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고도화 레이스' 본궤도.."선택 아닌 필수"
[CBS산업부 심나리 기자]

국내 정유사들의 '고도화' 레이스가 본 궤도에 올랐다.
기업의 수익성 개선은 물론 정유사업의 친(親)환경화까지 주도하는 '고도화 설비'는 정유사들이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되고 있다.
고도화 설비란 품질이 낮은 벙커C 등 중질유에 수소나 촉매제를 첨가 및 분해해 휘발유, 나프타 등 고부가가치 경질유를 얻어내는 시설로 '지상유전'이라고까지 일컬어진다.
GS칼텍스는 지난 6월 2조 6천억 원이 투입된 제3중질유분해시설을 준공했다. 아직까지 본격 풀가동이 되지 않고 있지만 가동률을 100%까지 끌어올리면 GS칼텍스의 고도화 처리 능력은 1일 21만 5천 배럴로 국내 정유업계 최고가 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 1995년 제1중질유분해시설(1일 9만 4천배럴), 2007년 제2중질유분해시설(1일 6만 1천배럴)까지 합한 수치다.
이로써 GS칼텍스의 고도화 비율은 28.7%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90년대 중반부터 고도화 처리에 노력을 기울여온 에스오일의 고도화 처리 비율도 25.5%(14만 8천배럴)에 달한다.
이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곳이 최근 현대중공업을 새 주인으로 맞은 현대오일뱅크다. 현대오일뱅크는 2조 1천억 원을 투자한 충남 대산 고도화 설비를 내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이 시설이 가동될 경우 고도화 처리 비율이 현재의 17.4% 수준에서 2배 가까운 30.8%까지 늘어날 것으로 현대오일뱅크는 기대하고 있다.
한편 1992년 국내 최초로 고도화 시설을 건설한 업계 1위 SK에너지는 지난 2008년 6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 제3중질유분해시설로 인해 고도화 처리 비율이 15.4%(17만 2천배럴)까지 올라갔다.
이에 힘입어 오는 2012~13년 완공을 목표로 제4중질유분해시설 건설을 검토했지만 이 프로젝트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고도화 설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수록 제품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 하에 투자 타이밍을 연기했다"며 "대신 다른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1인자의 나홀로 행보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정유 3강은 고도화 설비에 대한 투자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고도화 설비는 정유사들의 생존의 문제"라며 "벙커C 등 값싼 중질유 제품들은 수요가 거의 없는 반면 휘발유, 등경유 등 경질유 수요는 늘기 때문에 고도화 설비를 짓지 않는 이상 일반 정제만으로는 적자를 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등 선진국의 고도화 처리 비율은 50% 선. 국내 정유사의 두 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지만 고도화 시설 건설비가 일반 정제 시설의 4배에 이른다는 점 때문에 투자 결정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aslil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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