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지켜보는데..교장이 '교사 엉덩이 체벌'

2010. 9. 9. 08: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경기 사립고서 복장 불량반 담임들에 '회초리'

학생들 '충격'…교육청 "설마했는데 사실 확인"

경기지역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교장이 '학생들의 복장 등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교실에서 학생들이 보는 가운데 담임교사들을 체벌한 사실이 밝혀졌다.

8일 경기도교육청 등의 말을 종합하면, 2학기 개학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경기지역 사립고에서 김아무개(81) 교장이 점심시간에 1~3학년 학생들의 복장과 두발 상태를 점검하면서 이른바 '용의 복장'이 불량한 학급의 담임교사들에게 책임을 물어 체벌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당수 담임교사들은 칠판 등에 손을 짚은 채 회초리로 엉덩이를 맞았으며, 해당 학급 학생들은 교장이 자신들의 담임교사를 체벌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일부 교사는 교장 체벌을 거부하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교육청은 전했다.

한 학생은 "화가 난다.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이지만 교장 선생님이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담임교사를 때리는 행위는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용의 복장 검사가 끝난 뒤 나와 보니 우리 반뿐 아니라 같은 학년 다른 선생님들도 똑같이 맞았다"며 "이 사실이 알려지면 학교 명예가 실추되고 학생들 취업도 어려울 것 같아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1967년 중학교로 설립 인가를 받은 뒤 2000년 고등학교로 전환했으며, 김 교장은 1969년 중학교 초대 교장에 취임한 이래 41년째 교장을 맡아왔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7일 등 두 차례 이 학교에 감사반을 보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교장은 감사반에게 "복장 두발 불량 아이들을 야단치는 과정에서 (학생들더러) '너희가 잘해야 한다'며 교사들에게 칠판에 손을 대게 하고 회초리로 엉덩이를 때리는 것을 흉내냈을 뿐이고, 15분 뒤 교장실로 교사들을 불러 사과했다"고 말했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처음엔 교장이 어떻게 교사를 체벌할 수 있을까 하며 믿지 않았다"며 "그런데 학생들로부터 진술서를 받아 보니 교장이 1~3학년에 걸쳐 용의 복장 검사를 하면서 불량 학생들이 나온 해당 반 담임교사들을 1~3대씩 회초리 종류의 것으로 때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김상곤 교육감 취임 뒤 학생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교내 학생 체벌 전면 금지 등을 담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해왔다. 이 조례 제정안이 지난 7일 경기도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오는 17일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학생인권조례는 늦어도 내년 3월부터는 경기지역 모든 초·중·고교에서 시행된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사설] 학생 앞에서 교권을 이렇게 유린해도 되나 ▶ 엄기영 "심장이라도 빼서 지역에 봉사" ▶ 이 대통령 예정없던 방러 이유 뭘까 ▶ 워킹맘 사직서엔…"인사불이익·야근 힘들어" ▶ 신정환 '잠적'에 도박설 파다…연예인 처신 다시 입길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한겨레> [ 한겨레신문 구독| 한겨레21 구독]

공식 SNS 계정: 트위터 www.twitter.com/hanitweet/ 미투데이 http://me2day.net/hankyoreh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