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원판 청사진' 찾았다
일제가 석굴암을 수리하면서 만든 공사사양서들이 발견됐다.
일제의 석굴암 수리 관련도면은 그동안 일부 공개된 적이 있으나 원판 청사진이 포함된 사양서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어서 향후 석굴암의 원형 보존정책 등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제가 만든 석굴암 수리 관련 설계도면 원판 청사진 평면도.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아 지난 30일 공개한 '문화유산 정보자원 DB 구축'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9월2일 문화재청 서고에서 일제가 작성한 '석굴암수선공사사양서' 및 '석굴암수선공사설계변경사양서'를 발견했다.
이들 사양서에는 특히 수리관련 청사진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조선총독부가 낙랑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고적·유물 도판을 모아 간행한 '조선고적도보'에 수록된 석굴암 수리공사 관련 도면들의 원판 청사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의 석굴암 수리 공사 과정을 담은 사양서의 일부.사양서들에는 '조선고적도보'에는 실리지 않은 공사 도면·과정을 담은 글들도 있어 석굴암 수리과정을 더욱 상세하게 전한다. 일제는 1913~15년 석굴암을 해체, 시멘트를 사용해 수리하는 등 강점기 동안 수차례 공사를 벌였다.
김봉건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석굴암은 일제에 의해 수리되고, 1960년대 보수공사를 거치면서 습기가 들어차는 등 보존문제가 제기되면서 원형 훼손과 보존방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에 발견된 원판 청사진은 일제의 석굴암 보수공사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 석굴암의 원형·보존방향 설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선교 의원은 "이번 사양서와 관련해 문화재청·국립중앙박물관·국립문화재연구소 등에 문의한 결과 서로 소장 기록물이나 연구성과물에 대한 파악 및 공유가 전혀 안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체계적인 문화재 자료 관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은 이와 관련, "문화재 관리기관의 잦은 이사, 직원들의 인사이동 등으로 자료정리나 연구 축적 등 전문성이 떨어져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박주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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