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제2전성기 몸짱아줌마 정다연

2010. 6. 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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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고 노출의 계절이 가까워지면서 몸매관리에 여성들이 바짝 신경쓰고 있다. S라인을 한껏 뽐내며 폼 나게 옷을 입어보고 싶지만 구석구석 흘러넘치는 살 때문에 주눅이 들고 만다. 특히 출산이나 스트레스 많은 직장생활로 예전 몸매를 잃은 여성들은 더욱더 억울하다. 처녀적 몸매로 돌아갈 수 있다면. 굳은 결심으로 헬스클럽을 끊고 다이어트 비디오를 사봐도 바쁜 일상에 치이다보면 운동은커녕 강박증세에 오히려 음식에 더 손이 간다. 살이 살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각오를 새롭게 해보자. 마흔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몸짱 아줌마를 기억하자.

2002년 우리나라에 몸짱 열풍을 일으킨 '몸짱아줌마' 정다연 씨는 지금 일본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오는 16일 정다연 신드롬을 다룬 후지 TV의 인기프로그램 '더 베스트 하우스 123'이 일본 전역에 방송된다. 일본에서 '카리스마 정', '모무짱(몸짱의 일본식 발음)'으로 불리는 정다연.

일본에서 카리스마는 한국에서와 달리 '지도자'라는 뜻으로 통한다.일본에서 불고 있는 정다연 신드롬에 대해 그는 "제가 평범한 아줌마니까 일반인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건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마찬가지죠. 일본인들이 열의를 보이니까 저절로 흥이 나서 제가 아는 것은 다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겨요"라고 말했다.

몸짱 아줌마 정다연. 박해묵 기자 mook@heraldm.com

대체로 체구가 아담해 스모선수 외에는 뚱뚱한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일본이지만 지난 2007년부터 비만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돈가스, 오무라이스, 빵 등과 같은 서구식 고칼로리 음식이 주범이다. 일본 정부는 공무원 채용 시 비만인 사람들은 불이익을 줄 정도로 비만 퇴치에 적극 나섰고, 일본 열도에 다이어트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에 일본 다이어트 시장은 최근 전 세계 트레이너의 각축장이 되다시피하고 있다. 태보의 창시자인 빌리 블랭크스, 마돈나의 트레이너인 트레이시 앤더슨 등 서양의 유명 트레이너들이 앞다퉈 일본에서 다이어트 DVD를 출시했다. 2007년에 나온 빌리 블랭크스의 DVD는 2년간 무려 200만세트, 약 3000억원어치가 팔려 닌텐도에 이어 히트상품 2위로 선정됐다. 같은 해 출간된 정다연 씨의 책 '몸짱 다이어트' 역시 일본 전체 서적 판매 1위에 4일간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정다연 씨도 피규어로빅스 DVD를 출시, 현재까지 일본에서 8만세트를 팔아 130억원의 판매 수익을 기록했다. 정다연 DVD가 인기를 끌자 중국산 짝퉁이 15개 버전이나 나올 정도다.

특히 정다연 씨의 피규어로빅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서양인들은 근육질 몸매를 선호하는 것과 달리 일본인들은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근육이 두드러지지 않은 자연스러운 몸매를 원하기 때문이다. 정다연 씨가 고안한 피규어로빅스는 살을 빼는 것뿐만 아니라 여성스러운 몸매를 만드는데 집중된 운동이다. 과거 비만 주부에서 몸짱으로 거듭난 정다연 씨의 사연도 일본 주부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일본 현지에서 몸짱아줌마는 한류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1시간짜리 정다연 씨의 강의를 듣기 위해 삿포로에서 도쿄까지 밤기차를 타고 오는 열성팬에서부터 75세 할머니까지 다양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 정다연 씨는 이들을 보면 "저절로 사명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피큐어로빅스는 이미 일본에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 일본 철도회사인 JR그룹 소유의 피트니스클럽에 피규어로빅스 강좌가 개설되는 등 잇따르고 있다.

정다연 씨는 피규어로빅스 DVD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와 관련한 다이어트 음식, 헬스웨어, 운동기구 등 다양한 파생 상품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일본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 기회가 닿을 때마다 마늘, 김치 등 다이어트에 좋은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이 같은 식품에 정다연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스마트폰용으로 다이어트 운동 동작을 소개하는 어플도 개발하고 있다.

몸짱이란 말이 일상어가 된 요즘, 정작 정다연 씨의 몸짱론은 최근 유행하는 외모중시와 좀 다르다.  

정 씨는 일반인들이나 연예인들이 몸짱이 되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다보면 예뻐지는 몸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죠." 단순히 날씬해지고 멋진 몸매를 과시하기 위해 운동을 한다기보다 능동적이고 열의 넘치는 삶을 위한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비만이었을 땐 아침에 설거지하고 낮잠 자는 게 습관이고 힘없고 피곤해서 느릿느릿 일을 하다보니 집안일이 밀렸죠. 운동을 하고 난 이후부터는 집안일을 이른 시간 내 해치우고 남은 시간에 취미활동을 합니다. 자동차로 치면 성능이 빨라진 거죠."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을 위해 그는 "음식조절이나 운동을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려고 하다보면 포기가 빨라져요. 쉬운 운동부터 하면서 운동과 친해지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고 조언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m.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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