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잇는 사람들] 서울시 무형문화재 13호 매듭장 조교 노미자
과거를 엮고 현재를 맺고 미래를 짜고… 끝없는 인내를 잇다
"매듭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완성의 미를 추구하는 작업입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서울시 무형문화재 13호 매듭장 조교 노미자(56)씨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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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무형문화재 13호 매듭장 조교 노미자씨가 끈목틀과 토짝을 이용해 끈목을 만들고 있다. |
"한여름 모시적삼에 연봉매듭(일명 단추매듭이라 부르는데 연꽃의 봉우리 모양을 닮았다 해서 이렇게 부른다)을 만들어 달던 어머니의 모습을 항상 가슴에 품고 있던 20대 초반 매듭장 김은영 선생을 만나 인연을 맺은 게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고도 훨씬 더 긴 시간이 지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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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매듭작품들. |
매듭장이란 끈목을 이용해 엮고 맺고 짜는 기술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여러 가닥의 실을 합해서 짠 끈의 총칭인 끈목은 조선시대에는 다회(多繪)라 불렀으며 끈목을 만드는 장인을 다회장이라 했다. 끈목은 꼬아 만든 실의 가닥 수에 따라 4사(絲), 8사, 12사, 16사, 24사, 36사로 나뉘는데 8사의 경우 끈목이 둥글고(원다회), 12사부터는 끈목의 형태가 넓적해진다(광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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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자씨가 매듭으로 만든 비취목걸이 작품. ◇수궁 수저집 매듭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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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자씨가 제31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에서 매듭분야에서는 처음으로 대상작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궁 소교 매듭장식' 작품. 노씨는 매듭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 어떤 것인지 후대에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3년간 준비했다. |
매듭의 첫 과정은 염색으로 시작된다. 명주실을 염색하기 위해 수세와 건조에만 하루 정도가 걸린다. 명주실이 끈목의 형태를 띠기 위해서 여러 겹으로 감겨져야 하는데 상사걸이라는 기구를 이용한다. 상사걸이에 걸어 나른 명주실은 끈목틀과 토짝(일종의 추로 실을 짤 때 이용하는 기구)을 이용해 8사, 12사 등의 끈목으로 만들어진다. 끈목으로 만들어지는 매듭의 종류는 38가지나 된다. 나비매듭, 잠자리매듭, 국화매듭, 생쪽(생강의 쪽) 매듭 등 모두 다 자연에서 따온 이름들이다. 이처럼 염색, 끈목 짜기, 술 만들기, 금사 감기, 매듭 맺기 등의 과정을 거쳐 수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만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매듭은 그야말로 끝없는 인내의 산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매듭의 기본 재료인 끈목을 1시간가량 짜면 대략 60㎝가 되지요. 노리개 하나에 보통 3m50㎝ 길이의 끈목이 필요하니 얼마만큼의 수고가 들어가겠어요?"
염색부터 모든 과정을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노씨는 노리개에 달린 한 가닥 술에도 수많은 시간과 땀방울이 스며 있다고 말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하는 작품, 전통과 실용이 어우러지는 작품을 앞으로도 만들고 싶다는 노씨는 "장 속 문화를 장 밖으로 꺼내 누구나 즐기게 할 수 있는 장인이 되고 싶다"고 매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매듭짓는다.
글, 사진=허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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