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군 무기 59] '날아라 잠자리' 500MD 정찰헬기







[서울신문 M&M]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유선형 동체와 조금 빈약한 듯한 얇은 테일붐 덕분에 '잠자리'라는 애칭으로 불리지만, 육군이 보유한 어떤 헬기보다 민첩한 기동성을 선보이는 헬기가 있다.
바로 '500MD 디펜더'(Defender) 헬기다.
이 헬기는 미국의 헬기제작사인 '휴즈'(Hughes)사에서 개발됐으며, 우리나라는 대한항공을 통해 1976년부터 약 250여 대를 도입했다.
특히 '국내에서 생산된 최초의 항공기'라는 기록을 세우며 10년 넘게 생산되면서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70년대에 도입된 탓에 기체의 수명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으며 최신 정찰헬기처럼 별도의 정찰장비 없이 조종사가 육안으로 관측해 무전으로 연락하는 식으로 운용되는 등 현대전에서 요구되는 성능과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 교체가 시급하다.
또 1980년대 중반에는 북한이 500MD의 원형이 되는 민수용 헬기를 도입한바 있어 피아식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 MD500? 500MD? 500D?
500MD헬기는 부르는 이름이 많다. 처음부터 군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민수용을 개조한데다가 중간에 제작사가 바뀐 탓이다.
국군이 운용 중인 500MD는 원래 휴즈사의 민수용 헬기인 '모델 500D'를 군용 규격에 맞게 개조한 기종을 말한다.
하지만 1984년 휴즈사가 헬기사업을 '맥도널더글라스'(McDonnell Douglas)사에 매각하면서 모든 헬기 앞에 회사이름을 따서 'MD'가 붙었다.
예를 들어 500D 헬기는 'MD-500D'가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한항공이 휴즈사와 면허생산 계약을 맺고 생산을 했기 때문에 그대로 500MD라고 부르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나 1980년대 중반 북한이 민수용 MD-500을 밀수입하면서 일이 복잡해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북한은 1985년경 미국에서 제작된 민수용 MD-500헬기 약 60대를 서독의 민간기업을 통해 수입했으며, 여기에 기관총을 장착하는 등 군용으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500MD와 북한의 MD-500헬기는 이름뿐만 아니라 생김새가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피아식별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혼란스러운 전투상황에서 북한 헬기를 아군으로 오해하고 지나치거나 반대로 아군 헬기를 향해 적으로 오인해 사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피아식별장치'(IFF)가 필수적이나 국군의 500MD헬기에는 이같은 장비가 없기 때문에 유사시에 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북한 역시 이러한 점을 노리고 특수부대의 후방침투 등에 이 헬기를 이용하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다양한 파생형
우리나라가 처음 도입한 500MD는 연락 및 정찰형으로 비무장으로 운용되지만 필요할 경우 양쪽에 'M-134 미니건'(Minigun) 같은 소구경 기관총이나 70㎜로켓 발사기 등을 장착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탄약과 중량문제로 조종사 2명만 탑승해 운용된다.
미니건의 경우 구경이 7.62㎜로 항공기에 장착하는 무장치고는 작은 편이지만, 분당 발사속도가 4000발에 이르는 만큼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때문에 500MD는 북한의 각종 헬기나 'AN-2'같은 침투용 비행기를 방어하는 임무에 투입되고 있다.
1980년대 들어서는 휴즈사에 직접 개발비를 투자해 500MD헬기에 대전차 미사일 운용능력을 부여한 경(輕)공격헬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대전차형 500MD헬기는 한 쪽에 2기, 모두 4기의 'BGM-71 토우'(TOW) 대전차 미사일 발사기를 장착하고 있으며, 기수에는 이 미사일의 유도를 위한 장치가 추가됐다.
이 헬기는 이스라엘이 도입한 바 있으며 중동전을 통해 실전에 투입, 많은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500MD의 사촌뻘인 'OH-6 리틀버드'(Little bird)를 보유하고 있으며, 로켓과 미니건을 장착하고 화력지원을 하거나 특수부대 병력을 적진에 투입시키는 용도로 사용 중이다.
◆ 최초의 국내 조립 항공기의 명암
국군이 보유한 500MD헬기는 1976년 4월부터 대한항공에서 면허생산을 통해 제작됐다.
대한항공은 1988년 12월까지 11년 5개월간에 걸쳐 이 헬기를 제작했으며, 우리나라는 이중 대전차형 50대 등 모두 250여 대의 500MD헬기를 도입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 헬기의 면허생산을 통해 항공기 제작기술을 갖춰나가기 시작했으며, 502대 분량의 동체를 제작해 본사에 납품했다. 1987년에는 개발사와 함께 이 헬기의 성능개량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험은 1980년 'F-5E/F 제공호' 전투기, 1990년 'UH-60P 블랙호크' 헬기 면허생산으로 이어지는 등 500MD헬기는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하지만 이 헬기는 1976년부터 제작된 탓에 상당수가 운용수명인 30년을 넘기거나 눈앞에 두고 있으며, 현재 노후기체를 중심으로 퇴역이 서둘러 진행 중이다.
500MD헬기는 저고도 비행이나 야간비행이 필요한 비행계기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데다가 기체 노후까지 겹치면서 추락사고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헬기는 1976년 첫 도입 이후 지금까지 전체 도입 대수의 20%가 넘는 53대가 추락했으며, 지난 3월에도 비행착각으로 1대가 추락해 조종사 2명이 모두 숨졌다.
육군은 오는 2015년까지 약 150대의 500MD헬기를 퇴역시킬 예정이지만, 문제는 이 헬기를 대체할 전력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육군은 500MD를 대체하기 위해 1980년대 말부터 한국형 경헬기사업(KLH)에 착수해 독일제 'Bo-105 CBS5'헬기를 도입했으나, 사업이 연기되면서 축소를 거듭해 불과 12대만이 도입된 채 사업이 종료됐다.
결국 500MD헬기의 완전대체는 한국형 기동 헬기(KUH)인 '수리온'이 모두 도입되는 2020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 역시도 중형 수송헬기인 수리온은 정찰임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 500MD 디펜더 헬기 제원
길이 : 약 7m
높이 : 약 2.6m
중량 : 약 0.6t
최대 이륙중량 : 약 1.3t
무장 : M134 미니건 2정 혹은 7연발 70㎜ 로켓발사기 2기, BGM-71 토우 대전차 미사일 4발(대전차형)
엔진 : 엘리슨 250-C20B 터보샤프트 엔진 1기
속도 : 약 260㎞/h(최대)
작전반경 : 약 370㎞
승무원 : 2명+최대 3명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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