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넷]빌리에게 생긴 일

2010. 5. 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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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전라의 두 남자가 레슬링을 하고 있다. 위에 올라탄 남자는 깔린 남자의 엉덩이를 찰싹 때린다. 묘한 신음이 들린다. 빌리 헤링턴. 줄여서 빌리형이라고도 하는 이 남자가 인터넷에 나타난 건 3년 전. 영상 분위기는 묘하게 에로틱하다. 아닌게 아니라 게이 포르노의 한 장면이었다. 무아지경에 빠진 그의 여러 표정은 누리꾼의 창작욕을 자극했다.

'쌀국수 뚝배기' 광고가 인기를 끌자 누리꾼은 '빌리영상'에서 따온 영상으로 재창조하기도 했다. 인터넷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빌리형'은 합성의 필수 요소로 등극했다.

사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빌리는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인기를 끈 것 같다. '니코니코동화'란 일본의 동영상 사이트가 패러디의 주 무대다. 일본 누리꾼은 빌리의 신음보다 엉덩이를 내리칠 때 나는 '마찰음'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이 음원을 활용한 다양한 연주곡을 찾아볼 수 있다. 더 대단한 것은 이 레슬링 영상을 3D로 구현한 영상까지 만들어 놨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빌리, 빌리 헤링턴은 정말 뭐하는 사람인가. 인터넷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는 그에 대해 소개하는 항목이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그는 1969년 7월 14일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로부터 가라테를 배우고 복싱이나 레슬링 등 운동에 경력을 쌓았다. '플레이 걸' 잡지에 사진을 내면서 그의 성인물 경력은 시작한다. 이후 그는 여러 게이 포르노물에 출연한다. 2001년 '에로틱 게이비디오 어워드'에서 '베스트 그룹섹스상'을 받기도 했다. 불가사의한 것은 주로 게이 성인물에 출연했지만 엄연하게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으며, 2002년 가을 첫째 아들이 태어났다고 위키피디아에 적혀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 일본의 인터넷에서 나름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그 밖의 나라에선 그리 널리 알려지진 않은 모양이다. 실제 위키피디아를 제외하고 그에 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DB)인 IMDB에도 그가 출연한 성인물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는 반면에 위키피디아의 그의 출연작은 더 구체적이다. 제목들을 일별하면 국내 에로물과 비슷한 법칙이 게이 포르노물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1998년 작 <9와 1/2인치>(뭐가?)는 <나인하프위크>의 패러디다. 2004년작 <로커룸의 제왕>은 <반지의 제왕>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리라. 확실히 한국보단 일본의 관심이 더 극성이다.

지난해 2월 도쿄 아키하바라에서는 그를 초청한 '빌리 헤링턴 쇼' 행사가 열렸다. 니코니코동화에서는 지난해 말 그를 초청해 연설 동영상도 만들어 배포했다. '일본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그의 연설은 '병맛'이지만 꽤 그럴 듯하다. 연설에서 그는 'ASS We Can!'이라고 선언한다.

뒤늦은 빌리 열풍에 대한 미국 게이커뮤니티의 반응은 어떨까. 플레시봇이라는 게이 웹진은 "이 1990년대 포르노 스타가 뒤늦게 일본에서 유사 유명인이 됐을 뿐만 아니라 액션피겨까지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이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라고 적고 있다. 1980년대 팝그룹 컬처클럽의 보이 조지가 인기를 끌었을 때 일본 문화평론계는 가부키 등에서 여장 역사 등을 거론하며 패티시 취향을 옹호했다. 빌리는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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