 오래된 인연들이고 오래 작업을 해 온 사람들이라 작업자체는 편했다"고 운을 뗐다.
에코브릿지는 정엽이 부른 노래 '나랑가자'에 대해서 "곡을 만든지는 꽤 된 것 같다. 애초 정엽씨 특유의 가성을 잘 살릴 수 있는, 그 음역대를 생각 하면서 만든 곡이다"며 "정엽씨 말고는 어울리는 사람이 없겠다 싶었던 곡이다."고 말했다.
이어 '첫째날'에 대해서는 "사실 이 노래는 내가 부르고 싶었다"고 웃으며 "내가 한참 불러보다가 이건 나얼씨가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탁했다"고 말했다. "나얼씨가 '귀로' 이후 솔로곡이 없어 사람들이 많이 듣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했고, 내 식의 발라드를 나얼씨 목소리에 입히는 작업도 작곡가로서 한번쯤 시도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에코브릿지와 정엽, 나얼 두 보컬리스트는 음악적 파트너이기 전에 깊은 우정을 쌓은 친구들이다. 나얼의 경우 에코브릿지와 고등학교 동창이다. 둘은 고등학교 재학당시 블랙커피라는 보컬그룹(?)을 결성해 활동했던 사이다. 에코브릿지는 "고음불가 같은 콘셉트 였다. 노래자랑 같은 대회에 열심히 나가서 매번 꼴찌를 한 걸로 유명했다. 나얼씨와 '블랙커피' 용됐다는 말을 가끔씩 한다."며 웃었다.
에코브릿지와 정엽은 군생활을 하면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제대 후 허니듀오라는 작곡팀을 결성해 동고동락하며 현재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에코브릿지는 "군 제대하고 둘이 정말 많이 놀았던 것 같다. 둘이 허니듀오를 결성하고 상수동 쪽 지하방에 작업실을 차렸는데 같은 건물 1층에 있던 술집보다 나가는 소주병 개수가 많을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창작작업에서 공동작업이란 말처럼 쉽지 않다. 에코브릿지와 정엽의 허니듀오라는 작곡팀은 쌓인 소주병만큼의 인간적인 애정과 신뢰로 유지되고 있다.
"나는 도, 정엽씨가 미가 좋다고 해서 레로 할 수는 없는 것처럼 창작에는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해 다 보여주지 않으면 함께 작업하는 건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이런 걸출한 보컬리스트들을 거느리고(?) 있는 작곡가가 마이크를 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에코브릿지의 목소리만이 가진 감성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작곡가로서 입지가 공고한 만큼 굳이 노래에 욕심을 낼 이유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다소 노골적이고 뻔뻔한 질문에 에코브릿지는 "사실 앨범을 내더라도 프로듀싱 앨범처럼 피처링으로만 해서 객원 보컬 써도 된다는 생각을 안하는 건 아니다"고 털어놓고 "1, 2집 때부터 굳이 노래를 하는 이유는 사람들하고 공연 무대에서 하는 게 음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뮤지션은 음악을 만드는 것 만큼 표현하고 그 표현을 듣는 사람들과 교감을 하는 과정이 큰 의미를 갖는다는 뜻이다.
끝으로 에코브릿지는 "이번 앨범에서도 많이 집중했던 부분은 나 스스로를 감동시키는 것이었다. 적어도 내 창작물과 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에코브릿지의 이번 미니앨범은 푸짐한 만찬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미식가들의 구미를 충족시키기는 충분하다. 그리고 단 한번이라도 그 음식을 맛 본다면 분명 다시 에코브릿지를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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