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군 무기 31] 하늘 지키는 대공미사일 '천마'

2010. 5. 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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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M&M]

전국을 빨갛게 물들였던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개막식이 열린 상암 월드컵 경기장.

한껏 고조된 경기장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대공레이더를 가동하고 있는 장비가 있었다. 이 장비는 월드컵의 안전한 개최를 위해 급파된 '천마'(天馬) 대공미사일 차량이었다.

당시 천마는 2001년 5월에 양산 1호기가 출고됐을 만큼 당시로선 국군의 최신예 무기였다. 양산 1호기는 개발과정에서 제작된 실용 시제 차량과 더불어 2001년 12월 육군 수방사 방공단 소속의 '천마대대'에 소속돼 2002년 개최된 월드컵을 지원했던 것이다.

이후 천마는 APEC 정상회담이 열린 부산 해운대의 누리마루 인근 하늘을 경비하는 등 국가의 주요행사가 있을 때마다 빠짐없이 그 모습을 드러내며 위용을 과시했다.

◆ 저고도 방공망의 한 축, 천마

주요행사마다 빠짐없이 참가하는 천마지만 본래의 임무는 'K-30 비호'(飛虎) 자주대공포와 함께 기계화부대의 저고도 방공망을 책임지는 것이다.

전시에 제공권을 장악하는 것은 공군의 역할이지만 모든 전장에 필요한 전력을 제시간에 동원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육군도 일정수준의 방공망을 갖추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정거리가 긴 천마가 1차로 적기를 저지하고 이를 돌파한 적기는 비호 자주대공포가 공격하는 식이다. 여기에 '신궁'(神弓) 단거리 대공미사일이 추가되기도 한다.

이들 무기는 '패트리엇'이나 '호크'같이 고정된 진지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중/장거리 대공미사일과 달리 소속부대를 쫓아 끊임없이 이동하며 방공망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위해 천마는 'K-200' 장갑차를 개량한 차체에 미사일 발사기를 탑재해 우수한 기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또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적기를 찾아내는 대공레이더와 미사일을 유도하는 추적레이더를 별도로 두지 않고 하나의 차량에 탑재하고 있다.

덕분에 천마는 별도의 지원 없이 혼자서 적기와 교전할 수 있다.

◆ 어디서 많이 본 천마, 프랑스제?

천마에 대한 가장 큰 오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프랑스제를 면허생산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천마의 본체라 할 수 있는 각종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기는 프랑스의 '크로탈 NG'(Crotale NG)와 거의 동일한 외형을 하고 있다. 때문에 자료에 따라선 천마를 크로탈 NG의 한국형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하지만 천마 체계를 개발한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선 이를 부정한다.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미사일 본체는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는게 그 이유다.

크로탈 NG의 개발사인 프랑스의 '톰슨-CSF'(현 탈레스) 역시 미사일이 아닌 대공레이더와 추적레이더 기술을 삼성전자(현 삼성 탈레스)를 통해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천마와 같은 방공무기의 소요를 제기한 시점은 1985년, ADD가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한 것은 1987년으로 당시 우리나라는 백곰과 현무 지대지 미사일, 해룡 함대함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미사일 기술을 축적하긴 했으나 천마 수준의 무기체계를 개발하기엔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다.

이는 천마의 개발진도 인정하는 사항으로, 이런 상황에서 크로탈 NG의 영향이 없었다고 하긴 힘들다.

하지만 개발착수에서부터 양산 1호기가 출고된 2001년까지 10년이 넘는 시간과 비용이 투입됐음을 고려하면 천마가 국산장비란 사실은 더욱 명확해진다.

◆ 천마의 성능

천마는 약 20㎞의 탐지거리를 갖는 대공레이더와 미사일을 16㎞까지 유도할 수 있는 추적레이더, 각종 광학 장비와 미사일 8발로 구성된다. 레이더는 적의 전파방해에 대응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약 9㎞이며 유효 고도는 약 5㎞, 최대속도는 마하 2.6에 달한다. 특히 중력가속도의 30배에 달하는 고기동이 가능해 명중률이 뛰어나다.

유도방식은 발사기에서 목표에 명중할 때까지 추적레이더로 유도를 해주는 '시선지령유도'(CLOS) 방식이다. 이 방식은 미사일에 복잡한 탐지장치를 탑재할 필요가 없어서 가격을 낮출 수 있으며 크기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탄두는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파편을 집중시킬 수 있는 성형파편 탄두를 채용했으며 무게는 약 12㎏이다.

이 탄두는 레이저를 이용한 근접신관에 의해 작동되며 조종석 같이 항공기의 가장 취약한 부분 근처에서 폭발하도록 만들어졌다. 덕분에 약 8m 떨어져 폭발하더라도 적기를 확실히 파괴할 수 있다.

그 밖에 미사일이 명중할 때까지 유도를 해야 하는 시선지령유도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무연의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보통 미사일이 발사될 땐 화염과 함께 많은 연기가 만들어져 발사기의 위치가 쉽게 드러나 반격을 당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마는 연기를 최소화시켜 생존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 천마 대공미사일 차량 제원

길이 : 7.1m

폭 : 3.4m

높이 : 5.4m

전투중량 : 26t

엔진 : D2840L 520마력 디젤엔진

최고속도 : 60㎞/h

항속거리 : 500㎞

무장 : 천마 미사일 8발(사정거리 약 9㎞, 최고속도 마하 2.6)

전자장비 : 대공레이더(탐지거리 최대 20㎞), 추적레이더(최대 16㎞)

승무원 : 4명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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