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부모 맡기는 노인요양원, 방치와 학대가 일어난다면?(소비자고발)

2010. 6. 1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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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백지현 기자]믿고 부모 맡기는 노인요양원, 과연 그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6월 18일 방송된 KBS 1TV '소비자 고발'에서는 '노인 울리는 노인 요양원'이라는 주제로 보호자의 눈을 피해 노인들에게 각종 횡포를 가하는 일부 노인요양원의 실태를 파헤쳤다.

노인부양의 부담을 덜기 위해 만 65세 이상 노인 중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장기요양시설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일부 요양원에서는 이런 국가적 제도를 남용하고 있었다.

모텔을 개조한 한 노인요양원. 이곳에서는 입소자들을 한데 모아놓고 이사장의 강연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이사장이 갑자기 입소자들을 호통치기 시작했다. "가만히나 있어! 못 알아들으면 나가!"라며 말대꾸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직원이 노인을 억지로 끌어내려고 했다.

제작진이 시설을 둘러보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어떤 병실 문 밖에서는 잠금장치가 돼 있었던 것. 직원은 "치매가 너무 심한 분들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문을 잠궈 놓는다"고 전했다.

결국 제작진은 잠금장치를 풀고 병실 안으로 들어가봤다. 좁은 방 안에 3명의 할머니가 지내고 있었다. 이때 한 할머니는 직원이 다가와 긴끈으로 허리를 동여맸다. 그는 "할머니가 너무 돌아다녀 안전상 묶어놓는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익숙한 듯 할머니도 별다른 저항을 안했다.

다음날, 묶여있던 할머니를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할머니의 손 한쪽이 침대에 묶여있었다. 그날 밤 다시 찾아가봤더니 이번에는 양손, 심지어 발까지 침대에 꽁꽁 묶여있었다. 이곳 치매할머니는 자유롭게 다닐 권리도 없었다.

입소자들은 "고기는 커녕 간도 제대로 안 맞춰 나온다"고 식단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노인들은 집에서 가져온 반찬으로 밥을 먹기도 했다.

제작진이 KBS '소비자고발' 팀임을 밝히자 이곳 원장은 한걸음에 달려와 대뜸 화부터 냈다. "어차피 보호자에게 허락을 받았다. 묶어놓은 사람은 오직 한명이다"고 잡아떼는 원장에게 촬영분을 보여주자 그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물론 모든 요양원이 이렇게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남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또다른 요양원에서는 직원들이 치매환자 옆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함께 있어줬다. 노인요양보호사 박정순씨는 "힘들지만 보람도 있다. 우리도 어차피 다 늙고 누군가는 해야 될 일 아닌가"라고 제작진에 전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노년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좋은 제도다. 하지만 이 제도를 상술로 이용하는 일부 그릇된 요양원은 "부모를 모시는 심정"으로 노인들을 보살펴야 할 것이다.

백지현 rubybaik@newsen.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www.newsen.com)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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