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군 무기 46] '바다의 청소부' 강경급 소해함

2010. 7. 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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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M&M]

1,2차 세계대전 이후 대부분의 군함은 강철과 알루미늄 합금을 이용해 제작됐다.

강철은 값이 저렴하면서도 튼튼했고 알루미늄 합금은 튼튼하면서도 가벼웠기 때문에 선체 재료로는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강철이나 알루미늄 합금이 아닌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FRP), 심지어 나무로 만들어지는 군함이 있다.

바로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함(掃海艦)이다.

소해함이 강철을 쓰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자기감응기뢰를 피하기 위해서다.

강철로 만들어진 선박은 일정한 자기장을 띄게 되며, 이들의 움직임은 지구의 자기장에 미세한 변화를 주게 된다. 자기감응기뢰는 이 미세한 변화를 탐지해 폭발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소해함들은 선체는 물론 내부에 탑재된 장비에도 철을 최소한으로만 사용한다.

소해함은 비전투함으로 분류되는데다가 크기도 작아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우리나라같이 해상운송에 대한 의존이 심한 국가에겐 반드시 필요한 군함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을 겪으며 소해 전력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다수의 소해함들을 운용했다.

1960~70년대에는 미 해군이 쓰다 넘겨준 '블루버드급'(Bluebird class) 소해함을 도입해 금산급, 남양급이란 이름으로 사용했으며, 1986년 12월 '강경함'(MHC-561)을 시작으로 2004년 11월 '해남함'(MSH-573)까지 모두 9척의 소해함을 도입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금산급과 남양급 소해함은 선체가 나무로 만들어진데다 1950년대에 취역한 탓에 노후화가 심했기 때문에 90년대 말 모두 퇴역했다.

강경함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소해함으로 '금화함'(MHC-567)까지 모두 6척의 자매함이 건조됐다.

◆ 바다의 지뢰, 기뢰의 위협

18세기에 최초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진 기뢰는 러일전쟁,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무기체계로 주목받게 된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2만 발이 넘은 기뢰를 부설했으며 기뢰부설용 U-보트까지 만들어 연합군의 항구를 봉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연합군은 수많은 선박을 기뢰제거에 투입해야 했다.

기뢰가 무서운 점이 이것으로, 단 한 발의 기뢰만 부설하더라도 당하는 입장에선 물속에 몇 발의 기뢰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주변을 모두 수색하기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또 최근의 기뢰는 다양한 방식으로 목표를 탐지해 폭발한다.

앞서 설명한 자기감응기뢰 외에도 지나가는 선박에서 나는 소음을 탐지해 폭발하는 음향감응기뢰, 선박이 지나가면서 발생하는 수압의 변화를 탐지하는 압력감응기뢰 등 다양한 기뢰가 있다. 물 위나 얕은 물 속에 떠다니다 지나가는 선박에 부딫혀 폭발하는 계류기뢰는 가장 원시적인 형태다.

현대전에서는 자기, 음향, 압력을 모두 탐지할 수 있는 복합감응기뢰가 주로 쓰이며, 기뢰 안에 소형 어뢰를 탑재해 목표를 탐지하면 어뢰가 발사되는 능동식 기뢰도 개발되고 있다.

이들을 제거하는 방법은 수중을 정밀하게 수색해 폭탄을 설치하거나 일부러 소음이나 자기장을 발생시켜 폭파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계수식 기뢰 때문에 완벽하진 않다. 계수식 기뢰는 처음 탐지한 목표를 공격하는게 아닌 3번째 혹은 5번째 등 사전에 설정한 숫자에 맞춰 목표를 보내고 나서야 폭발하는 방식이다. 선박이 안전하게 지나갔다고 해서 물속에 기뢰가 없다고 보장할 순 없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기뢰는 미사일이나 어뢰 같은 정밀 유도무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강력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걸프전 당시 미 해군의 이지스 순양함 '프린스턴함'(CG-59 Princeton)은 불과 3000달러(약 360만 원)에 불과한 기뢰에 공격을 당해 침몰 직전까지 갔었다.

◆ 특수설계, 특수장비… 비싼 소해함

이런 이유로 소해함들은 대부분 1000t급 내외의 작은 선체를 갖고 있다. 크기가 작아야 기뢰에 탐지될 확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강경급 소해함 역시 길이 50m, 만재배수량 520t으로 비교적 작은 편이다.

제작사인 강남조선에 따르면 강경급 소해함의 선체는 자기감응기뢰를 피하기 위해 FRP로 제작됐으며 가까운 거리에서 기뢰가 폭발하더라도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늑골이 없는 선체구조를 갖고 있다. 모든 장비는 소음이 퍼져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됐으며, 전자기 차폐 기술도 적용됐다.

또 소음을 줄이고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일반적인 스크루가 아닌 수면과 수평으로 돌아가는 수차방식의 추진기를 탑재하고 있다. 덕분에 방향타가 없으며 함수추진기가 없이도 제자리에서 선회를 하는 등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다.

다만 추진효율이 떨어져 최고 속도가 15노트(약 27㎞/h)에 불과하나 소해함에게 빠른 속도는 오히려 해가 되기 때문에 큰 단점은 아니다. 속도가 빨라지면 그만큼 물살이 세져 소음이 더 발생한다.

이 밖에 기뢰 탐색용 소나(Sonar, 수중음파탐지기)와 원격조종 소해기(MDV), 기뢰절삭기 같은 소해장비를 빼곡히 탑재하고 있다.

다만 무장은 엘리콘 20㎜ 기관포 1문으로, 공격용은 당연히 아니며 물 위에 떠오른 계류기뢰를 멀리서 폭파시키기 위한 용도로 쓰인다.

특수하게 설계되고 다양한 특수장비를 탑재한 덕분에 강경급의 가격은 동급 군함의 2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강경급의 확대개량형인 880t급 '양양함'(MSH-571)의 도입가격은 약 1000억 원으로, 3800t급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DDH-971)의 절반에 달한다.

◆ 강경급 소해함(MHC) 제원

만재배수량 : 약 520t

길이 : 50m

폭 : 8.3m

레이더 : 항법레이더(AN/SPS-64) 1기

소나 : 선체고정형 기뢰탐색소나 (GEC Marconi 193M Mod 1)

소해장비 : 기계식 소해기, 플루토 원격조종 소해기(MDV) 등

무장 : 20㎜ 기관포 1문

엔진 : 디젤엔진 2기(CODAD)

속도 : 최대 15노트

항속거리 : 약 3700㎞

승조원 : 약 40 여명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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