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험] 제철음식 민어




올해 특히 민어가 뜬 이유를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아마도 보신탕, 삼계탕 딱 두 가지 메뉴만 갖고 일생의 여름을 난 보양식 추종자들이 이제 새로운 보양식을 찾다보니 민어의 진가가 대중에게 알려진 게 아닐까?
민어는 그렇지 않아도 많은 마니아가 있는 생선이다. 그 크기가 엄청나서 옛날에는 한 마리를 갖고 이웃과 나눠먹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민어民魚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는 설도 있다. 민어는 7월부터 9월까지가 본격 제철인데 소화가 잘 되며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고 칼슘, 인, 철분 등의 함유량이 많아 어린이나 여자들에게 더욱 좋다. 민어 요리로는 민어찜, 민어지리, 민어매운탕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전라도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 탓에 전라도 음식 전문점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서양식 요리의 식재로도 많이 애용되고 있다.
전라도 본가의 맛역삼동 본가 옛날진지상
역삼동 르네상스 서울 호텔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본가 옛날 진지상은 생선구이, 조림을 전문으로 하는 전라도식 한식당이다. 광양 출신 사장님이 서울에 자리 잡은 지 17년. 해외에 나갔다가도 공항에서 바로 이곳부터 들르는 단골들이 있을 정도로 그 맛에 대해서는 오리지널임을 자부한다. 맛의 비결은 모든 식재료를 전라도 지역에서 직접 공수한다는 점. 이곳은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인 민어를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이다.
4~5㎏ 나가는 백민어를 배에서 잡자마자 바닷물로 간해 그늘에서 말려 그대로 냉동해서 저장했다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내놓는 민어배다구구이가 이 집의 명물이다. 간을 다시 하지 않아도 싱겁지 않다. 반건조 오징어구이처럼 꾸덕꾸덕한 살점을 손으로 죽죽 찢어 고추장에 찍어 밥과 함께 김에 싸먹으면 민어 또한 밥도둑이다. 매일 새로 만드는 제철 밑반찬들과 김치, 다섯 가지가 넘는 젓갈들이 상 가득히 올라온다. 병어, 삼치, 조기가 같이 나오는 모듬구이도 추천 메뉴이다. 2인 이상 주문가능하다. 워낙 재료비가 비싼 음식들이라 다른 집보다 단가가 세지만 굵직굵직한 CEO 및 허영만 작가 등을 단골로 거느리고 있는 궁극의 맛집이다.
메뉴
모듬구이 2만원 (1인), 민어배다구구이 싯가 주소강남구 역삼동 720-9 (동성빌딩 1층) 위치역삼역과 선릉역 사이 쌍용자동차 골목으로 들어오면 왼쪽 (르네상스 호텔 맞은편임) 문의02-561-4242
여기가 목포다논현동 노들강
이 집은 콕 찍어 목포 일대가 고향인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전라도 음식 전문점이다. 메뉴만 봐도 딱 그렇다. 민어, 병어, 홍어, 낙지, 황석어, 생태, 장어 등등 화려한 해산물을 제철에 맞춰 산지에서 공급받아 내놓는 맛집이다. 지난 6월 중순, 노들강에서는 홈페이지(www.노들강.kr)에 흥미로운 사진을 올렸다. 커다란 민어를 장만해서 상으로 올리는 장면이었다. 노들강에서 민어를 맛보는 방법은 두 가지다. 코스요리에 올라오는 민어를 먹거나, 일품요리로서의 민어탕을 먹는 것이다. 코스요리는 1인당 5만원에서 10만원인데 돈 생각은 나중에 계산할 때 하는 게 건강에 좋다. 결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메뉴들이다. 일품요리로는 민어매운탕이 있다. 3만5000원부터 7만원이다. 노들강에는 민어 외에도 곰치해장국과 지리, 홍어탕, 장어탕, 말린우럭탕, 갈치조림 등 전라도 식재와 전라도식 양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제철 메뉴를 만날 수 있다. 민어는 술안주로도 인기 있는데, 민어회와 민어전, 민어불고기를 강추한다. 사진 _ 노들강 제공
메뉴
코스, 민어탕, 민어회, 병어회, 홍어삼합, 전어자연산 회, 초무침, 구이 등 주소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84-18 위치지하철9호선 신논현역 3번출구로 나와 왼쪽 교보문고사거리에서 리츠칼튼호텔 방향으로 300m, 다이네스티호텔에서 좌회전 100m, 다시 좌회전 130m 문의02-517-6044
제철 재료로 꾸며낸 한 폭의 그림압구정동 부띠끄 블루밍 Boutique Blooming
딱 6개의 테이블로 소수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이탈리안 파인다이닝이다. 점심과 저녁 각각 두 가지 코스 메뉴를 운영하며 고객의 입맛과 특성에 따른 맞춤형 메뉴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30석의 규모이므로 100% 예약제이고 우아한 분위기의 다이닝홀은 삼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시원한 느낌이다. 제철 재료로 구성된 메뉴는 매일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살집이 두툼하고 식감이 뛰어난 민어는 여름 계절 메뉴의 선두주자로 속이 촉촉하면서도 겉은 바삭하게 구워 특제 소스와 제철 채소, 해산물과 같이 접시에 예쁘게 올린다. 접시가 한폭의 그림이 되는 부티크 블루밍에서의 식사는 시각도 즐겁게 해주는 특별한 시간이 된다. 야채 샐러드와 민어구이를 곁들인 해산물 스튜는 브로콜리, 어린 당근, 샐러리 줄기 등의 야채는 데치고 바지락, 홍합, 새우, 민어의 해산물은 깔라마타 올리브 오일에 살짝 둘러 특제소스와 함께 마무리 했다.
메뉴
디너 A 코스 6만원, B 코스 4만원 주소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23-4 3F 위치성수대교 사거리에서 도산공원 사거리방면으로 400m 직진 문의02-518-1962
깔끔하게 똑 떨어지는 맛팔판동 병우네
팔판동은 삼청동 동쪽에 있는 길로 경복궁 옆 삼청로에서 삼청동 방향으로 가다 청와대와 삼청동 갈림길에서 직진, 100m 쯤에서 우회전 하면 나오는 동네다. 조선시대 때 여덟명의 판서가 살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병우네에 예약 전화를 하면 전라도 냄새가 확 풍기는 목소리가 전화를 받는다. 조병곤 사장은 20여 년 전 목포에서 일식집을 하면서 생선 박사가 되었고 5년 전에는 가게를 서울로 이전, 역삼동에 '목포자매집'을 차리며 민어와 각종 생선을 소개했다고 한다. 지난 4월 팔판동으로 또 다시 이사를 한 그는 이 집을 병어, 홍어, 조기 전문점으로 운영중이다.
세 가지 어종 모두 전라도 앞바다에서 주로 올라오는 생선들이다. 이 집에서 맛본 메뉴는 민어매운탕. 일단 민어 살코기 맛이 담백했고, 적당한 쫀득함이 씹는 맛을 상승시켜주었다. 국물은 칼칼했다. 뜨겁고 매콤한 맛 때문에 온몸이 녹아내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할 때 조병곤 사장이 말했다. '매운탕 보다는 지리가 훨씬 맛있으니, 다음번엔 지리를 드세요.' 진작 말해주지 ㅋㅋㅋ
메뉴
병우네 정식, 민어매운탕, 조기매운탕, 민어지리, 조기조림, 병어조림, 갈치조림, 민어회, 홍어회, 삼합, 병어회(2~3일 숙성), 병어무침 주소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14번지 위치종로 마을버스 11번 삼청동주민선터 앞에 하차, 총리공관 건너편 이탈리안 레스토랑 플로라 골목 45m 오른쪽 골목 안 문의02-720-9397
[글과 사진 = 이영근 / 조은실 travel recipe]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43호(10.09.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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