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연 "가장 기억에 남고 고마운 사람은 이대학"

2010. 5. 4. 14:1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 가수 이시연이 아니라, 그냥 가수 이시연으로 불릴 날이 오도록 열심히 노래해야죠."

 2007년 모델 이대학(男)은 성전환 수술을 받고 이시연(女)으로 다시 태어났다. 수술 소식은 곧바로 출연한 영화 '색즉시공 2'로 인해 알려졌다. '두사부일체'와 '색즉시공'으로 인연을 맺은 윤제균 감독과의 친분으로 '색즉시공2'에 출연하게 된 것.

 "수술 전이었는데 감독님이 부르시더니 저에게 시나리오를 주셨어요. 격투기 선수 역할이라 근육질 몸매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당장 거절을 못했지만 시나리오를 들고 뒤돌아서 걸어나오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수술을 결심한 순간 다시 연예계에서 일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이시연은 어느날 윤제균 감독의 전화를 받고 영화사를 찾았다. 이미 여자로 바뀐 후다.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소문을 들어 사정을 알고 있던 윤 감독은 이시연을 위해 수정한 시나리오를 건네며 캐스팅을 제안했다. 그렇게 다시 영화에 출연했고, 세상 사람들은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됐다.

 하지만 평가는 가혹했다. 비난과 질타가 쏟아졌다. 수술이 끝나고 나면 행복할 줄 알았지만 앞 날은 어둠 속이었다.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

 "난 갓 태어난 아기 같은데 세상의 시선은 너무나 가혹했죠. 제 몸이 스스로 받아들이기도 전에 지치고 힘든 나날이 계속됐어요."

 힘들고 지쳐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스스로를 달래며 이겨냈다. "수술하기 전과 비교하면 난 정말 행복해진 거잖아요. 보통 여자들은 아마 모를 거에요. 누리고 싶어도 여자로 누릴 수 있는 것도 누리지 못하는 심정이요."

 이시연은 힘들 때마다 손을 잡아준 어머니가 곁에 없었다면 아마 좌초됐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지금도 가장 큰 힘이 되어 주는 건 어머니다.

 "죄를 짓지 않았지만 죄인이 된 기분이라고 할까요. 원래 나를 찾은 것 뿐인데 아직 세상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더라고요. 트랜스젠더도 똑같은 사람인데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조금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시연은 어린 시절 꿈꿔온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2년 여간의 트레이닝을 받고 또 수 개 월 간 음반 작업을 거쳐 얼마전 드디어 데뷔곡 '난 여자가 됐어'를 선보였다.

 마치 자신이 처한 상황을 노랫말에 담은 듯한 가사가 인상적인 이 노래는 전반부 남성에 가까운 보이스에서 점차 여성의 목소리로 변해가는 듯한 보이스톤의 변화가 특징이다.

 "매력적인 보이스를 찾기까지 꽤 오랜시간이 필요했어요. 이번 노래는 진성과 가성을 모두 썼죠. 저도 처음엔 녹음된 제 목소리를 듣고 실망했어요. 혹시 사람들이 혐오스러워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고요. 그런데 오히려 좋은 계기가 됐어요."

 이시연은 지금 이 순간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바로 예전의 '나', 이대학이라고 했다.

 "제일 기억에 남고 고마운 사람은 이대학이에요. 이시연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힘든 시간을 참고 견뎌줘서 정말 고마워요."

 [사진제공=몬스터월드 엔터테인먼트]홍동희 기자/mystar@heraldm.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