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은 악마" 9·11 코란 버닝데이 '발칵'

강진구 기자 2010. 9. 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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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 무종파교회 "이슬람은 악마의 종교"

"2010년 9월11일 오후 6시부터 우리 교회 앞마당에서 9.11테러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악의 화신 '이슬람'에 대항하기 위해 코란을 불태우는 행사를 연다. 이슬람은 악마의 종교다"(미국 플로리다 무종파교회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 facebook 홈페이지)

9.11테러 9주년을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 한 교회에서 준비하고 있는 '코란 소각 데이'(international Koran burning Day)행사가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도로 알려지면서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9.11테러 현장인 뉴욕의 '그라운드제로'부근에 모스크 사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놓고 이미 미국내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코란 소각' 행사는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코란 소각'은 오는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라크전쟁 임무 종료를 선언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직접협상을 중재하는등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도 그의 '대중동 평화노력'을 한 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9.11 코란 소각'행사는 미국 국경을 넘어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해 중동 전지역의 '반미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의 여론들이 일제히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6일 ABC방송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 500여명의 군중이 모여 코란 소각행사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며 분노한 군중들의 시위 장면을 자세히 소개했다. 시위 군중들은 '이슬람 만세' '미국에 죽음을'등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미국 성조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번 일이 교회 혼자 내린 결정이 아님을 알고 있다. 이는 미 대통령과 미국 전체의 결정"이라며 미국 정권 자체를 겨냥했다. 한 시위군중은 ABC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 무슬림을 세계로부터 절대 제거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란 소각행사가 아프간내에서 반미감정으로 확산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아프간의 허약한 카라자이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에 고민하고 있는 미군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코란소각 반대집회가 아프간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고 탈레반은 이를 미국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키우는 계기로 이용할 것"이라며"코란 소각결정이 병사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아프칸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작전전체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코란소각 행사가 중단되지 않을 경우 아프간지역 뿐 아니라 이슬람교도들과 함께 생활하는 전세계의 미국인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테리 존스 목사는 코란 소각 행사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그는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에 있는 무종파주의 교회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Dove World Outreach Center)'목사로 지난 7월말 9.11 9주년을 맞아 교회 앞마당에서 코란을 불태우는 행사를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전역에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의 교회는 '이슬람은 악마의 종교(Islam is of the Devil)'라는 간판을 곳곳에 설치하고 홈페이지에는 이슬람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기는 공격적인 글로 가득차 있다. '국제적으로 코란을 불태우는 날'(International Burn A Day)이라는 제목이 달린 코란 버닝데이 페이스북은 현재 팔로어만 8000명 이상이 등록한 상태다.

이와관련, 지난5일 힌두,기독교,불교,유대교등 미국 전역의 종교지도자 120명이 휴스턴에 모여 코란 소각 행사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존스 목사는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의 시도는 오랫동안 늦춰져온 것"이라며 행사 강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슬람은 억압적 종교이며 코란은 절대적으로 위험한 책"이라며 "우리는 과격한 이슬람교도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길 원한다"며 코란 소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플로리다에 사는 이슬람교도 아카다(24·대학원생)는 마이애미의 한 인터넷 언론(Miami-Dade)과 인터뷰에서 "최근까지 나는 무슬림으로서 어떠한 위협도 느끼지 않았지만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부모님들은 가능한 집 밖으로 나가지 말고 무슨일이 일어나든 절대 코란을 불태우는 무리들 가까이 가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고 최근사태를 바라보는 미국 시민들의 불안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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