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의 눈] 조광래호, 이란전 통해 전술 완성도 높인다

[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5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실시된 이란전 대비 훈련은 조광래 감독이 천명한 '3-4-3시스템'의 완성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조광래 감독 체제 하의 첫 훈련은 아니었지만 이날 훈련에는 큰 의미 부여가 가능했다. 지난 달 있었던 첫 소집에서 빠졌던 이청용, 차두리가 가세하면서 대표급 유럽파가 총동원되었기 때문이다. 조광래 감독 역시 대표팀 명단 발표 당시 "이청용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고 싶다"라고 밝힌 것처럼 팬들뿐만 아니라 감독 본인도 자신의 전술 구상을 100퍼센트 구현할 수 있는 멤버 구성에 고무된 표정이 역력했다.
▲압박하라 그리고 역습하라
조광래 감독은 이날 훈련에서 주전팀과 비주전팀으로 각각 11명씩을 나눴다. 노란색 조끼를 착용한 주전팀 멤버들이 포지션에 맞게 자리를 잡았고 비주전팀 멤버들이 자신의 포지션 경쟁자들 뒤에 바짝 붙어 위치했다. 공수 양면에서 11명의 선수들 전원이 어떻게 간격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훈련 초점은 지난 달 첫 번째 소집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의 포인트는 중원 압박과 함께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전환 속도를 최소화하고자 함이었다. 유기적인 간격 유지로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고 공을 빼앗을 경우 원터치 패스를 통해 일시에 진영을 전진시켜 슈팅까지 마무리시키는 과정을 몇 차례씩 반복했다. 조광래 감독은 역습시에도 평상시 포메이션이 그대로 종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쉽게 말해 전원 공격 전원 수비의 '토털사커'를 연습한 셈이다.
▲공간을 좁게 사용해라
이날 훈련에서 조광래 감독은 그라운드 전체 면적의 최대 반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앞서 설명한 전형 유지 및 역습 훈련과 마지막으로 진행된 미니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조광래식 3-4-3시스템의 중요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실제 사용되는 공간만큼은 쥐어짜라는 것이다. 아무리 그라운드가 넓어도 공은 한 개밖에 없다. 따라서 선수들의 위치와 움직임은 공을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어진다. 경기 중 공이 굴러 다니는 공간, 즉 '유효 공간'만큼은 강한 압박으로 철저하게 제어하겠다는 뜻이다.
공간 제어는 토털사커의 기본 사상이기도 하다. 리누스 미헬스 전 아약스 감독은 1970년대 포지션을 파괴하고 상대가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오프사이드 트랩을 이용해 없애버림으로써 유럽을 지배한 바 있다. 오프사이드 규정이 완화된 지금 예전처럼 극단적 전술 구사는 힘들어졌다. 그 대신 지금은 선수들의 체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많이 뛰며 공간을 줄이고 패스 연결을 최대한 간결하게 가져가는 것이 조광래식 3-4-3시스템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훈련을 끝마친 최효진은 "감독님께서 원터치 패스를 강조하고 공간을 좁게 사용하라고 주문하셨다"라고 밝혀 대표팀의 새로운 전술의 기본 사상을 부연설명했다.
▲기본 포메이션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뀐다
조광래 감독은 당초 "이청용을 앞으로 끌어올려 박주영과 투톱을 이루고 그 뒤를 박지성이 받쳐준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기본적인 움직임일 뿐 실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역할과 위치가 뒤바뀔 수 있다. 특히 11명 전원의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3-4-3시스템에서는 더더욱 상황에 따른 전술 변화가 심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훈련에서 조광래 감독은 선수들간의 유기적인 움직임 중 하나로 동료의 빈자리에 대한 커버링 임무를 역설했다. 공의 위치에 따라 전체가 움직이되 자기 위치에서 벗어나 플레이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동료가 있다면 옆에 있는 선수는 반드시 공백을 메워야 했다. 특히 중앙 미드필드를 책임지는 기성용과 윤빛가람은 조광래 감독으로부터 "저쪽으로 가줘야지!", "(동료가)나왔는데 넌 거기서 뭐해!"라는 꾸지람을 들어야 했다. 중원에서의 장악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전술적 움직임을 강조한 것이다.
▲조광래호 2기, 이란전에서 전술 완성 가능성을 실험한다
조광래 감독으로서는 화요일(7일) 있을 이란전이 매우 중요한 시험무대로 여겨진다.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이기 때문이다. 훈련에 앞서 진행된 공식기자회견에서 조광래 감독은 "이란전에서는 이청용을 활용한 달라진 공격 패턴을 실험해볼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이는 조광래 감독이 최정예가 모두 소집된 이란전을 대표팀 전술 완성의 가능성을 가늠해보려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함으로 풀이된다. 짧게는 2011년 아시안컵, 길게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바라봐야 하는 조광래호가 어떤 식으로 발전해나갈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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